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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수능특강 독서_실전학습 본문_한글파일, pdf파일_수특중간고사대비_복습용 본문_손필기용 본문_한글파일 본문

2024수능특강문학사전

by 국어벅스 2023. 4. 18.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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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수능특강 독서 연계교재 본문 한글파일, PDF파일 

 2024 수능특강 독서 연계교재는 대부분 고3 학생들의 중간고사 범위에 해당합니다. 내신형 문제대비는 수능대비에 더하여 내용에 대한 꼼꼼한 이해와 각 문단의 핵심 요지, 모든 문장에 대한 정확한 풀이 및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내신형 문제대비는 학교 수업 내용을 바탕으로 독서 제시문에 해당하는 <본문> 학습을 철저히 해야 합니다. 어떠한 문제가 출제된다고 해도 풀 수 있을 만큼 제시문의 핵심 개념과 세부 내용까지 꼼꼼한 무한복습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특히 내신시험은 독서 제시문이 변형되는 형태보다는 제시문은 그대로 출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정확한 내용 이해와 세부 내용 학습이 이루어져 있다면 내용일치 문제를 푸는데 시간을 줄이고 정확도를 높일 수 있으므로 충분한 복습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지문이 완벽히 이해되었는지 점검하는 방법은 제시문에서 모르는 문장이 하나도 없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문제 출제를 위해 재구성된 독해 제시문은 제시문의 시작과 끝까지 쓸모없는 문장이 없이 문제와 출제 의도에 맞추어 각본대로 짜인 구성이기 때문에 어떠한 문장을 짚어도 문장의 앞뒤 맥락, 제시문의 핵심 내용과 관련하여 문장의 의미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백지 지문을 통해 끊임없이 독해하며 복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필기가 되어 있지 않은 순수한 본문을 활용해서 자신만의 중간고사 직전대비 노트를 만들어 보시면 학습 내용 인출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파일은 한글파일과 pdf파일 모두 제공합니다. 패드나 탭을 활용한 손필기를 하는 학생들은 pdf파일을 다운로드하여 무한복습에 활용하시면 됩니다. 

 

수능특강 독서 '실전학습' 본문 파일을 올려드립니다.  중간고사 파이팅!!

 

수능특강 독서 '실전학습' 본문 파일 (한글파일 hwp) ↓ ↓ ↓

고3_2024 수능특강_시험지 편집_독서_실전모의.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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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특강 독서 '실전학습' 본문 파일 (PDF파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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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수능특강 독서 실전학습 본문


해당 파일에 실려있는 본문 작품목록입니다.

 

<실전학습>

실전학습01

[01~03] 과정으로서의 독서

독서를 일종의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으로 볼 때, 독서를 통해 얻게 되는 의미는 그 과정에 따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즉 정보 처리의 과정은 글의 의미를 구성해 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독자가 효과적으로 글의 의미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정보 처리의 과정, 즉 독서 단계에 맞는 적절한 전략이 필요하다. 가령 글을 읽는 중에 중심 내용을 파악하고자 한다면 핵심어나 핵심 문장을 찾고, 이들을 연결하여 하나의 의미 단위로 재구성하는 전략을 활용할 수 있다. 그리고 글을 다 읽은 후에 글의 의미를 능동적으로 수용하고자 한다면 글에서 얻은 정보나 교훈을 자신의 생활에 적용해 볼 수 있다. 능숙한 독자는 글을 읽기 전부터 글을 다 읽은 후까지 여러 단계의 과정을 거치는 동안 각 단계에 맞는 적절한 독서 전략을 활용하여 그 의미를 효과적으로 구성해 내지만, 그러한 전략을 알지 못하거나 잘 적용하지 못하는 미숙한 독자는 결국 의미 구성에 실패하게 된다.

 

[04~07] 삼각 측량 논증

분석 철학자 도널드 데이비드슨에 따르면 우리에게는 서로 다른 세 종류의 경험적 지식이 있다. 첫째 자기가 무엇을 생각하며 무엇을 의도하는지, 그리고 자기의 감각이 어떠한지를 안다. 둘째 자기 주위의 세계들, 즉 그 세계 속의 대상이나 사건의 위치와 크기, 그리고 그 인과적 속성에 관한 것을 안다. 셋째 타인의 마음 안에서 무엇이 벌어지는지를 안다. 이 세 가지 경험적 지식은 각각 독특한 특징을 지니는데, 우선 자기 마음에 관한 지식은 일반적으로 증거나 관찰에 호소하지 않고서도 알게 되는 것이다. 반면에 외부 세계에 관한 지식은 자기의 감각 기관에 의존하는데, 이러한 의존 때문에 외부 세계에 관한 지식은 자기 마음에 관한 지식에서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 불확실성에 열려 있게 된다. 외부 세계에 관한 지식은 다른 추가적인 증거에 의존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이러한 지식이 대상이나 사건들에서 직접적으로 기인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타인의 마음에 관한 지식은 전혀 직접적이지 않다. 만약 타인의 행동에 주목하지 않는다면 그가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에 가치를 두는지, 즉 그의 마음이 어떠한지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떤 사람의 행동이 곧 그의 마음과 일치하는 것은 아니므로 이 지식 역시 불확실성을 지닌다.

 

[08~11] 물권 행위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법적 권리인 재산권에는 물권(物權)과 채권(債權) 등이 있다. 물권은 특정한 물건을 직접 지배하여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배타적 권리라는 점에서 채권과 구분된다. 물권은 특정인에게 어떤 행위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인 채권과 달리 그 권리를 실현하는 데 타인의 행위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물건의 소유자는 소유권이라는 물권을 근거로 타인의 의사에 구애받지 않고 그 물건을 매도하거나 임대할 수 있다. 하나의 물건에 대해 누군가의 지배가 성립하면 동일 물건에 대해 다른 사람의 지배를 인정할 수 없게 되는데, 이를 물권의 배타성 또는 독점성이라고 한다. 또한 물권은 모든 사람에게 그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절대적 권리이다. 상대적 권리인 채권은 특정의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의 채권 관계로부터 발생하는 것으로 제삼자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아무 효력이 없다. 이와 달리 물권은 특정의 상대방이라는 것이 없고, 모든 사람에게 주장할 수 있는 권리이다.

 

[12~17] 시간생물학

지구에 살고 있는 유기체들은 하루를 주기로 자전하는 지구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다. 지구상의 식물이나 동물은 이러한 환경에 적응하여 24시간을 주기로 그 모습이나 생리 작용 등이 반복적으로 변화하는데, 이를 일주기 리듬이라고 한다. 수면 주기, 호르몬 분비, 음식 섭취 및 혈압과 체온 조절에 이르기까지 유기체의 거의 모든 생리, 대사, 행동은 이 리듬에 맞추어져 있다. 유기체가 이러한 주기적 특성을 보인다는 사실은 이미 많은 연구 결과를 통해 밝혀져 왔는데, 2017년 노벨상을 수상한 제프리 홀과 마이클 로스배시, 그리고 마이클 영의 연구로 드디어 이러한 현상의 작동 원리가 규명되었다.

일주기 리듬에 관한 최초의 과학적 실험은 식물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18세기 프랑스의 드메랑은 콩과의 한해살이풀인 미모사가 낮에는 태양을 향해 잎을 벌리고 밤에는 잎을 오므린다는 점에 주목하였다. 그는 미모사를 며칠 동안 캄캄한 벽장에 넣어 두었는데, 그 속에서도 미모사는 낮에 잎을 벌리고 밤에 잎을 오므리는 현상을 반복하였다. 이를 보고 드 메랑은 미모사 잎의 운동 리듬이 어두운 곳에서도 지속되었다고 기록하였다. 그 후 스위스의 드캉돌은 드메랑의 기록을 재현하는 실험을 통해 다음과 같은 사실을 밝혀내었다. 자연적으로 밤과 낮이 바뀔 때 미모사 잎은 24시간의 운동 주기를 보이며, 불을 계속 켜 두거나 차단했을 때에는 그 리듬에 약간의 변화가 나타나 20시간에서 28시간 사이의 주기를 보인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일주기 리듬이 단순히 외부 자극에 대한 수동적 반응이 아니라 유기체 자체에 내재되어 있으며, 유기체 내에 일주기 리듬을 만들어 내는 메커니즘이 존재함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되었다.

