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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수능완성 문학작품 해설-고전시가-고산구곡가(高山九曲歌)-이이_전문 분석

2024수능특강문학사전

by 국어벅스 2023. 7. 3.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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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전시가 고산구곡가(이이)는 2004수능에 기출 된 작품으로 총 10수의 연시조다. 수려한 자연 속에서 학문에 정진하고, 후학을 양성하던 작자의 생활을 노래한 작품이다. 율곡 이이(李珥)가 벼슬에서 물러나 황해도 해주의 고산면에 구곡담(九曲潭)에 은거하며 정사를 짓고 제자들의 교육과 학문에 힘쓸 때 지은 연시조 작품이다. 주자(朱子)의 「무이도가」를 본떠 새롭게 창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매 수마다 고산의 승경지(勝景地)를 소개하고 있다. 주변의 경관에 나름대로의 의미와 새로운 이름을 부여하고, 자연의 즐거움과 학문에 대한 지향을 조화롭게 드러내고 있다.  자연의 질서를 토대로 시상을 전개하면서,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을 유기적으로 드러내고 있으며, 자연 친화적 태도를 지니고 아름다운 풍경을 누리면서 학문 탐구에 열중하는 화자의 모습을 형상화하고 있다. 강학*과 영월음풍*의 즐거움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시상과 미의식이 인상적이다. '강학', '영월음풍'은 시적 화자의 지향하는 바를 집약하는 시어이므로 꼭 기억해 두자. 

 

* 강학:학문을 가르치고 연구함

* 영월음풍:음풍영월. 음풍농월(吟風弄月). 맑은 바람과 밝은 달에 대하여 시를 짓고 즐겁게 놂. [준말] 풍월(風月)

 

[주제] 학문을 깨우치는 즐거움과 자연을 즐기는 자세

 

2024수능완성문학작품해설-고산구곡가-이이-전문-분석

 

 

 

이이 <고산구곡가> 핵심정리

• 작자:이이((李珥)

• 연대: 선조 10년(1577), 지은이 42세 때

• 갈래:평시조, 연시조 (전 10수)

• 시대: 조선 전기

• 성격: 예찬적, 교훈적, 유교적

• 제재: 고산의 풍광(風光), 석담(石潭) 수양산(首陽山)의 풍광(風光)으로 高山九曲潭(고산구곡담)

• 주제: 학문의 즐거움과 자연의 아름다움 예찬, 고산의 아름다운 경치와 강학(講學)의 즐거움

• 내용: 고산(高山)의 아홉 굽이 경치를 읊은 것으로, 서시(序詩)에 이어 관암(冠巖), 화암(花巖), 취병(翠屛), 송애(松崖), 은병(隱屛), 조협(釣峽), 풍암(風巖), 금탄(琴灘), 문산(文山)의 구곡을 노래하였는데, 그것은 지명이자 그에 대한 경관도 아울러 나타내어 중의적(重義的)인 수법이 되게 하였다.

• 의의: 이황의 '도산십이곡'과 함께 성리학의 대가가 지은 작품으로 쌍벽을 이룬다.

• 기타: 주자(朱子)의 <무이구곡가(武夷九曲歌)>를 본떠 만들었다.

 

고산구곡가 화자의 상황, 정서와 태도

화자의 상황·태도

- 상황: 고산 구곡에서 자연의 아름다운 경치를 보며 학문을 수양하고 있다.

- 태도: 자연 친화적 태도 + 학문 수양의 의지

- 자연의 아름다운 경치에 감탄하면서 자연에 동화되는 모습을 보임.

- 학문 수양을 향한 정진 의지를 드러냄.

 

 

고산구곡가 특징 표현상 특징 (문제 출제 선지 내용 포함)

- 강학(講學)과 영월음풍(詠月吟風)의 자세를 연시조의 형태로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있다.

- 작가가 황해도 해주에 살 때 고산의 구곡 풍경과 감회를 읊은 총 10수의 연시조로, 주자의 <무이구곡가>를 창의적으로 계승한 작품이다.

- 화자는 아름다운 자연을 벗하며 학문에 정진하는 즐거움을 노래하였다.

- 화자는 아름다운 풍경을 소개하면서 자연에 대한 예찬적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 작품 전체의 서사에 해당하는 제1수를 제외하고, 나머지 모든 수의 초장에는 '○곡은 어디인가'라고 하여 동일한 방식의 질문을 반복하고 있다.

- 각 수의 초장에 동일한 질문이 반복됨으로써 이들 사이의 통일성이 형성되고 있다.

- 유사한 문장 형식 반복 '~곡은 어드메오 ~에 ~다'와 '~곡은 어드메오 ~이 ~다'처럼 자문자답의 문장 형식을 반복하여 작품에 통일성을 부여하고 있다.

- 자문자답의 문장 형식을 활용하여 화자가 지향하는 바를 강조하고 있다.

- 각 수를 통해 화자는 고산의 승경지인 관암, 화암, 취병, 송애, 은병 등을 차례대로 소개하고 있다.

- 작품에서 제시된 구체적 공간들은 화자가 아름다움을 느끼는 자연이며 흥겨움을 느끼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그 속성이 유사하다.

- 화자는 각 수마다 아름다운 풍경을 드러내면서 그 안에서 떠오른 자신의 정서나 느낌, 다짐 등을 드러내고 있다. 

- 이 작품은 각 수가 대체로 대상 공간의 소개(서경)와 그곳에서 지내는 화자의 모습, 정서(서정)로 구성되어 있다.

- 각 수의 종장은 해당 공간에서의 화자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 화자는 자신이 소개하는 대상에 대해 그림이로다, 보기 좋다 등 직접적인 평가를 드러내고 있다.

- 이 작품에서 자연은 화자에게 무한한 즐거움을 주는 긍정적 대상이다.

- ~은 어드메고 (물음) ~에 ~하다 (대답) ⇒ 자문자답 형식

- 하루의 시간적 순환과 한 해의 질서(사계절)를 순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예) 제1곡 아침, 제2곡 늦봄, 제3곡여름, 제9곡 겨울 등

- 자연 풍경에 대한 묘사를 중시하여 관암, 화암, 취병, 송애, 은병 등 고산의 아홉 풍경을 한 수씩 노래하였다.

