출처: 한국명품가사100선 한국가사문학관 발행
96. 사미인곡思美人曲
① 작품명 : 사미인곡思美人曲
② 작자명 : 유도관柳道貫
③ 출전 : 《곤파유고崑坡遺稿》
④ 해제
〈사미인곡(思美人曲)〉은 조선 시대 후기 곤파崑坡 유도관(柳道貫:1741~1813)이 지은 가사 작품이다. 유도관의 《곤파유고崑坡遺稿》 초간본에 게재되어 전하는 이 가사는 정철의 〈사미인곡〉과 〈속미인곡〉, 김춘택의 〈별사미인곡〉, 이진유의 〈속사미인곡〉과 같은 계열의 사미인곡류에 속하는 연주지사戀主之辭이다. 그러나 이는 종전의 사미인곡류처럼 벼슬아치가 유배지나 낙향지에서 임금을 그리워하는 작품이 아니라, 서울에서 멀리 떨어져 초야에 묻혀 사는 한 선비가 임금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노래한 것으로 연군의 정이 매우 소박하고 순수하다.
길이는 총 78행 156구로서 4음보율을 기본으로 서사·본사·결사 등 삼단 구성을 하고 있다. 본사는 다시 네 단락으로 구분할 수 있으므로, 노래 전체는 6단락으로 구분할 수 있겠다. 이는 정철이 지은 〈사미인곡〉의 구조와 같다. 인맥(정철의 처가인 문화유씨)과 지연(전남 창평 연고)으로 보아 유도관은 정철의 작시 수법 등 그 영향을 받아 이 가사를 창작하였을 공산이 크다.

⑤ 현대어 풀이 (*원문은 중세국어 표기 깨짐이 발생하여 생략하였습니다. pdf 파일을 참고하시기 바립니다.)
<사미인곡>_유도관
천지 생긴 이후에 인륜이 생겼으니
임금과 신하의 대의도 부부의 도리와 일체로다
부열傅說의 국정 처리 은나라의 주부런가
소하蕭何의 향급餉給은 한무제의 부인이던가
타고난 고운 바탕 내 어찌 버릴 것인가
얌전한 맑은 자태 좋은 짝 삼았노라
궁궐의 고운 임은 옥루玉樓에 계시는데
옥같이 고운 모습 하늘같이 어진 덕이
꽃같이 향기롭고 달같이 분명한 말
엊그제 잠깐 듣고 마음에 걸렸도다
삼생의 연분인가 평생을 모시고자
산천에 맹세하고 자나 깨나 생각하야
전전輾轉 반측反側하니 부부 화락 어느 땐고
집안의 여인 혼기 지났음을 노래하니
해를 좇는 정성으로 상사자相思子 되었구나
별들이 비춰올 때 북극성을 바라보니
은하수 흐르는 물 애끓는 소리로다
어와 내 일이야 생각하니 어리석다
왕비의 높은 덕 태임太妊과 태사太姒 같고
삼천 궁녀 고운 얼굴 모두가 선녀 같은데
나와 같은 못난 여자 돌아나 보실는가
쓸쓸히 헤아리며 다시금 생각하니
채봉采篈하고 채비采菲함에 뿌리만 보았던가
박색인 무람녀無藍女가 덕마저 낮았던가
공손후公孫后 깊은 충성 안색이 아니니라
내 아무리 미천한들 임의 은혜 져버릴까
평생 동안 먹는 것이 우리 임의 밥이로다
일생 동안 입는 것이 우리 임의 옷이로다
하늘 같이 높은 은덕 조금이나 갚으리라
갚을 길 생각하니 어떻게 도모할까
봉래궁 깊은 늪에 만날 길 멀고멀다
많고 많은 일 중에 소의宵衣하고 오식旰食하니
건강은 어떠신고 얼굴빛도 초췌하네
정성은 까마귀 따라 석양 햇빛 잠깐 뜨니
사랑하는 겨울 햇빛 찬 근심 녹여낸다
이웃의 칠실녀漆室女 손짓하여 불러 와서
대바구니 옆에 끼고 미나리 캐어내어
살지고 연한 맛을 임에게 드리고자
받들고 바라보니 멀리 계시니 누가 전하리
싸고 다시 싸서 베개 맡에 놓아두고
사창紗窓 지는 달에 첫잠을 잠깐 드니
나비가 청조靑鳥되어 인도해서 가고 가니
궁궐 높은 곳에 화촉이 찬란한데
옥안을 잠시 펴시어 너로구나 웃으시니
평생 그리던 얼굴이 정말 이러 하시던가
정성을 기울여 말씀을 아뢰올제
심간心肝을 떼어내고 뼈를 온통 다 갈아도
아픈 줄을 전혀 몰라 끝도 없이 더 하도다
이렇게 깊은 정성 가약이 늦어가니
이팔청춘 고운 눈썹 반쯤이나 시들었네
비단 잠옷 옥침병에 향내가 점점 적으니
하물며 해 다할 때 많은 근심 더욱 깊어라
초목이 시드는데 미인도 늙어 가네
젊을 때 못 만나고 세모에 서로 본들
가슴속 쌓인 정을 어느 틈에 다 펼 것인가
가을바람 점점 차니 입으신 옷 어떠한고
이 내 눈 밝았을 때 옷이나 지어두자
올 봄에 기른 누에 고치 따서 실을 내어
오색 물감 드렸더니 피륙 색깔 더욱 좋다
필필로 끊어내서 오색치마 지은 뒤에
세치도 못된 허리 맞을런가 아닐런가
금 상자에 넣어두니 옷이 정말 향기롭다
가을밤 긴긴 겨울 자지 않고 혼자 누워
푸른 등 곁에 두고 장막을 걷어내니
심회도 청결하고 헤아림이 많고 많아
다시금 일어나서 달빛 아래 거닐다가
한 첩 요휘금謠徽琴을 무릎 위에 빗겨 놓고
장상사 한 곡조를 우조羽調로 슬피 타니
쌍봉이 넘노는 듯 고학孤鶴이 울며가는 듯
강은 깊고 달이 높아 하늘도 점점 높다
줄줄마다 슬픈 소리 내 심정 말해준다
장풍長風이 슬쩍 불어 임 계신 데 몰아가면
한밤중 베개 위에 부디부디 느끼시리
답답하고 그리워서 하늘을 바라보니
넓고도 높은 기상 이 아니 임이신가
평생에 우러름이 진실로 임인지라
두어라 천명과 천시 정해져 있으
추당秋塘에 부용되어 젊음으로 기다리려하노라
※ 원문에 있는 ( )괄호 속의 글자는 판독하기 어려운 원전의 글을 유추하여 제시한 것임을 밝혀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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