 

실전학습02

[01~03] 독자에게 ‘좋은 글’ 읽기

독서는 독자에게 행복을 느끼게 해 주는 것이라고 한다. 이와 관련하여, 헤르만 헤세는 「책」에서 “이 세상 모든 책이 그대에게 행복을 가져다주지는 않아. 하지만 가만히 알려 주지. 그대 자신 속으로 돌아가는 길과 그대에게 필요한 건 모두 거기에 있지.”라고 말했다. 이 말은 독서가 주는 행복은 글을 읽는 행위를 하는 것만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좋은 글을 읽는 과정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임을 의미한다. 이렇게 보면 독서를 통해 행복을 느끼는 것은 좋은 글을 선택하는 데서 비롯된다. 좋은 글이란 독자에게 지식을 전해 줄 뿐만 아니라 즐거움과 감동을 느낄 수 있게 해주며 성찰의 계기를 마련해줌으로써 지적 성장뿐만 아니라 정신적 성장도 이끌어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독자가 좋은 글에 대한 비판적 안목을 갖추어 자신에게 필요하고 적합한 글을 찾아 읽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어떤 글이 자신의 목적에 부합하고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글인지 판단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기 때문이다.

 

[04~07] 회전 기준계의 가상의 힘

태풍은 폭우와 강풍을 동반해 큰 피해를 초래한다. 태풍은 열대 저기압이 발전한 것으로 그 중심은 바깥보다 기압이 낮아 주변의 공기를 빨아들인다. 이때 발생해 작용하는 힘은 저기압의 중심을 향하기 때문에 뉴턴의 운동 법칙에 따르면 바람이 태풍의 중심으로 곧바로 향해야 한다. 그런데 태풍의 바람 방향을 알려 주는 소용돌이의 무늬를 보면 태풍 주변의 바람이 태풍 중심을 향해 곧장 들어가지 않고 돌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구 북반구에서 발생하는 태풍의 바람은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아서 태풍의 중심으로 들어간다. 이 방향은 기압 차이에 의한 힘의 방향과 일치하지 않는 것이다. 이와 같은 현상은 어떤 과학적 원리와 관련이 있을까?

  태풍의 바람 방향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태풍 안팎의 기압 차이에 의한 압력 외에 ‘코리올리 힘’이라고 부르는 ‘가상의 힘’이 추가로 필요하다. 이 힘을 ‘가상의 힘’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뉴턴의 운동 법칙에서 가속도와 힘의 관계를 정할 때 설정한 전제 조건과 관련이 있다. 뉴턴은 제1 법칙을 통해 외부의 힘이 가해지지 않으면 정지해 있던 물체는 계속 정지해 있고 운동하는 물체는 계속 등속 직선 운동을 하는 관성을 나타낸다고 제시했다. 이러한 관성의 법칙이 성립하는 계를 관성 기준계라고 한다. 관성의 법칙은‘외부의 힘이 가해지지 않으면 물체의 속도는 일정하다.’라는 명제로 바꿔 말할 수 있다. 또한 이 명제는 어떤 물체에 가해지는 힘과 그 물체의 가속도는 비례하고 질량과 가속도는 반비례한다는 뉴턴의 제2 법칙과 관련하여 가속도가 0인 경우에 해당된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08~12] 왕수인의 주체성의 철학

주희의 경전 주석이 원나라 때 과거 시험의 표준이 되면서 주자학의 관학화가 시작되었다. 이후 명나라 때에 이르러서는 주자학이 관학으로서 확고히 자리를 잡게 되었다. 이러한 주자학에 대해 왕수인은 지식인과 관료들의 현실을 대하는 무기력한 태도를 근거로 ‘성인지학(聖人之學)’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고 비판했다. 당시 사회의 엘리트였던 주자학자들은 무엇보다 독서를 통한 보편적이고 객관적인 이치의 궁구를 우선시하였는데, 이에 반대하여 왕수인은 주체성을 강조하며 ‘지행합일(知行合一)’을 주장하였다.

왕수인에 의해 제창된 양명학에서는 각 개인의 마음을 뜻하는 주체성을 무엇보다 강조해 주자학자들이 중시한 이치까지도 주체성을 벗어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는 ‘마음이 이치다.’라는 명제로 강조된다. 양명학의 제일 명제인 이 말은 세 가지 주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첫째는 도덕은 주체성에 근거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주자학에서는 만물에 객관적인 이치가 선험적으로 주어져 있다고 보고 모든 사물의 이치를 끝까지 파고 들어가면 앎에 이른다는 격물치지(格物致知)를 중시한다. 이에 대해 왕수인은 도덕의 문제는 사물에 대한 탐구와 지식을 바탕으로 삼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각 개인의 주체성에 뿌리가 있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둘째는 주체성은 본질에 앞선다는 것이다. ‘마음에 이치가 있다. 천하에 어찌 마음 밖에 일이 있고 마음 밖에 이치가 있겠는가?’라는 왕수인의 말은 개별적인 인간의 마음을 인정하며 본성과 이치가 모두 주체성에 근거하고 있는 것임을 나타내는 것이다. 개개의 인간을 넘어서는 선험적인 보편적 인간성을 자연의 이치로부터 인간의 본질로 연역한 주자와 달리, 왕수인은 개별적인 인간의 주체성이 본질보다 앞선다고 본 것이다. 이 관점에서는 경전이나 선현들이 주장한 윤리나 이치는 개별적인 인간의 마음, 즉 주체성에 비해 부차적인 것이 된다. 셋째는 주체성은 존재 의미의 근원이라는 것이다. 왕수인은 모든 것의 존재 의미가 ‘나의 마음’에서 창출된다고 본다. 세계는 ‘나의 마음’, 즉 주체성과 관련해서만 의미를 갖는다. 예를 들어, ‘나의 마음’을 주체로 보면, 그 주체가 꽃을 봄으로써 꽃은 꽃으로서의 의미를 가지게 된다.

 

[13~17] 환율모형과작동 원리

환율은 자국 통화와 외국 통화 간의 교환 비율로, 통상 자국 통화로 평가한 외국 통화의 가격으로 표시한다. 이 표시 방법에 따르면 환율 상승은 자국 통화의 대외 가치의 하락을 의미한다. 환율은 일상생활 중에서 흔히 접하지만 자주 혼동을 주는 대표적인 경제 개념이다. 일부 경제학자는 과열 성장이 수입 증가로 인해 국제 수지의 악화를 초래하여 자국 화폐 가치가 하락, 즉 환율을 상승시킨다고 하고, 다른 경제학자는 과열 성장이 오히려 화폐에 대한 수요를 유발하여 자국 화폐 가치가 상승, 즉 환율을 하락시킨다고 설명하기도 한다. 동일한 경제 충격에도 불구하고 환율의 움직임에 대한 서로 다른 해석과 예측은 이러한 현상을 유발하는 경제 상황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의 차이도 있겠지만 경제학자가 상정하고 있는 환율 결정 모형이 상이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환율이 고정된 수준에서 유지되는 고정 환율제와 달리 변동 환율제하에서의 환율 결정 모형은 일정 기간 동안 거래되는 외국 화폐에 대한 수요와 공급만을 환율을 결정하는 요인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일정 시점에서 거래되는 외국 화폐 자산에 대한 수요와 공급을 그 결정 요인으로 볼 것인지에 따라 각각 유량 접근법과 자산 시장 접근법으로 대별된다.

유량 접근법에서 자주 이용되는 먼델-플레밍 모형에서는 국제 수지를 수출과 수입의 차인 경상 수지와 자본 유입과 유출의 차인 자본 수지의 합으로 보고 국제 수지가 영(0)이 되는 균형 수준에서 환율, 즉 적정 환율이 결정된다고 설명한다. 경상 수지 및 자본 수지는 양(+)의 값을 가지는 경우를 각각 경상수지 흑자 및 자본 수지 흑자라고 하고 반대의 경우는 각각 경상 수지 적자 및 자본 수지 적자라고 한다. 경상 수지 및 자본 수지가 모두 0인 상황에 있던 어떤 국가에서 재정 지출의 확대로 인해 소득이 증가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소득의 증가는 수입재에 대한 추가적인 수요를 유발하여 수입이 증가하면서 경상 수지 적자가 발생한다. 또한 소득의 증가는 화폐 수요의 증가를 통해 국내 이자율을 상승시키고 이자율 수익에 민감한 외국 자본이 국내에 유입되므로 자본 수지에서는 흑자가 발생한다.

 

 

 

1부 교과서 개념 학습  제시문 본문 파일

 

01. 독서의 본질

① 실학의 자연 인식

주자학에서는 인간과 사회와 자연을 통일적으로 이해하고자 하였기 때문에 인간 사회의 운영 원리인‘도리(道理)’와 자연법칙인 ‘물리(物理)’는 다르게 파악되는 것이 아니었다. 이와 같은 관점은 군신 간의 의리를 비롯한 삼강오륜 등 인간 사회의 운영 원리를 ‘자연’적인 것으로 바라보는 주자학의 태도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이러한 인식은 조선으로 이어졌다.