- 작품 전체에 중의적 의미를 깔아 두고 자연에 대한 예찬과 함께 학문을 가르치고 깨우치는 즐거움을 드러내고 있다.

- 뛰어난 함축성과 형상성을 지닌 작품으로 교훈성과 문학성을 함께 인정받고 있다.

- 유사한 시구를 반복하여 형식적 통일성을 유지하고 있다.

- 이 작품은 매수의 첫 구를 '∼곡은 어디메오'라는 유사한 어구로 시작하여 연시조로서 작품의 통일성을 유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각 수에 순차성을 부여하고 있다.

- <제1수>와 <제6수>의 학주자, 강학 등을 통해 화자가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삶은 학문과 연관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 <제2수>에서 하루의 시간적 흐름에 따라 펼쳐지는 풍광을 자신을 찾아온 벗과 함께 감상하고 있는 화자의 모습을 볼 수 있다.

- <제4수>에서 감각적 이미지를 활용하여 취병의 여름 경치를 노래함으로써 계절에 따른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 <제4수>와 <제7수>에 제시된 녹수, 고기 등과 연결해 생각해 볼 때, 취병과 조협이라는 지명은 그곳의 특성과 관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 <제9수>는 금탄에서 자연과 음악이 어우러진 풍류를 즐기고 있는 화자의 운치 있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 화자는 자신이 직접 보고 즐기는 자연의 모습을 노래하고 있다.

- '산새'는 취병에서 맞이하는 서늘한 여름 풍경에 등장하는 자연물로 아래위로 움직이며 취병의 풍경을 더욱 활기차게 하는 소재가 된다.

-  「고산구곡가」는 은병정사가 있는 은병을 중심으로 관암에서 문산에 이르는 아홉 굽이의 모습을 차례로 소개하고 있다.

- 작품에 등장하는 자연의 풍경은 모두 작자가 직접 감상하고 있는 대상들이다. 상상 속의 공간이라고 할 수 없다.

- 5곡의 ‘은병’은 강학과 자연 감상이 모두 이루어지는 복합적인 공간이며 생활의 중심이다. ‘은병’이 작품의 중심에 나타나는 것은 실제로 고산 구곡의 가운데에 위치하면서도, '강학'과 '영월음풍'이 모두 이루어지는 곳이기 때문이다.

- 이 작품에서 화자가 공명에 대한 미련을 떨쳐 버리려는 모습은 찾을 수 없다.

- 주자는 작자가 이상적으로 생각했던 성리학자이다. 그가 살았던 무이 구곡을 생각하며 주자를 공부하겠다는 데에서 화자가 생각하는 삶의 지향이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 화자는 화암의 늦은 봄을 감상하고 있으며, 화자가 띄워 보내는 꽃은 자신이 있는 공간의 아름다움을 상징한다. 승지, 즉 빼어난 자연으로부터의 감흥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 이 작품에서 학문하기와 자연을 즐기는 것은 서로 분리되지 않는다. 강학도 하면서 달빛과 바람을 읊겠다는 말은 화자의 삶에서 학문과 자연이 결합되어 있음을 잘 보여 준다.

- 눈 속에 묻힌 기암괴석은 문산이 감추고 있는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으로, 이를 보기 위해서는 사람이 스스로의 노력으로 찾아올 필요가 있다. 노력 없이는 진정한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없음을 말하고 있다.

- 이 작품에서 자연의 모습을 통해 내적 갈등은 드러나지 않고, 이를 극복하려는 의지나 태도도 드러나지 않는다. 만족도 100% 상태, 자연을 즐기는 만족감으로 가득 차 있고, 학문 수양에 대한 의지를 함께 보여주고 있다.

- <2수> 화자는 고산의 '일곡'으로 '관암'을 언급하며 해가 비치며 안개가 걷히는 순간을 아름답게 묘사하고 있다. 술동이('녹준')를 놓고 아침 풍경을 만끽하는 화자의 모습이 잘 나타난다.

- <3수> '화암'에 핀 아름다운 꽃을 외부의 다른 곳 ‘야외’로 보내는 구체적 행위를 통해, 이곳에 '승지'가 있음을 알리고 싶은 마음을 드러낸 것이다.

- <6수> 종장의 '강학'에서 학문에 열중하는 화자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 화자는 '수변 정사'를 끝없는 '소쇄함(기운이 맑고 깨끗함.)'으로 드러내고 있는데, 그러한 맑고 깨끗한 이미지는 자연 속에 묻혀 학문 탐구에 열중하는 화자의 모습과도 관련된다.

- <제1수>와 <제6수>의 '학주자'와 '강학'은 학문과 연관된 것으로 화자의 자연 속에서의 삶이 학문과 연관되어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 <제4수>에서 반송에 시원한 바람이 부는 취병의 여름 경치를 묘사하여 계절에 따른 아름다움을 보여 주고 있다.

- <제9수>는 물소리를 내는 계곡에서 악기를 연주하며 아름다운 자연을 즐기는 풍류의 모습을 볼 수 있다.

- <제1수>의 '무이를 상상홍고'는 「무이도가」의 영향을 받은 것임을 알 수 있다.

- 특정 어미 '-리라'의 반복을 통해 화자의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제1수>와 <제6수>는 화자의 의지를 표현한 부분으로 볼 수 있다.

- <제8수>의 '추색'은 가을이라는 계절적 배경을, <제10수>의 ' 세모'는 한 해가 끝날 무렵이라는 시간적 배경을 나타낸다.

- <제3수>에서는 봄이 저물어 가는 화암의 풍경을 배경으로 종장의 '알기 흔들 엇더하'라는 의문형 표현을 통해 아직도 고산구곡에서 추구하는 학주자의 삶을 모르는 세상 사람들을 깨우치려는 의도를 노래하고 있다.

- <제10수>의 종장을 보면 유인은 기암괴석을 보러 오지도 않으면서 볼 것도 없다고 말하고 있다. 즉 제대로 실천하지 않으면서 자기 합리화를 하고 있는 것이다.

- <제7수>의 '나와 고기와 뉘야 더욱 즐기는고'는 고기를 의인화하여 화자의 감정을 이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 <제4수>의 '녹수에 산조는 하상기음 후는 적의'를 통해 푸른 나무에서 지저귀는 산새의 울음소리를 생동감 있게 드러내고 있다. 