 

② 기능주의 철학과 중국어 방 논증

(가) 신경 과학의 발달과 함께 등장한 동일론에서는 정신 상태를 뇌의 상태와 동일하다고 보았다. 그러나 동일론을 둘러싸고 다양한 논쟁이 진행되면서 정신 상태가 물리적으로 다양하게 구현될 수 있다는 비판은 동일론을 부정하고 기능주의를 등장하게 했다.

(나) 모국어가 영어이고 중국어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 폐쇄된 ‘중국어 방’에 있다고 가정해 보자. 그 방에는 중국어 글자들이 들어 있는 상자가 있고, 중국어로 된 질문들에 답할 수 있는 방법에 관한 규칙들을 담고 있는, 영어로 된 규정집이 있다. 이 규정집의 규칙들은 상자 안의  중국어 글자들을 문장 규칙에 따라 배열하여 문장을 만들게 하여 질문에 답할 수 있게 하는 지침이다. 이 중국어 방에 있는 사람에게 중국어로 된 질문이 주어지면, 그는 규정집의 규칙에 따라 중국어로 된 대답을 밖으로 내보낸다.

 

③ 어떤 책을 읽을 것인가

실용적 가치가 모든 것을 압도하는 세상에서 독서도 예외는 아니다. 당장에는 쓸모가 없어 보이지만 정신적 삶을 풍요롭게 하고 내면의 변화를 이끄는 독서 대신 생계와 취업의 요령, 여행이나 연애, 목돈 만들기 등 현실에서 부딪히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는 독서를 권하는 것이 최근의 세태이다. 진정한 교양인이라면 시중 서점의 베스트셀러 목록을 차지한 책, 실용을 위한 책, 처세술을 담은 책을 넘어 다양한, 기왕이면 대가의 시각에서 인간과 삶, 세상의 보편적 가치를 해석하고 표현한 책을 읽는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02. 독서의 방법

① 사실적 읽기: 화학 전지에서의 양극과 음극 결정

화학 전지란 화학 반응으로 전기를 발생시키는 장치로,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건전지는 화학 전지의 한 종류이다. 건전지를 사용할 때 양극과 음극을 올바르게 맞추어 사용해야 한다. 이는 화학 전지의 전극은 전자를 얻는 환원이 일어나는 쪽이 양극, 전자를 잃는 산화가 일어나는 쪽이 음극이며 전자가 음극에서 양극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② 추론적 읽기: 시장 집중도 지표

독과점은 1개의 기업이 시장 지배력을 행사하는 독점과 2개 이상의 소수 기업이 시장 지배력을 행사하는 과점을 합친 용어로서, 특정 소수의 기업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상태를 나타낸다. 시장 지배력이란 상품 또는 서비스의 가격이나 수량 등의 거래 조건을 결정할 수 있는 힘을 뜻하는데, 소수의 기업이 시장 지배력을 가진 시장은 제대로 된 경쟁이 이루어질 수 없으므로 불완전 경쟁 시장이 된다. 시장이 특정 기업에 집중되어 있을수록 독과점화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는데, 시장 집중도 지표를 통해 이러한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다. 대표적인 시장 집중도 지표로 HHI 지수, 지니 계수, CR가 있다.

 

③ 비판적 읽기: 스피노자의 사상

‘철학을 도발한 철학자’로 불리는 스피노자는 인간 중심적, 목적론적 사상을 비판하며 신, 인간, 자연 등에 대한 기존의 관념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신이 세계 밖에 있는 존재가 아니라 자연 그 자체라고 보았다. 또한 신은 특정한 목적이나 의도를 갖고 있지 않으며, 세계의 모든 일은 자연법칙에 따라 자연스럽게 흘러간다고 보았다.

 

④ 감상적 읽기: 왕실의 잔치, 진연

조선 시대 왕실에서는 왕, 대비, 왕비의 생일을 맞았을 때, 책봉 및 즉위 기념일을 축하할 때, 왕이 장수하여 기로소(耆老所)*에 들어가게 되었을 때 등과 같은 주요 구성원의 특별한 기념일이나 경사를 맞아 잔치를 벌였다. 이를 아우르는 말이 ‘진연’인데, 진연을 벌일 때는 그 필요성에 대해 신중한 검토가 이루어졌다. 진연은 규모가 커서 예산이 많이 들고 긴 준비 기간 동안 수많은 사람의 노력이 필요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⑤ 창의적 읽기: 데리다의 경계와 예술

아름다움의 실체에 대한 탐구는 예술의 근원적 의미와 가치에 대한 탐구와 연결될 수 있다. 전통적 미학자들은 작품 속에는 세월이 지나도 불변하는 아름다움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믿었다. 고대 그리스어에서 ‘에르곤’은 작품 자체를, ‘파레르곤’은 작품 밖에 작품과 나란히 있는 어떤 것을 의미한다. 전통적 미학자들은 에르곤적 요소는 예술 작품의 안이자 본질적 요소로, 파레르곤적 요소는 예술 작품의 바깥이자 비본질적 요소로 생각했다. 그들은 예술 작품의 본질이 에르곤이라면, 파레르곤은 예술 작품에 포함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효과적으로 드러나게 하는 장식으로 여긴 것이다.

 

 

03. 독서의 분야

① 빈곤의 기준과 조세 제도를 활용한 부의 재분배 정책

빈곤이란 인간다운 생활을 하기 위한 충분한 소득을 얻지 못하는 상황을 가리킨다. 어떤 사람의 빈곤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이 속해 있는 사회에서 인간다운 생활을 하기 위해 필요한 최저 소득을 계산하고 이를 그 사람의 소득과 비교한다. 특정인의 소득이 이보다 더 낮으면 그는 빈곤한 사람으로 규정되는 것이다. 빈곤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구분하는 기준이 되는 소득 수준을 빈곤선이라고 한다.

 

② 세계 시민주의

최근 지역 간, 국가 간의 상호 연결이 강화되면서 여러 국가와 민족이 과거와 비교해 볼 때 유례가 없을 정도로 밀접한 상호 의존 관계를 형성하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로 인하여 모든 인간은 세계 시민으로서 동등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세계 시민주의가 주요 담론의 대상이 되고 있다. 세계 시민주의의 기원은 고대 그리스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키니코스(Cynicos)학파 철학자 디오게네스는 어떤 사람이 그에게 어디서 왔느냐고 물었을 때 “나는 세계의 시민이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금욕적인 태도를 추구하며 세속의 가치를 부정했던 디오게네스는 참된 가치와 거짓 가치의 차이만이 유일한 구분이고 다른 구분은 쓸데없다고 여겨서, 어디 출신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세계 시민으로서 같은 인간이라는 점이 중요하다고 본 것이다.

 

③ 소리 세기의 지각

귀가 아플 정도로 시끄러운 소리가 있는가 하면 들릴 듯 말 듯 작은 소리도 있다. 큰 소리는 강한 소리이고 작은 소리는 약한 소리이다. 소리가 크고 작은 정도를 소리 세기라고 한다. 소리 세기는 소리가 전달하는 단위 시간당 에너지에 따라 달라진다. 소리 세기는 W/m(제곱미터당 와트)라는 단위를 써서 나타낸다. W(와트)는 단위 시간당 전달되는 에너지의 단위로, 1W는 1초에 1J(줄)의 에너지 전달을 의미하므로 1W/m는 1초에 1제곱미터당 1J의 에너지를 전달하는 소리 세기를 의미한다. 소리는 매질에 일으키는 압력 진동의 일종인데, 큰 소리일수록 단위 시간당 단위 면적에 큰 진폭의 압력 진동을 일으킨다.

 

04. 독서의 태도

① 능동적인 독서 태도

독서는 책과 독자 사이의 소통이다. 그저 눈으로 종이 위의 글자를 따라가는 것은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글자가 적힌 종이를 잠시 뒤적이다 놓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 선인들은 책과 책을 읽는 사람이 소통함으로써 책의 정수를 들이마실 수 있으며, 그러한 독서는 의문을 품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고 하였다. 17세기의 박세채는 『독서천설(讀書淺說)』에서 책을 읽고도 의심을 품을 줄 모르는 것이 이제 막 배움을 시작하는 사람들의 병통이라고 하면서 글 속으로 깊이 들어가 의문을 가지고 의문이 풀릴 때까지 따져 보고 생각하는 능동적인 독서 태도를 강조하였다. 또한 의문의 심화를 통해 도달하고자 하는 궁극적 목표는 진정한 앎에 이르는 것, 즉 ‘치지(致知)’라고 말하면서 치지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으로 ‘궁격(窮格)’과 ‘완미(玩味)’를 제시하였다. ‘궁격’이란 의문을 물고 늘어져 끝장을 보는 집중과 몰두의 공부를 의미하고, ‘완미’란 책에 담긴 뜻을 천천히 되새기고 음미하며 차근차근 알아 가는 방식의 공부를 의미한다.

 

② 동소체

같은 원소로 이루어져 있지만 물리 및 화학적 성질이 다른 물질을 동소체라고 한다. 물질을 구성하는 원자의 종류는 같지만 동소체의 특성이 각각 다른 이유는 원자의 결합 방식이나 배열된 형태가 다르기 때문이다. 원자의 결합 방식 중 두 개 이상의 원자가 서로 전자를 공유하여 전자쌍으로 형성되는 화학 결합을 공유 결합이라고 한다. 공유 결합은 공유하는 전자쌍의 수에 따라 단일 결합, 이중 결합, 삼중 결합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2부 적용 학습 인문·예술 제시문 본문 파일

 

인문·예술01  ‘나는 왜 윤리적으로 행위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고찰

피터 싱어는 ‘나는 왜 윤리적으로 행위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은 ‘왜 나는 다른 인종의 사람들을 평등하게 대우해야만 하는가?’ 혹은 ‘동물들은 서로 잡아먹는데, 왜 우리는 동물들을 먹지 말아야 하는가?’ 등 일정한 방식으로 행위 해야 할 윤리적 이유를 찾는 물음들과는 다른 유형의 것이라고 말한다. 후자의 물음들은 윤리 내부에서의 물음이지만, ‘나는 왜 윤리적으로 행위 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은 윤리 자체에 대한 물음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물음에 대해 어떤 철학자들은 거부감을 표명하기도 한다.

 

인문·예술02 그린버그의 미술 비평

미국의 클레멘트 그린버그는 모더니즘 미술에 대한 강력한 이론을 제시한 미술 평론가이다. 그는 사회와 미학에 대한 자신의 관점을 근간으로 하여 자신의 관점에 부합하는 미술가나 미술 운동을 이론적으로 지지함으로써 1940년대에서 1960년대에 걸쳐 미술가들의 작업에 큰 영향을 주었다.

그린버그는 1930년대 후반 스탈린과 히틀러와 같은 독재 정권에 의해 유럽 문명이 붕괴되는 것을 목격하고 당시 사회와 문화에 대해 위기의식을 느꼈다. 더불어 그는 근대 산업 사회에서 도시의 대중이 문화를 오락으로만 여기고 있는데 자본가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러한 문화를 양산하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그는 이러한 문화적 위기 속에서 지속적인 변화와 진보를 고집하는 것이 혁명적인 것이라고 말하며, 아방가르드를 적극적으로 옹호하였다. 아방가르드는 본래 적군의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목숨을 걸고 적진으로 가장 먼저 뛰어드는 선발대를 지칭하는 말인데, 미술사에서 아방가르드는 사회나 정치와 거리를 두고 심미적 표현의 절대적 자유를 추구하는 미술적 경향을 일컫는다. 그린버그는 사회와 정치에 대한 철학을 드러낸다는 것은 현실과 관련된다는 것이기 때문에 혁명적이지 않고, 아방가르드는 현실과 거리를 두면서 변화와 진보를 지향하기 때문에 ‘미술을 위한 미술’로서 가치 있다고 하였다. 여기서 그린버그가 말하는 ‘미술을 위한 미술’이란 미술가가 미술만의 독자적 매체를 기법적으로 어떻게 다루는가에 관심을 두는 것이다.

 

인문·예술03  라캉의 욕망 이론

프랑스의 정신 분석학자 라캉은 인간의 인식과 관련하여 세계를 상상계, 상징계, 실재계의 세 범주로 분류하고 이를 중심으로 불안의 원인과 인간의 욕망에 관한 이론을 전개하였다. 라캉에 따르면 생후 6~18개월 정도의 아이는 감각이 통합되어 있지 않아 몸이 파편화되어 있다고 인식한다. 하지만 거울에 비친 모습은 전체로 나타나기 때문에, 아이는 그 이미지를 완전한 것으로 느끼고 이에 끌리어 거울 이미지와의 동일시를 추구하게 된다. 그러나 아이가 느끼는 불완전한 신체와 완벽한 이미지의 괴리 속에서 아이는 불안을 느끼는데, 이러한 과정 속에서 아이는 자아를 형성한다. 라캉은 자아를 인간이 거울에 자신을 투영함으로써 만들어 낸 거짓된 이미지에 불과한 것으로 보았다. 그리고 인간의 불안감은 자아가 자신의 것이면서 동시에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인식에서 비롯된다고 보았다. 상상계는 바로 이러한 거울 단계의 아이가 가지는 이미지의 세계이다.

 

인문·예술04 베르그송과 들뢰즈

전통 철학에서 이미지는 인간의 감각에 뿌리를 둔 것으로 논리적 인식을 방해하는 모호한 대상으로 여겨졌다. 베르그송은 우리의 인식이 관념론과 실재론의 틀에 사로잡혀 있음을 지적하고 두 이론을 넘어서기 위해 존재를 나타낼 새로운 개념으로 ‘이미지’를 제시했다. 베르그송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이 각기 무한한 이미지들의 총합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보았다.

 

인문·예술05 캠벨의 신화 이론

신화학자인 캠벨은 융의 관점을 도입하여 수많은 신화들에 대해서 연구하였다. 융은 무의식의 영역을 개인 무의식과 집단 무의식으로 나누었다. 전자는 후천적이며 개인의 체험이 쌓여 있는 곳으로 꿈과 관련된 영역이고, 후자는 생득적*으로 주어진 인류의 보편적 지층(地層)으로 신화적인 원형 이미지들로 이루어진 영역이다. 캠벨은 인간의 일생이 서로 유사한 과정으로 진행되며 이 과정의 오랜 반복에서 이루어진 것을 집단 무의식으로 보고 이것이 신화의 보편 구조로 승화되었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전제에서 그는 신화 전체에 적용될 수 있는 동질적이고 보편적인 기본 구조가 인간의 성장과 발전을 상징하는 통과 의례의 구조에 있다고 보았다. 이에 따라 신화의 핵심은 고통과 시련 속에서도 인간으로 살아가는 힘을 주는 ‘재생의 삶’을 가르쳐 주는 데 있으며, “신화는 어느 곳에서 채집된 것이든 그 다양한 의상 아래로는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그는 이 ‘똑같은 얼굴’을 ‘원질 신화’라고 하였다. 

 

인문·예술06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

서양에서는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의 구분에 대한 논의가 오랫동안 이어져 왔다. 이와 관련해 발언한 대표적 인물로 고대 그리스의 페리클레스가 있다. 일찍이 그는 아테네 시민들 중 공적인 일에 참여하지 않는 인간은 해를 끼치지 않고 조용히 사는 사람이 아니라 쓸모없는 인간으로 간주한다고 선언했다. 선언에는 공적 영역은 인간적 가치가 실현되는 곳이고 사적 영역은 그러한 가치가 결여된 곳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근대에도 공적 영역의 우위를 주장하는 목소리는 이어졌지만, 자본주의가 발달하면서 사적 영역이 공적 영역에 승리했다고 볼 만한 것들이 나타났다. 자본주의를 이끌어 가는 부르주아들은 개인적 삶과 감정, 그리고 주관적인 것에 몰입하면서 사적인 것을 우위에 두었다. 이를 사상적으로 뒷받침한 것이 사적 이익 추구를 통한 재산 소유 행위를 정당화하는 소유적 개인주의를 핵심 내용으로 하는 자유주의이다.