- <제1수>의 '어즈버', <제4수>의 '너름 경이 업세라', <제8수>의 '절벽이 금수로다' 등에서 감탄사나 감탄형 어미를 사용하여 화자의 만족감, 친근감 등의 정서를 나타내고 있다.

- <제3수>부터 <제10수>까지 초장에서 주로 '~곡은 어드메고'라며 고산구곡의 개별적 장소를 물은 후, 주로 '~에(의) ~다'라고 답하는 자문자답의 방식을 사용하여 시상을 전개하고 있다.

- <제8수>는 맑은 서리가 엷게 내려 단풍에 물든 절벽이 비단처럼 아름답게 보이는 광경을 묘사한 후 화자가 그 경치를 바라보며 바위에 혼자 앉아 집에 돌아갈 것을 잊고 있음을 노래하고 있다. 이는 시간의 흐름도 잊은 채 절경을 즐기는 자연 친화적인 삶의 태도로 볼 수 있다.

 

 

연시조 고산구곡가의 구성 

• 제1수: 고산에 대한 소개와 학문에 대한 지향

• 제2수: 관암의 아름다움, 관암에서 술을 마시며 일출을 즐김.

• 제3수: 화암의 아름다운 봄 경치, 학문의 즐거움을 세상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음.

• 제4수: 취병의 여름 풍경에 대한 감탄

• 제5수: 송애(소나무 절벽)에서의 석양 감상

• 제6수: 은병정사에서의 강학과 영월 음풍을 추구함.

• 제7수: 조협에서 낚시를 즐기다가 달빛을 받으며 돌아옴.

• 제8수: 풍암의 가을 경치를 즐기다가 집에 갈 생각을 잊음. 시간의 흐름도 잊은 채 절경을 즐기는 자연 친화적인 삶의 태도로 볼 수 있다.

• 제9수: 금탄의 달밤

• 제10수: 문산의 겨울 모습, 문산의 아름다움을 찾지 않는 세속의 가벼움을 경계함.

 

 

고산구곡가 각 수의 제재와 주제 정리

<서사>

제재 : 고산구곡담(高山九曲潭). 

주제 : 고산구곡가를 짓게 된 동기(學朱子)

1곡

제재 : 관암(冠巖). 

주제 : 관암(冠巖)의 아침 경치

2곡

제재 : 화암(花巖). 

주제 : 화암(花巖)의 늦봄 경치

3곡

제재 : 취병(翠屛). 

주제 : 취병(翠屛)의 여름 경치

4곡

제재 : 송애(松崖) 

주제 : 송애(松崖)의 저물 무렵 못에 비친 아름다운 음영

5곡

제재 : 은병(隱屛)

주제 : 수변정사(水邊精舍)에서의 강학(講學)과 영월음풍(詠月吟風)

6곡

제재 : 조협(釣峽)

주제 : 조협(釣峽)의 황혼(黃昏)

7곡

제재 : 풍암(楓巖)

주제 : 풍암에서의 자연 도취로 집을 망각

8곡

제재 : 금탄(琴灘)

주제 : 금탄에서의 밤놀이

 9곡

제재 : 세모

주제 : 아름다움을 모르는 세인에 대한 안타까움

 

고산구곡가 이해와 감상

 율곡은 선조 10년, 42세의 나이로 해주로 퇴거하여, 수양산의 서쪽 줄기인 선적봉과 선적봉의 서편에 있는 진암산 두 산 사이를 흐르는 구곡유수의 제5곡인 고산석담에 복거하고 그 다음해 여기에 은병정사를 세우고 <고산구곡가>를 지었다. 율곡이 이곳에 은거한 이유는 그 지세가 주자가 은거하였던 무이구곡과 흡사하였기 때문이며 은병정사란 명명 또한 주자의 무이대은병을 의식한 것이니 곧 무이에서의 주자의 생활을 본받고자 함이었다. 

그러나 <고산구곡가>는 <무이도가>의 단순한 모방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무이도가>는 단지 뱃놀이의 경로를 따라 눈앞에 전개되는 승경의 흥취를 시의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이러한 흥취의 연속성이 10편의 작품을 관류하고 있다. 그러나 <고산구곡가>는 그 서시가 이미 시사하고 있듯이 복거지인 고산구곡의 승경 속에서의 생활의 흥취가 시의 바탕이 되고 있다. <고산구곡가>의 서시는 복거지와 복거지에서의 생활의 정체를 단적으로 현시한 것이다. 그리고 제2수 이하 제10수는 그 구체적인 면모를 보인 것이다.

이 작품은 각 수를 시간의 순서와 연관시켜 하루의 시간적 순환과 한 해의 계절적 질서에 따라 변화하는 자연의 아름다운 모습을 중심으로 시상을 전개하고 있다. 또한 이를 학문과 연계시켜 학문에 정진하겠다는 마음을 드러내고 있다. 연시조를 이루고 있는 각 수들은 하루의 시간적 흐름과 사계절의 변화에 따른 자연의 모습을 중심으로 작가의 자연 친화적인 태도와 자연 속에서의 운치 있는 풍류를 드러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와 연계하여 학문 정진에 대한 의지를 보여 주고 있다. 한편 사용된 소재와 내용을 통해 볼 때, 각 수의 초장에 제시된 지명은 작가가 그곳에서 발견한 특성과 관련을 맺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고산구곡가」 의 내면적 구조

수능 연계교재에 실린 문학 개념의 정의나, 작품해설, <보기> 해제 등은 재구성되어 출제될 확률이 높은 만큼 꼼꼼하게 이해하도록 한다. 특히, <고산구곡가>의 문제 구성처럼, 작품에 대한 해설을 제시문으로 하는 경우는 해설을 바탕으로 문제가 출제되므로 반드시 확인하여야 한다.

 

 「고산구곡가」는 작가가 주희의 「무이도가」에 영향을 받아 창작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제1수>의 무이를 상상하고에서 무이는 주희가 정사(精舍)를 짓고 강학과 수양을 했던 무이산 일대를 의미한다. 이 작품을 읽어 보면 특히 <제1수>와 <제6수>가 시상 전개상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제1수>와 <제6수>를 비교하면서 주목해야 할 몇 가지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종장이 하리라라는 어절로 끝맺는다는 점이다. 이는 「고산구곡가」의 나머지 8수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제1수>와 <제6수>만의 특징인데, 여기서 -리라는 화자의 의지를 나타내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제1수>와 <제6수>는 화자의 의지를 표현한 장으로 볼 수 있다.

 둘째, <제1수>와 <제6수>는 모두 구체적 시간성이 배제된 일반적 언술로 되어 있다는 점이다. 「고산구곡가」는 대부분 계절 또는 하루의 시간성을 매개로 제시된다. 그런데 <제1수>와 <제6수>에서는 계절적 배경이나 시간적 배경을 알려 주는 시어나 시구를 찾을 수 없다. 이는 구체적 시간성이 배제된 일반적 언술을 통해 강학과 영월음풍이 화자의 삶의 모든 시간대에 해당하는 사실임을 드러내려는 것과 관련이 있다.

 셋째, <제1수>에서는 강학의 대상인 벗님이 등장하고 있으나, <제6수>에서는 벗님이 등장하지 않는다. 강학은 대상을 필요로 하지만 영월음풍은 굳이 대상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위의 몇 가지 점을 고려할 때 「고산구곡가」의 내면적 구조는 <제1수>부터 <제5수>까지는 화자의 복거를 계기로 벗들이 모여드는 과정과 강학의 즐거움에 주안점을 두어 노래한 내용으로, <제6수>부터 <제10수>까지는 화자의 영월음풍에 주안점을 두고 노래한 내용으로 볼 수 있다.

 먼저 <제1수>에서 <제5수>까지는 사람과 벗님에 관련된 내용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제1수>에서는 자신의 복거를 계기로 자신의 가르침을 받으려는 벗들이 모여들게 되었음을 언급하고, <제3수>에서는 봄이 저물어 가는 화암의 풍경을 배경으로 종장의 알긔 한들 엇더하리라는 의문형 표현을 통해 아직도 고산구곡에서 추구하는 학주자의 삶을 모르는 세상 사람들을 깨우치려는 의도를 노래하고 있다.

 「고산구곡담기(高山九曲潭記)」에 의하면 “취병 앞에 조그만 들이 있어 농사를 짓는다. 들 가운데 반송이 한 그루 있는데 그 아래에 수백 인이 앉을 수 있다.”라고 되어 있다. 이로 미루어 <제4수>의 함의는 고산구곡에서 추구하는 학주자의 삶이 고산구곡에 모여든 많은 벗에게 확산됨을 보는 화자의 감탄을 담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시원한 바람이 부는 반송 아래에서 화자가 제자들에게 강학하며 감탄하는 모습을 떠올릴 수 있는 것이다.

 <제6수>를 기점으로 시상이 전환되는데, <제6수>부터 벗의 존재는 사라지고 <제8수>의 혼자 안자셔 집을 닛고 잇노라와 같이 혼자가 강조되고 있다. 그리고 <제7수>와 <제8수>는 화자의 영월음풍 행위를 구체화해서 다루고 있다. 황혼에 낚싯대를 메고 달을 이고 돌아오는 모습이나 한암에 홀로 앉아서 풍암의 추색(秋色)을 즐기는 모습에서 이를 느낄 수 있다.

 마지막 <제10수>는 작품 뒷부분 다섯 수의 마무리이면서 작품 전체의 결사이기도 하다. 기암괴석이 눈 속에 묻혀 보이지 않고, 그래서 유인은 볼 것이 없다고 하지만 화자에게는 모든 것이 다 보이고 또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따라서 <제10수>는 화자가 영월음풍을 통해 자연을 즐기는 최고의 경지에 다다른 것임을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 제시문 해설

  「고산구곡가」에서 <제1수>와 제6수>는 시상 전개상 중요하다. <제1수>와 <제6수>는 모두 끝 어절이 화자의 의지를 나타내는 '하리라'로 끝나며, 구체적 시간성이 배제된 일반적 언술로 되어 있다. 그런데 <제1수>에서는 강학의 대상인 벗님'이 등장하나 <제6수>에서는 '벗님'이 등장하지 않는다. 강학은 대상을 필요로 하지만 영월음풍은 대상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고산구곡가」의 내면적 구조는 <제1수>부터 <제5수>까지는 벗들이 모여드는 과정과 강학의 즐거움에 주안점을 두어 노래한 내용으로, <제6수>부터 <제10수>까지는 화자의 영월음풍에 주안점을 두고 노래한 내용으로 볼 수 있다.

 

[주제] 강학 중심과 영월음풍 중심의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 「고산구곡가」의 내면적 구조 구성

[구조] • 1문단: <제1수>와 <제6수>를 비교하며 주목해야 할 「고산구곡가」의 특징

• 2문단: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 「고산구곡가」의 내면적 구조

• 3문단: '사람'과 ' 벗님'에 관련된 내용이 중심을 이루는 부분

• 4문단: 화자의 영월음풍 행위를 구체화해서 다루는 부분

 

 

이이, 고산구곡가 원문 전문 작품해설

서사 <제1수> : 주자학을 연구하고자 하는 결의

고산 구곡담(高山九曲潭)을 사람이 모르더니

주모복거 하니(터 닦아 집 지으니) 벗님네 다 오신다

어즈버 무이(武夷)를 상상하고 학주자(學朱子)를 하리라

 

▶️ 해설:서사의 시상이 <고산구곡담> 전체 시를 관통한다고 말할 수 있다. 제1수는 우선 고산구곡담이라는 승경에 대한 흥취(초장, 중장-영월음풍(詠月吟風))로 시작되지만, 궁극적으로는 종장인 무이를 상상하고 학주자를 하리라으로 수렴된다. 이것은 <고산구곡가>가 발상 처음부터 산수에 대한 흥취보다는 학문적 지향과 그 흥취에 더 비중을 두고 있는 시임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즉, 서시인 제1수의 문맥적 의미에 의하면 <고산구곡가>의 궁극적 지향점은 어디까지나 무이에서의 주자의 생활을 상상하며 그의 생활태도와 그의 학문을 계승하고자 하는 욕구에 기반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고산구곡가>가 단순히 자연의 흥취를 노래하고 있는 시가 아니라 學朱子(학주자) 즉 학문을 생활 목표로 하고 있는 시임을 분명히 해 준다.