 

인문·예술07 르네상스 음악

15세기 이전 유럽에서 만들어진 음악은 대부분 신에게 바치기 위한 종교적 목적을 가진 것이었다. 하지만 인간을 중시하는 경향이 두드러진 르네상스 예술이 전개되고 인쇄술의 발달로 악보가 보편화되어 대중이 음악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면서 음악이 종교적 목적뿐만 아니라 미학적 기쁨과 즐거움을 얻는 데에도 다양하게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르네상스 시기에 음악은 다양한 측면에서 변화하기 시작하였는데, 우선 현대의 소프라노, 알토, 테너, 베이스 체계의 4성부 짜임새가 이 시대에 확립되었다. 르네상스 이전 중세의 유럽에서는 기본 성부로 대부분 3개가 사용되었는데, 르네상스 시기에 가장 낮은 음역인 베이스가 추가된 4성부의 음악이 유행하여 3성부 음악과 함께 사용되었다. 4개의 성부 중 가장 높은 성부인 소프라노가 선율*적 중요성을 가지고 나머지 성부들은 화음적 배경, 즉 반주만을 제공하는 4성부의 음악을 호모포니라고 하고, 각 성부가 대등한 비중을 갖고 각각의 역할을 하는 4성부 음악을 폴리포니라고 한다. 르네상스 초기에는 호모포니의 짜임새가, 15세기 말에는 폴리포니의 짜임새가 주를 이루었다. 이러한 변화는 여러 성부의 음이 동시에 울리는 화성에서 각 성부의 개별적인 선율로 당시 사람들의 관심이 옮겨 간 것과 관련이 있다. 주선율이 명확하여 일반인도 따라 부르기가 수월했던 호모포니 음악과 달리 폴리포니 음악은 각 성부들의 음악이 동시에 진행되어 상대적으로 부르기 어려웠으므로 전문 성가대가 주로 불렀다. 한편 폴리포니 음악이 유행하면서 한 성부가 선율을 시작하면 다른 성부가 일정한 간격을 두고 앞의 선율을 모방하여 연주하는 모방 기법이 발달하였는데, 이는 현대에도 돌림 노래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인문·예술08 아그리파의 논변

고대 그리스의 회의주의 철학자 아그리파는 회의주의자들의 논변을 대표할 만큼 체계적인 형식성을 갖춘 다섯 가지 논변 형식들을 구성하였다. 아그리파의 다섯 가지 논변 형식들은 절대적 진리를 발견하였다고 주장하는 일종의 독단주의에 대한 철저한 학문적 의심이라 할 수 있다. 아그리파의 논변 형식들은 상호 긴밀한 연관 관계를 맺고 있으며, 회의주의 이론에 광범위하게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다. 그가 이러한 체계를 구축한 이유는 독단주의자들이 취할 수 있는 이론적 대안을 봉쇄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아그리파의 논변 형식들은 추상적인 개념들의 연관 관계를 파악함으로써 독단주의자들의 합리화 시도를 무너뜨린다.

 

인문·예술09 퍼스의 가추법

지금껏 알려져 있는 지식과 관념에 의해서는 설명되지 않는 특이한 현상이 관찰되면, 사람들은 납득할 만한 원인을 제시할 수 있는 타당한 설명을 모색하게 된다. 가추법(假推法)은 관찰된 사실이 왜 일어나는가를 설명하기 위해 현재 상황과는 다른 상황에서 이미 통용되는 전제를 출발점으로 하여 그 전제 속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결론을 도출하는 개연적 추론이다. 가추법을 정립한 철학자 퍼스는 다음의 논증을 사례로 들어 가추법의 원리를 설명하였다. 책상 위에 한 움큼의 하얀 콩이 놓여 있다고 가정해 보자. 이를 특이하다고 생각하여 그 이유를 찾고자 하는 사람이 그 콩 옆에 놓인 자루를 보고 ‘이 콩들은 이 자루에서 나왔다.’라는 결론을 도출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결과) 이 콩들은 하얗다. . . . . .  . . . . . . . . . . . .(ㄱ)

(규칙) 이 자루에 들어 있는 콩은 모두 하얗다. . . . . .(ㄴ)

(사례) 이 콩들은 이 자루에서 나왔다. . . . . . . . . . .(ㄷ)

 

인문·예술10 사회 계약론

사회 계약론은 국가의 형성에 대해 논의하는 이론이다. 사회 계약론은 인간을 다른 인간과 함께 사회를 이루어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존재라고 보며, 인간은 국가가 형성되기 이전에는 규범과 질서가 존재하지 않는 자연 상태 속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다양한 갈등과 이해관계가 나타날 수 있다고 본다. 이를 중재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회 구성원들 간의 합의인 사회 계약을 통해 국가가 형성되었다는 것이 사회 계약론의 입장이다. 인간 사회와 국가와의 관계는 기원전 4세기에 플라톤에 의해 논의되었고, 그 이후에도 여러 철학자에 의해 주창되었지만 사회 계약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와 실천이 관심으로 떠오른 것은 17세기 이후의 일이었다. 이 시기에 사회 계약을 다룬 대표적인 학자로는 홉스, 로크, 루소가 있다. 이들의 사회 계약론은 자연 상태에 대한 논의를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인문·예술11 드레이의 행위 설명 이론

어떤 개별 현상이나 법칙은 그 전제가 되는 보편 법칙으로부터 논리적으로 도출되는 형식을 띤다는 헴펠의 ‘포괄 법칙 설명 모형’이 자연 과학에서의 유력한 설명 모형으로 등장한 이래, 역사학에서도 이 설명 모형이 적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쟁이 있었다. 헴펠은 역사적 설명이 과학적 설명과 같은 설명의 한 종류에 불과하다고 주장한 반면에, 드레이는 역사적 이해에는 어떤 특수하고 독특한 것이 있고, 이로 인해 역사에서의 설명은 과학적 설명과는 확연히 다르다고 주장했다.

드레이가 언급한 역사에서의 설명은 시저가 기원전 루비콘강을 건넌 행위와 같이 개개의 역사적 행위자의 행위에 대한 설명으로, 그에게 행위의 설명은 인간의 행위를 비판적·평가적 측면에서 합당한 행동이었음을 설명하면 충분한 것이었다. 이에 대해 헴펠은 인간 행위를 이해하는 것은 인간 행위에 관한 관찰된 보편 법칙과 규칙성으로 논증하는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일로 보았다. 그는 행위자의 이유에 기반한 행위의 설명은 비판적·평가적인 측면을 가진다고 인정하기는 하지만, 이것이 행위에 대한 이해와 관련되어 있다는 것은 단호하게 부인했다. 반면 드레이는 일반 법칙으로 인간의 행위를 설명하는 것은 인간을 제약하는 결정론이라고 하면서 헴펠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대하였다. 그는 역사가들이 일반 법칙에 대해 언급하거나 알려고 하지 않으며, 그들이 역사적 행위를 설명하려고 할 때에는 특정 행위를 하기 위하여 가졌던 이유가 무엇인지를 알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드레이에게 행위에 대한 설명은 행위자의 동기나 신념, 목적 등과 같은 이유를 명시적으로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었다.

 

인문·예술12 요제프 보이스의 예술 개념

플럭서스(Fluxus)는 가장 급진적이고 실험적인 1960년대 미술 운동을 가리키는 말로 흐름, 끊임없는 변화, 움직임을 뜻하는 라틴어에서 유래했다. 끊임없이 움직인다는 플럭서스의 의미처럼 플럭서스 운동에 참여했던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국적을 가진 예술가들은 어떤 공통된 원칙이나 합의된 프로그램을 갖지 않고, 다만 예술의 범위가 관습적으로 생각해 왔던 것보다 훨씬 넓다든지, 예술을 비롯한 몇몇 낡은 기존 범주들이 더 이상 쓸모없어졌다는 깨달음을 공유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예술에 대한 기존의 관념에 대한 의문에서 출발한 플럭서스는 삶과 예술 사이의 경계를 허무는 것, 즉 삶과 예술의 결합을 지향했다. 플럭서스의 대표적 예술가인 요제프 보이스는 삶과 예술의 결합을 “모든 인간은 예술가다.”라고 압축적으로 표현했다. 인간은 창의적인 존재이며, 누구나 창의성을 발휘해 다양한 것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각을 전공했던 보이스는 플럭서스 운동에 참여하면서 전통적인 조각에서 벗어나 행위 예술로 작업의 범주를 넓혀 나갔는데, 플럭서스 운동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예술 개념을 발전시켰다.

 

인문·예술13 시간과 공간의 문화사

공간은 사물이 존재하는 장소라는 의미만 있는 것으로, 그 자체로는 무력하고 텅 빈 곳으로 인식이 되었었다. 그러나 회화와 조각, 소설과 연극, 철학과 심리학 이론들이 공간이 지닌 구성적인 기능에 주목하면서 지금까지는 무의미하게 여겨졌던 공간이 충만하고 능동적이며 창조성을 지닌 유의미한 공간으로 재인식되었다. 기존 견해를 따르는 미술 비평가들은 공간과 관련하여 회화의 제재를 긍정적 공간, 배경을 부정적 공간이라 불렀다. 그런데 재인식된 공간은 배경 그 자체가 다른 요소들과 마찬가지의 중요성을 지닌 것으로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기능이 있음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긍정적 부정 공간’이라고 부를 수 있다.

회화에서 대기에 대한 인상을 표현함으로써 텅빈곳으로 인식되던 공간에 의미를 부여한 인상파 화가들은 이러한 긍정적 부정 공간을 통해 이전의 관습과 첨예하게 대립하였다. 인상파 화가들은 태양 빛, 안개, 황혼 등의 배경을 섬세하게 표현하면서 이들을 제재와 융합하였다. 모네는 시간대와 계절을 달리하며 루앙 대성당 연작을 그렸는데, 이 그림들에서는 공간과 빛이 화면을 주도하고 있어서 제재인 대성당을 능가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구스타프 클림트의 작품에서도 배경의 긍정적 기능에 대한 이와 비슷한 생각을 찾아볼 수 있다. 클림트가 1904년과 1908년 사이에 그린 초상화 세 작품에서 배경에 있는 기하학적인 무늬들은 제재인 인물 못지않게 관람자의 시선을 끈다. 회화에서 공간은 입체파에 이르러 하나의 구성적 요소로서 완전히 자리 잡았다. 브라크는 공간에 대상과 동일한 색, 질감, 실질성을 부여하고, 공간과 대상을 거의 구별할 수 없게 뒤섞어 버렸다. 브라크의 <노르망디 항구>에서 바다와 하늘, 그리고 그려진 대상들 간의 공간들은 대상으로서의 등대, 부두, 배, 돛과 동일하게 조각난 요소들로 표현되어 있다. 브라크는 입체파의 매력에 대해 자신이 감각한 새로운 공간을 구현하는 것이라고 언급하였다. 자연 안에서 ‘감촉할 수 있는 공간’을 발견한 그는 대상 주변에서 느껴지는 움직임, 지형에 대한 느낌, 사물들 사이의 거리를 표현하고자 했다.

 

2부 적용 학습 사회·문화 제시문 본문 파일

 

 

사회·문화01 위협 소구

매스 커뮤니케이션의 설득 전략 중 하나인 ‘위협 소구’는 수신자에게 위협이나 공포감을 불러일으키는 방법이다. 여기서 공포란 외부 혹은 내부의 사건에 의하여 야기되는 걱정, 불확실성, 불안전, 그리고 인지된 위험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음주 운전 방지를 위한 공익 광고 영상에서 “필름은 되돌릴 수 있지만 생명은 되돌릴 수 없습니다.”라고 말함으로써 공포심을 유발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어떤 학습 이론가들은 강력한 수준의 위협 소구가 더 많은 주목과 이해를 유발하기 때문에 태도를 더 많이 변화시킨다는 가설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강력한 수준의 위협 소구를 사용할 경우, 감정적 긴장 정도가 높아져 분노나 회피 등의 자발적 방어 반응이 유발되어 설득의 효과가 줄어들기도 하기 때문에 위협 소구를 사용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사회·문화02 거버넌스 이론

거버넌스(governance)는 국가, 시장, 그리고 시민 사회 영역의 행위자들이 각기 자율성을 바탕으로 국정 운영에 참여할 수 있는 방식이다. 거버넌스는 협치, 공치, 동반자적 국정 운영 등 다양한 용어로 불리는데, 국가, 시장, 시민 사회 등 사회 각 영역 행위자들 간 영향 관계에 따라 거버넌스의 형태는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거버넌스 이론은 전통적으로 행정학이나 정치학에서 다루었던 내용을 거버넌스와 연계하여 연구하려는 시도이다. 거버넌스 이론은 자본주의 체제에서 과잉 생산으로 인한 실업 증가와 경제 성장 둔화, 세계화로 인한 국가 간의 경쟁 등과 관련한 정부의 개혁 필요성에 따라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하였다.

 

사회·문화03 대공황의 원인과 경제 정책

1929년 미국 주식 시장의 붕괴를 기점으로 전 세계로 확산된 대공황이 경제학에서 가지는 의미는 빅뱅(Big Bang)이 물리학에서 가지는 의미에 비유되기도 한다. 산업 혁명 이후 서구 경제는 여러 차례의 경기 침체를 경험하였지만, 대공황은 불황 정도가 유례없이 깊고 오랜 기간 지속되었다는 점에서 이전의 경기 침체와는 구별된다. 주식 시장의 붕괴는 대공황 이전에도 여러 차례 관찰되던 현상이므로 그 자체가 대공황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라는 점과 대공황의 전개 및 회복 과정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학자들이 동의하고 있다. 주식 시장 붕괴에 이은 은행 파산과 디플레이션, 보호 무역주의의 대두에 따른 국제 교역 감소 등의 연쇄적인 과정을 거치면서 통상적인 경기 침체가 대공황으로 확대되었다는 것이다. 대공황의 원인과 관련해서도 제1차 세계 대전 이후 경제 구조의 불안정성과 경제 정책의 실패가 대공황을 초래하였다는 것에는 어느 정도 합의가 이루어져 있으나, 불안정한 경제 구조의 주요 원인에 관해서는 통화 가설과 지출 가설로 구분되는 두 가지 가설이 존재한다.

 

사회·문화04 데이터 소유권과 데이터 경제

4차 산업 혁명으로 인해 디지털 경제의 핵심 자원으로 부상하게 된 데이터는 일종의 재화로서 다음과 같은 특징을 지닌다. 우선 데이터는 정보로서, 특정 용도에 사용되면 더 이상 그 외의 다른 용도에는 사용할 수 없는 대부분의 일반적 재화와는 달리 한번 사용된 후에도 다른 용도로 다시 사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비경합적인 성격을 띤다. 또한 최종적으로 소비되는 재화가 아니라, 재화나 서비스를 생산하는 데 투입된다는 점에서 자본재로 간주된다. 복제에도 거의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에 이를 다양한 경제 주체들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면 사회 전체적으로 재화와 서비스 생산 비용이 하락하므로 데이터의 공유는 사회 전체의 효용을 증가시킬 것이다. 또한 대부분의 중요한 데이터는 인간의 행동에 관련된 것으로, 최근 빅 데이터의 가치가 부각되는 이유는 결국 이것이 인간 행태에 관한 개인 정보들을 대량 집적해 놓은 것이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인공 지능을 기반으로 하는 4차 산업 혁명 사회에서 인공 지능 시스템의 훈련을 위해서는 새로운 데이터가 끊임없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데이터의 한계 효용은 감소하지 않는 반면, 데이터 수집을 위해 막대한 투자 비용을 필요로 하는 인프라 구축 단계가 끝나면 추가적인 한계 비용은 점점 낮아져 0에 수렴한다. 따라서 데이터를 수집·생성하여 빅 데이터를 구축하는 기업의 입장에서 빅 데이터는 무제한 생성하는 것이 최적화된 생성이다.

 

사회·문화05 박물관과 사회의 관계

‘신(新)박물관학’이라는 용어가 알려지게 된 것은 피터 버고의 『신박물관학』이라는 저서에 의해서이다. 이 책에서 버고는 박물관학이 박물관 전문가들에게 특화된 영역이라는 인식을 넘어, 박물관학의 대상이 사람들의 관심사 전반으로 확대될 수 있음을 강조하였다. 특히 버고는 박물관의 행정, 관리, 운영과 관련된 방법론에 집중하고 연구하는 학문을 ‘구(舊)박물관학’이라고 일컫고, 구박물관학에서는 박물관의 목적에 대해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점을 비판하면서 박물관의 목적에 대해 근본적으로 재검토하는 학문으로서 ‘신박물관학’을 주창한다. 박물관에 있는 전시품을 보존하거나 관리하는 데 주력하는 것이 아니라, 박물관의 사회·문화적 역할을 연구하는 데 집중하자는 것이다.

 

사회·문화06 국제 수지의 이해와 활용

가정에서 수입과 지출을 관리하기 위해 가계부를 쓰듯이 국가도 외국과의 교역에 따른 수입과 지출을 관리하기 위해 통계를 작성하게 된다. 일정 기간 동안 한 국가의 거주자와 비거주자 간의 상품, 서비스 및 자본 등 모든 경제적 거래를 종합하여 기록한 통계가 국제 수지표이다. 여기서 일정 기간은 통상 1년으로 설정된다. 국제 통화 기금(IMF)에서 국제 수지 통계의 포괄 범위 및 평가 기준을 정하고 각국은 여기에 따라 국제 수지표를 작성하고 있는데, 국제 통화 기금은 대외 거래의 환경 변화 등을 감안하여 필요시에는 이 기준을 개정해 오고 있다. 현행 국제 수지표는 상품 및 서비스 등을 수출한 금액에서 수입한 금액을 차감한 경상 수지와 자본 이전 등을 기록하는 자본 수지, 그리고 거주자와 비거주자 간 금융 거래를 기록하는 금융 계정으로 분류된다. 금융 계정에서는 거주자가 해외의 주식, 채권 등에 투자한 금액을 자산으로, 비거주자가 국내의 주식, 채권 등에 투자한 금액을 부채로 기록한다. 금융 계정의 자산 항목에는 자산의 증가액에서 감소액을 차감한 순자산 증감액을, 부채 항목에는 부채의 증가액에서 감소액을 차감한 순부채 증감액을 각각 기록하며, 금융 계정의 자산에서 부채를 차감한 금액을 금융 계정 순자산으로 인식한다. 국제 수지표에는 기초 통계의 오류나 통계 작성상의 실수 등에 따른 약간의 오차와 누락이 존재하지만 이를 무시한다면, 경상 수지와 자본 수지의 합에서 금융 계정 순자산을 차감하면 ‘0’이 되도록 국제 수지표가 작성된다.