 그런데 1수의 초, 중장 영월음풍은 2수로 연계되면서 작품 전체를 통해 영월음풍의 모습을 구체화한다. 고산구곡을 사람이 모르더니에서 고산구곡은 아직은 아무도 볼 수 없는 미명(未明) 속에 놓여 있다. 주모복거하니에 이르러 고산구곡은 미명을 벗어나 서정적 자아(시인) 앞에 그 정체를 드러낸다. 여기에는 표면적으로는 아무런 화자의 주관적 정서가 나타나 있지 않다. 그러나 작품 전체의 구조적 측면에서 보면 2수에서 10수에 이르기까지의 편편에서 면면히 펼쳐지는 자연 경치와의 합일의 즐거움은 이미 주모복거라는 담담한 서술 속에 응축적으로 표출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1곡 <제2수>: 관암의 아침 경치

일곡(一曲)은 어디인가 관암(冠巖)에 해 비친다

들판에 안개 걷히니 먼 산이 그림이로다

송간(松間)에 술동이를 놓고 벗 오는 양 보노라

 

▶️ 해설: <고산구곡가>의 시적 형상화 특질에 대하여 묘사 혹은 수사의 배제, 감정이입의 억제, 사물로 인한 흥취의 일어남 등이 지적된다. 이것은 일곡에서도 마찬가지인데 冠巖(관암)에 해 빗쵠다/ 平蕪(평무)에 내 거든이, 혹은 2곡에서의 화암에 춘만커다 등의 경물 묘사는 묘사라기보다는 객관적 서술이다. 원산이 그림이로다, 졀벽이 금쉬로다 정도의 경물 묘사는 묘사라고 할 수 있겠으나 그것조차 이미 관습적 표현이어서 작가의 독자적 관점을 드러내는 주관적 묘사라기보다는 차라리 객관적 서술에 가깝다.

 일곡은 관암에 해가 비치는 아침으로 시작한다. 관암(갓 바위)은 그 어휘 자체로 첫머리 또는 시작을 알리는 데 적절하다. 사람이 모르는 채 미명 속에 잠겨 있던 고산구곡은 비쳐오는 해를 받고 그 머리 부분(관암)부터 그 정체를 드러내는 것이다. 2행에서 미명을 벗어나 정체를 드러내는 고산구곡의 영역은 점진적으로 확장되어 결국 10수까지의 시를 존재하게 하는 것이다.

 관암에 해 비친다는 평범하고 객관적인 서술적 경물묘사는 확실히 비개성적이다. 그러나 비개성적이므로 어느 한 시인만의 독특한 감각을 드러내는 개성적 묘사로부터 벗어나 있다. 따라서 독자는 이 구절에서 화자의 감각에 제한받지 않고 자기 나름의 독자적 상상력의 세계를 열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기법은 <고산구곡가>에 그치는 것이 아니고 조선 시대 전기 시조의 일반적 경향이다. 그러나 <고산구곡가>는 중장에서 평무에 안개가 걷힌다고 묘사함으로써 이러한 초장에서의 공간을 좀 더 구체화한다. 그래서 다른 시조들보다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풍경을 제시한다.

 1수의 초, 중장 영월음풍이 2수로 연계된다고 앞에서 말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1수의 종장 벗님네 다 오신다는 표현은 2수에 연결되어 녹준을 녹코 벗 온 양을 본다고 조금 더 분명히 형상화한다.

 

2곡 <제3수>: 화암의 늦은 봄의 경치

이곡(二曲)은 어디인가 화암(花岩)에 봄이 늦었구나

푸른 물에 꽃을 띄워 야외(野外)로 보내노라

사람이 승지(勝地)를 모르니 알게 한들 어떠리

 

▶️ 해설: <고산구곡가>는 단지 1곡부터 9곡까지의 경치를 순서대로 읊은 것이 아니라 전체 10수가 긴밀한 짜임새를 지니고 있다. 2수가 하루의 시작인 아침을 말하고 있다면 3수는 일 년의 시작인 봄을 말하고 있다. 논의를 전체 시로 확산시키면 <고산구곡가>의 서시인 1수를 제외하면 나머지 9수는 중심인 제 6수(5곡-은병)를 제외하고는 모두 구체적인 시간대가 드러난다. 4계절은 봄이 제 3수, 여름이 제 4수, 가을은 8수가, 겨울은 10수가 나타내고 있으며 2수는 아침, 5수는 저녁, 7수는 황혼, 9수는 밤을 시간적 배경으로 하고 있다.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시 전체로 보면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작품의 순서대로 나타나고 하루의 진행도 작품에서 순서대로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중심인 5곡을 중심으로 앞 쪽 4수의 시간적 제재는 하루, 한철, 한철, 하루로 뒤쪽 4수는 하루, 한철, 하루, 한철로 설정되어 있다. 완벽한 대립은 아니지만 다소 변형된 대립구조라고는 할 수 있다. 

 제3수도 제2수와 마찬가지로 전체를 통어하는 제 1수, 서시와 연계된다. 1수의 高山九曲潭(고산구곡담)을 사람이 모르더니와 연계되어 종장 사람이 勝地(승지)를 몰온이 알게 된들 엇더리.라고 말한다. 그런데 이 시조는 영월음풍과 강학을 두 축으로 전개되는데 강학 쪽에 중심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적으로는 영월음풍 쪽의 서술이 더 많아 보인다. 그러나 그것은 표면적인 것이고 이면적으로는 승지가 꼭 경치가 좋은 곳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승지란 산과 마찬가지로 인자(仁者)의 모습이 이상화된 곳을 가리키는 것이다. 따라서 제 3수의 종장은 중의적 의미를 띤다. 하나는 사람들이 아름다운 경치가 있는 곳을 모르니 알게 한들 어떠하냐란 의미와 사람들이 올바른 도가 있는 곳을 모르니 알게 한들 어떠하냐란 두 가지 뜻이 그것이다.

 

3곡 <제4수>: 취병의 여름 경치

삼곡(三曲)은 어디인가 취병(翠屛)*에 잎 퍼졌다

푸른 나무에 산새는 아래위로 지저귈 때

반송(盤松)*이 바람을 받으니 여름 풍경 이에 더 없어라

 

▶️해설: <고산구곡가>의 제2수에서 제9수에 이르는 9수는 그 시상 전개 방식에 있어서 공통된 틀을 가지고 있다. 즉 각 수의 초장은 □곡은 어드메고 □□에 □이 어떠하다로 되어 있는데 이것은 이 3곡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각 수의 중장은 두 가지 유형으로 대별할 수 있는데 2, 4, 5, 6, 8, 10수의 경우는 초장에서 제기된 장소를 보다 구체화된 경물을 통해서 표현한 것이고, 3, 7, 9수의 경우는 초장에서 제기된 장소에서의 시적자아의 행위를 서술한다. 그리고 종장은 초장, 중장의 경관 혹은 그 경관에서의 행위를 통하여 흥기된 시적자아의 정감, 흥취, 결의 등 심적 상황을 표출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삼곡에서도 초장은 취병에 대한 서술이고 중장은 초장에 제기된 취병에 대해 보다 구체화한 사물이 등장한다. 이때 초장은 보통 지명(地名)이고(즉, 취병은 구체적 장소에 대한 이름이다.) 중장은 그 제재에 대한 구체적 사물이라고 할 수 있다. 가령 이곡에서 제재가 화암에 대한 것이니 중장에서 곳츨 띄워라고 말하는 식이다. 삼곡에서도 초장, 취병-푸른 병풍에 이어서 중장, 녹수(綠水-푸른 물)라고 연계되는 사물을 구체화해서 묘사하면서 종장, 소나무 가지에 맑은 바람이 부는 취병(翠屛)의 여름 같지 않은 시원한 정경에 대한 화자의 흥취를 서술했다.

 

4곡 <제5수>: 송애의 황혼녘의 경치

사곡(四曲)은 어디인가 송애(松崖)*에 해 넘는다

못 속의 바위 그림자 온갖 빛이 잠겼구나

임천(林泉)이 깊을수록 좋으니 흥에 겨워 하노라

 

▶️해설: 맑은 물에 산 그림자가 잠기는 송애(松崖)의 저녁 경치를 읊었다. 해 저물 무렵 못에 비친 암영(巖影-바위 그림자)은 그대로 한 폭의 그림이다. 임천은 글자 그대로는 숲 가운데의 연못이니 연못이 깊을수록 좋다는 의미가 되겠지만, 임천을 자연의 대유로 본다면 자연이 깊을수록 좋다는 복합적인 의미를 지닌다고 하겠다. 이렇게 깊은 자연 속에서 혹은 깊은 연못 옆에서의 흥취를 읊었다. 4곡에서도 역시 초장은 제재인 지명이고 중장은 송애를 보다 구체화해서 송애가 비친 물그림자를 읊었고, 종장에서는 그것에 대한 화자의 흥취를 서술했다.

 

 

 

5곡 <제6수>: 수변정사에서의 강학과 영월음풍

오곡(五曲)은 어디인가 은병(隱屛)이 보기 좋다

물가에 세운 집은 깨끗함이 끝없구나

이 중에 강학(講學)도 하려니와 영월음풍(詠月吟風) 하리라

 

▶️ 해설: 이 5곡은 앞에서 말했지만 <고산구곡가>의 기본적 형식에 어긋나 있다. 우선 구체적 시간대가 드러나 있지 않고, 둘째 3곡에서 설명한 초, 중, 종장의 서술 형식과도 어긋난다. 그것은 이 5곡이 1수 서시를 제외하면 연속된 9수(일곡 - 구곡)의 한 중간에 자리 잡고 있어서 이 6수(오곡)가 이 시의 중심핵이 되기 때문이다. 우선 이 5곡은 현실적으로 율곡의 은거생활의 근거지인 은병정사가 자리하고 있는 곳이어서 시인의 현실적 생활 거점이 된다. 그리고 이 5곡의 핵심은 종장 講學(강학)과 詠月吟風(영월음풍)에 있다. 그런데 이 연시조의 중심인 오곡의 종장에서 강학과 영월음풍이 균형관계로 병치됨으로써 그 둘 모두는 고산구곡에서의 서정자아의 삶의 구성 요소로서의 성격을 부여받게 된다. 이 둘이 바로 고산구곡에서의 율곡의 삶의 전 요소라고도 할 수 있다. 5곡에서 시간성이 배제된 이유는 이 두 요소, 강학을 통한 학문의 연마와 자연을 완상함으로써 자연과 합일을 이루는 생활이 율곡의 삶의 모든 시간대에 해당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6곡 <제7수>: 조협의 야경

육곡(六曲)은 어디인가 조협(釣峽)*에 물이 넓다

나와 고기와 누가 더욱 즐기는가

황혼(黃昏)에 낚싯대 메고 달빛 받아 돌아온다

 

▶️ 해설: 초장에서는 조협이라는 제재, 지명을 제시했고, 중장에서는 초장에서 제기된 장소에서의 화자의 행위를 서술했다. 그 행위를 보면 조협(釣峽)에서 낚시질을 하는 것이 아니라 고기와 더불어 유유자적(悠悠自適)하는 삶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풍류객으로서의 낚시질은 처음부터 생활의 방편으로서의 고기잡이가 아니라, 강심(江心)을 바라보며 그 속의 고기들과 즐기는 가운데 청한(淸閑)을 낚고 사색(思索)을 낚는 것이기 때문이다. 종장의 '대월귀(帶月歸)를 하노라'에서는 월산대군(月山大君)의 시조에서 보인 '무심(無心)한 달빛만 싣고 빈 배 저어 오노매라'와 같은 심경을 읊은 것이라 하겠다.

 

 

7곡 <제8수>: 풍암에서의 자연 도취

칠곡(七曲)은 어디인가 풍암(楓岩)에 가을빛 짙구나

맑은 서리 엷게 치니 절벽이 비단 빛이로다

찬 바위에 혼자 앉아 집을 잊고 있노라

 

▶️ 해설: 가을 단풍의 아름다움에 빠져 무아(無我)지경에 빠져 있다. 그 무아지경은 집안 혹은 속세의 일조차 잊게 하는 황홀경(怳惚境) 그 자체이다. 단풍 우거진 바위에 올라 가을산을 바라보는 시인은 인간사를 망각하고 있다. 경치가 이 정도면 거의 선계(仙界)라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우리는 이러한 자연의 선계가 학문의 세계와 대응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따라서 가을 산의 아름다움에 무아지경으로 빠져 있는 모습은 학문의 세계의 아름다움에 넋을 잃고 빠져 있는 모습이라고도 할 수 있다.