 

사회·문화07 선거 방송 보도의 종류와 특징

선거 방송 보도는 불특정한 대중에게 정치적 메시지를 대량으로 전달할 수 있는 매체라는 점에서 선거 운동의 중요한 도구이다. 선거 방송 보도가 선거 운동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 이유는 대중에게 쉽게 선거 운동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으며, 대중의 정치의식 수준이 높거나 낮은 것에 영향을 덜 받으면서 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선거 방송 보도는 선거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가령 후보자나 정당이 선거 운동의 의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선거 방송 보도에 따라 의제가 만들어지는 것이 있다. 이는 미디어에 의해 선거 운동 의제가 통제되어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선거 방송 보도에는 선거 운동 기간 중에 특정 정치인에 대해 보도하는 것, 부정식 뉴스 보도의 증가, 본질적 이슈 보도 대신에 선거 운동에 대한 보도 증가와 같은 현상들이 나타나며, 이러한 현상과 관련한 선거 방송 보도로는 개인화 보도, 부정식 보도, 경마식 보도가 있다.

 

사회·문화08 노무 제공자의 법적 지위와 보호

산업 구조가 급격하게 변화하고 비용 절감을 위한 기업 경영 방식이 확산되면서 기존의 전형적인 노무 제공 형태와는 다른 비전형적인 노무 제공 형태가 늘어나고 있다. 노무란 육체 또는 두뇌를 사용하여 일을 하는 것을 말하는데, 생산직, 사무직의 경우는 전형적인 노무 제공 형태에 해당하며, 최근 늘어나고 있는 무급 인턴, 자원봉사, 플랫폼을 통한 노무 제공 등은 비전형적인 노무 제공 형태에 해당한다. 노무 제공 형태가 다양화됨에 따라 우리 사회에서는 비전형적인 노무 제공자의 법적 지위에 대한 문제가 대두하고 있다. 비전형적인 노무를 제공한 당사자는 스스로를 근로자라고 주장하고 노무를 제공받은 사용자는 해당 노무 제공자가 근로자가 아니라고 주장하여 분쟁이 일어나는 것이다. 그렇다면 노무 제공자가 근로자인지 아닌지는 어떻게 판단하는 것일까?

 

사회·문화09 채권의 발행 및 가격 결정 방식

채권은 정부, 지방 자치 단체, 특수 법인 또는 주식회사와 같은 발행자가 투자자를 대상으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미래에 일정한 이자와 원금의 지급을 약속하고 발행하는 채무 증서를 말하고, 채권 시장은 이러한 채권이 거래되는 시장을 의미한다. 소비를 목적으로 하는 일반적인 상품들은 하나의 상품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따라 가격과 거래량이 결정되는 데 반해, 투자 자산을 거래하는 채권 시장은 신규로 발행된 채권이 최초로 거래되는 발행 시장과 이미 발행된 채권을 대상으로 투자자들 간 매매가 이루어지는 유통 시장으로 구분된다. 채권이 최초로 발행되어 투자자에게 판매되는 발행 시장에서의 채권 물량과 가격이 결정되는 방식은 유통 시장에서의 그것과는 상이하게 이루어진다. 채권의 발행 시장과 유통 시장은 가끔 도매 시장과 소매 시장에 빗대어 설명되기도 한다. 이처럼 채권 시장을 발행 시장과 유통 시장으로 구분하는 것은 소수의 대형 투자자들이 발행 시장에 참가하여 물량을 확보한 뒤 이를 유통 시장에서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거래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경험에 따른 것이다.

 

사회·문화10 조선 시대 소송 제도

현행 민사 소송법에는 소송 절차가 공정하고 신속하며 경제적으로 진행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되어있다. 재판이 공정해야 함은 말할 것도 없지만, 공정함만 추구하다 보면 재판의 진행이 더디게 되어 재판을 통해 달성하고자 한 소송 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재판이 신속하고 경제적으로 진행되는 것도 중요하다. 소송 당사자 중 한쪽이 출석하지 않았을 때 신속한 재판 진행을 위해 그 사람이 제출한 소장, 답변서, 준비 서면 등을 진술 내용으로 갈음한다. 소송 당사자가 변론 기일에 출석하지 않고 진술을 대체할 서류도 제출하지 않은 경우에는 변론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간주하고 재판을 진행한다. 그리고 시효라는 제도를 두어서 소송 사건에 대해 소를 제기할 수 있는 제소 기간을 정해 두고 있다. 시효는 일정한 사실 상태가 오래 계속된 경우에 그 상태가 진실한 권리관계*와 합치하느냐 여부를 묻지 않고 사실 상태를 그대로 존중하여 그 권리관계로 인정하는 제도이다. 사건 발생 이후 해당 제소 기간이 지나면 옳고 그름을 불문하고 누구도 해당 사건에 대해 더 이상 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한 것이다. 이는 분쟁이 발생한 이후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기간에 제한을 두지 않을 경우 소송 진행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소송 당사자들의 권리관계가 장기간 불안정해지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이들 규정은 소송 실무상 진행의 속도와 권리 안정 문제를 실체적 진실보다 더 중요시한 조처이다.

 

사회·문화11 헌법 재판

헌법은 국가의 조직과 구성 및 국민의 자유와 권리 보장을 위한 최고의 규범 체계이자 권리 장전으로, 정치와 사회 질서의 지침을 제공한다. 국가의 법질서는 헌법이 추구하는 가치에 의하여 지배되기 때문에 법률, 명령, 규칙 등 헌법의 모든 하위법은 헌법에 위반되어서는 안 되며, 모든 국가 기관은 공권력을 행사할 때 헌법을 준수하여야 한다. 그런데 헌법과 관련한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법률의 적용 과정에서 해당 법률이 헌법에 위배된다는 주장이 제기되거나 공권력의 작용이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면 일반 법원이 아닌 헌법 재판소에서 헌법 재판을 통해 해당 분쟁을 해결하게 된다.

 

사회·문화12 공공 선택론

19세기 말에는 공공 기관에서의 의사 결정을 분석하기 위해 조직을 하나의 유기체로 보는 기능주의 이론이 주로 활용되었다. 하지만 기능주의로는 공공 기관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는 비판이 대두되면서 공공 기관에서 일하는 공무원인 관료의 행동 동기를 분석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베버는 관료가 주어진 정치적 목표를 최대한 달성하고자 하며, 사익이 아닌 공익을 추구한다고 가정하였다. 또한 관료는 정책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완전히 배제되고, 오직 정치인이나 상급 관료의 결정을 충실히 집행하는 역할을 한다고 보았다. 따라서 그는 관료 개인의 특성은 정책의 실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여기고 제도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에 초점을 두었다. 하지만 관료의 특성에 따라 정책의 실현 여부가 달라지기도 하고, 하급자가 상급자에게 무조건 복종하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그의 이론은 비판을 받았다.

 

사회·문화13 문턱값과 재화의 도달 거리

독일의 크리스탈러는 남독일의 도시 분포를 바탕으로 도시의 규모, 입지 등에 일정한 원리가 작용한다는 것을 분석해 취락이나 상업 입지의 분포가 규칙성을 지닌다는 중심지 이론을 도출하였다. 중심지란 배후지에 재화나 서비스를 공급하는 곳으로서, 재화의 도달 거리와 문턱값을 통해 이해될 수 있다. 점포를 예로 들면 재화의 도달 거리는 운송비 제약에도 판매가 실현되는 최대한의 거리이며, 문턱값이란 최소 요구치라고도 하는데, 판매 수익이 총비용을 상회하기 시작하는 거리이다. 재화의 도달 거리와 문턱값은 공급자 입장에서도 생각할 수 있고, 수요자 입장에서도 생각할 수 있다.

 

2부 실전 학습 과학·기술 제시문 본문 파일

 

과학·기술01 행위자-연결망 이론

과학 지식은 다른 문화나 지식과 달리 사회적 맥락에 구속되지 않는 예외적 지식으로 간주되어 왔다. 그러나 모든 지식은 어떤 방식으로든 그것이 생산된 사회적 여건에 영향을 받으며, 따라서 과학 지식도 단순히 자연이라는 실재의 객관적 반영이 아니라 다양한 사회적 요인에 영향을 받는 사람들이 구성하는 유동적 결과물이라는 주장이 최근 힘을 얻고 있다. 라투르가 제시한 행위자–연결망 이론은 과학 지식의 형성 과정에 대해 위와 같은 구성주의의 입장을 취하면서도 모든 지식의 가치가 동등하다고 보는 극단적 상대주의에 빠지지 않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 할 수 있다.