 

 

8곡 <제9수>: 물소리 흥겨운 여울목

팔곡(八曲)은 어디인가 금탄(琴灘)*에 달이 밝다

빼어난 거문고로 곡조(고조) 몇을 연주하니

옛 가락 알 이 없으니 혼자 즐겨 하노라

 

▶️ 해설: 금탄이란 여울의 흘러가는 소리가 거문고 소리처럼 아름다운 곳이기도 하지만 그 여울의 소리가 거문고의 소리와 조화를 이루는 곳이란 뜻이기도 하다. 즉 인공과 자연의 조화, 인위적인 것이 자연적인 것과 조화를 이루는 세계를 말한다. 즉, 덕의 세계, 군자의 세계다. 고조(古調)란 옛 곡조를 말하는데 옛 곡조란 군자의 경지, 덕의 경지를 말한다. 즉 성인의 경지인데 그러한 경지를 아는 사람이 없어서 혼자 즐긴다는 것이 이 8곡의 내용이다. ‘달’은 고전문학에서 임금의 은총 혹은 진리를 상징한다. 따라서 달이 밝다는 것은 학문의 진리로 온세상이 꽉 차 있는 세계를 의미한다.

 

9곡 <제10수>: 문산에 한 해가 저물음.

구곡(九曲)은 어디인가 문산(文山)에 해 저문다

기암괴석(奇巖怪石)이 눈 속에 묻혔구나

사람은 오지 아니하고 볼 것 없다 하더라

 

▶️해설: '고산구곡가'의 열 번째의 수로 기암괴석이 뒤섞인 흰눈이 쌓여 있는 모습을 묘사하고, 이 경치를 보지 않고는 그 아름다움을 말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으며, 그 묘미를 깨닫지 못하는 세인을 안타까워한다. 초장의 문산은 중의적 표현으로 지명일 수도 있고, 아름다운 산 또는 학문의 세계를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다. 따라서 중장 '奇巖怪石(기암괴석)이 눈 속에 묻혔어라.'도 중의적 표현이다. 하나는 기암괴석은 문산의 아름다운 자연이고 그것이 눈 속에 묻혀, 모르는 사람의 눈에는 띄지 않는다는 뜻이다. 다른 하나는 기암괴석은 문산의 아름다움을 뜻하는 동시에 학문 세계의 깊고, 오묘한 즐거움을 뜻한다. 깊은 진리의 세계가 눈 속에 묻혀 있다는 뜻이다. 이렇게 볼 경우 종장의 유인은 학문에 힘쓰지 않고 이리저리 놀러 다니는 사람을 말하며, 종장은 학문의 깊고 오묘함을 모르는 어리석음에 대한 비판을 하고 있다. 결국 이 9곡은 서시, 5곡과 연계되어 표면적으로는 영월음풍하는 듯이 보이지만 이면적으로는 강학(講學)의 심오한 세계를 말하는 것이다.

- 이이, 고산구곡가(高山九曲歌) 『율곡전서』

 

고산구곡가 어휘 풀이

• 구곡담: 아홉 번을 굽이도는 계곡(황해도 해주) 

• 주모복거: 풀을 베어내고 집 지어 살 곳을 정함. 

• 어즈버: 감탄사. 아! (영탄법)

• 무이: 중국 복건성에 있는 산. 주자가 무이산 구곡계에 정사(精舍)를 짓고 학문을 닦았음.

• 학주자: 주자(학)을 배움.

• 어드메고: 어드매+인고. 어디인고.

• 관암(冠): 갓바위, 갓을 쓴 듯이 우뚝 솟은 바위 

• 평무(平蕪): 잡초 우거진 들판

• 화암(花): 꽃바위 

• 춘만(春)커다: 춘만하거다. 봄이 저물었도다 

• 벽파(碧): 푸른 물결 

• 야외(野): 시가지에서 조금 멀리 떨어져 있는 들판.

• 승지(勝地): 명승지(名勝地)의 준말. 경치 좋기로 이름난 곳. 전승지(戰勝地): 전쟁에서 이긴 곳.

• 취병(翠) : 푸른 병풍 같은 절벽

• 반송(盤) : 키가 작고 옆으로 퍼진 소나무.

• 송애(松) : 소나무가 자리 잡은 물가의 벼랑, 낭떠러지

• 담심암영(潭心巖): 연못 가운데에 비친 바위 그림자 

• 은병(隱): 병풍처럼 되어 있는 낭떠러지가 나무에 가려져 있는 모습• 

• 수변정사: 물가에 세워진 정사. 정사는 원래 뜻은 절이지만 학문을 닦는 곳의 의미로 쓰였다. 

• 소쇄: 맑고 깨끗함

• 강학: 학문을 가르치고 연구함 

• 음풍영월(吟風詠月) 음풍농월(吟風弄月) 맑은 바람과 밝은 달을 대상으로 시를 짓고 흥취를 자아내어 즐겁게 놂.

• 조협 : 낚시하기에 좋은 골짜기

• 대월귀(帶月歸): 달을 데리고 함께 집으로 돌아감. 즉, 달빛을 받으며 집으로 돌아옴.

• 풍암(楓巖): 단풍으로 물든 바위

• 금수(錦): 수놓은 비단.

• 한암(寒): 높이 서서 바람을 맞는 바위

• 금탄(灘) : 거문고를 타며 노는 여울. 음악 소리가 들리는 듯한 여울.옥진금휘(玉): 아주 좋은 거문고.

• 세모(歲)커다: 한 해가 저물도다.

• 기암괴석(奇): 기이하게 생긴 바위와 괴상하게 생긴 돌.

• 유인(遊人): 놀러다니는 사람. 세상 사람 (화자를 가리키지 않음. 학문에 힘쓰지 않고 놀러다니는 사람으로 이 작품에서는 부정적인 대상이다.)

 

 

 

 「고산구곡가」,  「송애기」 관련 모의고사 기출문제 (2019-9월모의고사-고3)

<보기> 이이의 생애를 기록한 연보에는, 그가 고산구곡에 정사를 건립한 일이 주자가 무이구곡의 은병에서 후학을 양성한 것을 본받았다는 점과 「고산구곡가」의 창작 이후 이곳을 찾는 이들이 더 많아졌다는 사실이 기록되어 있다. 한편 그가 고산구곡의 곳곳에서 지인들과 교유한 경험을 소개한 「송애기」에는 욕심없는 마음으로 자연과 인간이 별개가 아님을 느끼고, 자연으로부터 마음을 바르게 하는 도리를 찾으면 군자의 참된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는 그의 생각이 나타나 있다. (2019-9월 고3)

 

① 고산구곡에서의 생활에 대한 「송애기」의 기록을 참고할 때, 고산구곡이 작자와 '벗님'들의 교유 장소로도 활용되었음을 추리 할 수 있겠군.

② 작품 창작 이후와 관련한 연보의 기록을 참고할 때, '학주자'를 하려는 작자의 선택에 대한 사람들의 긍정적 반응을 추측할 수 있겠군.

③ 정사에 대한 연보의 기록을 참고할 때, '은병'이 주자를 학문적으로 계승하기 위해 선택된 공간이기도 했음을 짐작할 수 있겠군.

④ 참된 즐거움과 관련한 「송애기」의 기록을 참고할 때, '강학'과 '영월음풍'이 모순 없이 서로 어울릴 수 있는 행위임을 유추할 수 있겠군.

⑤ 자연의 감상에 대한 「송애기」의 기록을 참고할 때, 바위를 덮은 '눈'에서 자연과 합일을 이루려는 인간의 의지를 엿볼 수 있겠군. (오답이유) 바위를 덮은 '눈'은 문산의 아름다움을 부각하는 것이지, 자연과 합일을 이루려는 인간의 의지를 형상화한 것이 아니다. <보기>의 「송애기」와 관련한 설명에 서도 인간의 의지를 강조하는 내용은 찾을 수 없다.

 

[해설] ① <보기>의 '그가 고산구곡의 곳곳에서 지인들과 교유한 경험을 소개한 「송애기」에는'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② <보기>의 '「고산구곡가」의 창작 이후 이곳을 찾는 이들이 더 많아졌다는 사실이 기록되어 있다.'에서 짐작할 수 있다. ③ <보기>의 '그가 고산구곡에 정사를 건립한 일이 주자가 무이구곡의 은병에서 후학을 양성한 것을 본받았다는 점'에서 확인할 수 있다. ④ <보기>의 '자연으로부터 마음을 바르게 하는 도리를 찾으면 군자의 참된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는 그의 생각이 나타나 있다.'에서 '강학'과 '음풍영월'이 조화를 이룰 수 있는 행위임을 유추할 수 있다.

 

 

 

 

이이-고산구곡가-전문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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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구곡가 전문 현대어 풀이

[서사] 고산의 아홉 번을 굽이도는 계곡의 아름다움을 사람들이 모르더니,

내가 풀을 베고 터를 잡아 집을 짓고 사니 벗들이 찾아오는구나.

아, 무이산에서 후학을 가르치던 주자를 생각하면서 열심히 주자학을 공부하리라.

 

[제1곡] 첫 번째로 경치가 좋은 계곡은 어디인가? 관암에 해가 비친다.

잡초가 우거진 들판에 안개가 걷히니 원근의 경치가 그림같이 아름답구나.

소나무 사이에 술통을 놓고 벗이 찾아오는 모습을 바라보노라.

 

[제2곡] 두 번째로 경치가 좋은 계곡은 어디인가? 화암의 늦봄 경치로다.

푸른 물결에 꽃을 띄워 멀리 들판 밖으로 보내노라.

사람들이 이 경치 좋은 곳을 모르니 알려서 찾아오게 한들 어떠리.

 

[제3] 세 번째로 경치가 좋은 계곡은 어디인가? 비취빛 병풍 모양의 절벽에 잎 퍼졌다.

푸른 나무에서 산새는 높고 낮게 지저귀는 때에

반송이 맑은 바람 받으니 여름 풍경이 이에 더 없어라.

 

[제4] 네 번째로 경치가 좋은 계곡은 어디인가? 소나무 절벽에 해 넘어간다.

깊은 못 속 바위 그림자에 온갖 빛이 잠겼어라.

숲과 샘물은 깊을수록 좋으니 흥에 겨워 하노라.

 

[제5] 다섯 번째로 경치가 좋은 계곡은 어디인가? 병풍 모양의 절벽이 보기 좋아라.

물가의 정사(精舍) 맑고 깨끗함이 끝이 없다.

이 중에 강학(講學)도 하려니와 달을 노래하고 바람을 읊으리라.

 

[제6] 여섯 번째로 경치가 좋은 계곡은 어디인가? 낚시터가 있는 골짜기에 물이 넓다.

나와 물고기와 누가 더욱 즐기는가.

황혼에 낚싯대 메고 달빛 두르고 돌아오노라.

 

[제7] 일곱 번째로 경치가 좋은 계곡은 어디인가? 단풍이 가득한 바위에 가을 빛이 좋구나.

맑은 서리 엷게 치니 절벽이 수놓은 비단 같구나.

서늘한 바위에 혼자 앉아서 집에 가는 것도 잊고 있노라.

 

[제8] 여덟 번째로 경치가 좋은 계곡은 어디인가? 거문고를 타는 여울에 달이 밝다.

아주 좋은 거문고로 몇 곡을 연주하니

옛 곡을 알 이 없으니 혼자 즐겨하노라.

 

[제9] 아홉 번째로 경치가 좋은 계곡은 어디인가? 문산에 한 해가 저무는구나.

기암괴석이 눈 속에 묻혔구나.

사람들이 와 보지도 않고 볼 것이 없다고 하더라.

 

 

수능완성 고전시가 <고산구곡가> 이이 필기용 본문 한글파일, pdf파일 다운로드

 

2024 수능완성 문학 작품 한글파일, pdf파일_복습용 본문_손필기용 본문_수능완성 문학 38작품 목차

2024 수능 연계교재 수능완성 문학작품 한글파일, pdf파일 수능특강에 이은 수능 연계교재 수능완성 한글파일, pdf파일입니다. 제공해 드리는 파일은 '수능완성' 교재에 실린 문학작품 본문을 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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