 

과학·기술02 핵 재처리 기술

원자력 발전은 핵분열 연쇄 반응을 유도하여 에너지를 얻는다. 원자력 발전의 연료로는 주로 우라늄이 사용되는데, 천연 우라늄을 구성하는 물질의 99% 이상은 핵분열이 일어나지 않는 우라늄-238이고 핵분열이 가능한 우라늄-235는 천연 우라늄 속에 0.7% 정도만 포함되어 있다. 이 상태로는 우라늄-235의 비율이 낮아 핵분열을 유도할 수 없기 때문에 우라늄-235의 비율을 3% 이상으로 높여야 하고, 이 과정을 우라늄 농축이라고 한다. 우라늄-235의 비율을 3~5%로 높여 원기둥 모양의 연료봉으로 만든 후 이를 다발로 묶어서 핵연료를 만든다. 이렇게 만들어진 핵연료를 원자로에 넣고 중성자를 충돌시켜 핵분열을 유도하는 것이다. 원자로에 넣은 핵연료의 우라늄-235의 비율이 낮아져서 반응력이 떨어지면 원자로에서 꺼내는데, 이를 사용 후 핵연료 라고 한다. 사용 후 핵연료에는 핵분열이 일어나지 않은 우라늄-235가 남아 있고, 우라늄-238, 우라늄-238이 중성자와 반응하여 만들어진 물질인 플루토늄-239, 그리고 이 외에도 핵분열 과정에서 생성된 핵물질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중우라늄-235와 플루토늄-239는 핵분열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이므로 사용 후 핵연료에서 추출한 후 원자력 발전의 연료로 재사용할 수 있는데, 이 분리 공정을 핵재처리라고 한다.

 

과학·기술03 창의성과 뇌

표준국어대사전은 창의성을 ‘새로운 것을 생각해 내는 특성.’으로 단순하게 정의하고 있지만, 창의성은 여러 가지 인지적, 정서적, 의지적 요소가 결합된 특성이다. 창의성은 창조적인 직업군이라고 할 수 있는 과학자, 작곡가, 화가, 소설가, 시인에게 두드러지는 특성이다. 이들은 세상에 없었던 자신만의 고유한 것을 만들어 내는 데 능하다. IQ가 매우 높으면 천재라고 하지만 그들이 모두 창의성이 높은 것은 아니며, 창의적인 성과를 낸 인물들이 모두 IQ가 탁월하게 높은 것도 아니다. 오히려 학습 부진아가 창의적 성과를 낸 경우도 있다. 아인슈타인은 읽기와 산수에 학습 장애가 있었고 다윈은 언어 습득과 읽기에 장애가 있었지만 역사상 가장 창의적인 과학적 성과를 내놓았다. 또한 어떤 영역에서 뛰어난 능력을 가진 사람이 모두 창의적인 것도 아니다. 그러면 창의성을 구성하는 여러 요소 중에서 유창성과 의지력이 어떻게 뇌에서 발현되는지 검토해 보자.

 

과학·기술04 화학 반응과 촉매

화학 반응에서 어떤 반응은 쉽게 일어나고, 또 다른 반응은 잘 일어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반응이 잘 일어나게 하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 이러한 질문에 답을 하려면 화학 반응이 일어나는 경로를 살펴봐야 한다. 어떤 반응이 진행되기 위해서는 반응 물질들이 필요하고, 그 반응 물질들이 서로 만나야 한다. 그렇지만 분자들이 만나기만 한다고 반응이 곧바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반응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반응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의 운동 에너지를 가진 분자들이 알맞은 방향으로 충돌해야 한다. 운동 에너지와 방향, 이 두 가지 조건 중 하나라도 만족시키지 못하면 그 분자는 반응을 제대로 진행시킬 수 없다. 분자들이 만나 반응을 진행시키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운동 에너지를 활성화 에너지라 부르며, 활성화 에너지 이상의 운동 에너지를 갖는 분자들만이 화학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어떤 반응의 활성화 에너지가 크면 활성화 에너지 이상의 운동 에너지를 갖는 분자의 수가 적기 때문에 반응이 느리게 진행된다. 반대로 활성화 에너지가 작으면 그보다 큰 운동 에너지를 가진 분자들이 많아 반응이 빠르게 진행된다.

 

과학·기술05 OSI 참조 모델

네트워크는 컴퓨터 등 수많은 장비들로 이루어져 있고, 이 장비들은 서로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데이터를 주고받을 때에는 신뢰성 있고 원활한 통신을 수행하기 위해 사전에 합의된 통신 규약인 프로토콜을 사용한다. 프로토콜은 장비 간 데이터를 주고받는 과정에서의 통신 방법에 대한 규약으로, 네트워크가 성립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요소 중 하나이다. 초기의 프로토콜은 특정 업체가 자사의 장비들을 연결하기 위해 만들었다. 만약 한 조직체 내에 서로 다른 컴퓨터 시스템이 서로 다른 프로토콜을 사용하는 경우 프로토콜 간 통신이 이루어지기 어려웠기 때문에 각기 다른 프로토콜을 변환해 연결해 주는 게이트웨이(gateway)가 필요하게 되었다. 그러나 현존하는 모든 프로토콜에 대하여 이러한 게이트웨이를 개발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고, 기술적으로도 매우 어렵다. 이에 따라 모든 컴퓨터 제작사 및 통신 장비 업체들 간 프로토콜의 호환성을 높이는 방안이 마련되었고, 다양한 네트워크에 상호 연결되어 있는 개방형 컴퓨터 통신 환경에 적용할 수 있는 표준 프로토콜인 OSI(Open Systems Interconnection) 참조 모델이 제시되었다.

 

과학·기술06 케플러와 지구의 타원 궤도 운동

케플러가 살던 시대에는 아직 많은 자연의 영역에서 수학적 법칙이 제대로 수립되지 않았었다. 자연법칙의 존재에 대한 케플러의 믿음이 얼마나 컸던지 그는 수십 년을 누구의 지지도 없이 행성 운동에 대한 수학적 법칙을 찾아내는 데 바쳤다. 그는 코페르니쿠스의 태양 중심설을 선구적으로 받아들이고 튀코 브라헤의 관측치를 토대로 행성의 운동에 관한 법칙을 수립하였다. 이후 뉴턴의 만유인력의 발견은 그의 행성 운동 법칙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코페르니쿠스는 항성과 행성의 겉보기 운동*을 파악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태양과 항성들을 정지한 것으로 상정하고, 자전하는 지구가 다른 행성처럼 태양 주위를 도는 것으로 간주하는 것임을 당대 소수의 지식인에게 인식시켰다. 당시에 튀코 브라헤는 관측을 통해 행성의 운동에 대한 정밀한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하였고 케플러는 이 데이터를 토대로 가까스로 행성 궤도를 발견할 수 있었다. 태양 주위에서 행성들의 운동 경로를 확정하려는 케플러에게 극복할 수 없을 것 같은 난제는 태양 주위를 도는 지구에서 행성이 어느 때에 어떤 방향에 보일 것인지만 알 수 있을 뿐 실제로 어느 위치에 있는지 알 수 없다는 점이었다. 케플러는 먼저 지구 자체의 운동에 대해 알아내야 했지만 이것은 태양, 지구, 항성들만 있을 때에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고정된 항성들을 기준으로 하여 태양과 지구의 연결선이 항상 고정된 평면에 놓여 있다는 것을 케플러는 쉽게 알 수 있었다. 또한 항성들에 대한 태양의 겉보기 운동의 각속도*는 1년을 주기로 규칙적으로 바뀌는 것이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지구에서 태양까지의 거리가 1년 동안 어떻게 바뀌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았기 때문에 이것은 별로 유용하지 않았다. 지구에서 태양까지의 거리 변화를 알아야만 지구 궤도의 실제 모양과 지구가 태양을 어떤 식으로 도는지를 알 수 있었다.

 

과학·기술07 다양한 저울의 측정 원리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용하는 저울은 어떠한 원리로 작동하여 물체의 무게를 측정하는 것일까? 양팔저울과 대저울은 지레의 원리를 응용한다. 양팔저울은 지렛대의 중앙을 받침점으로 하고, 양쪽의 똑같은 위치에 접시를 매달거나 올려놓은 것이다. 한쪽 접시에는 측정하고자 하는 물체를, 다른 한쪽에는 추를 올려놓아 지렛대가 수평을 이루었을 때의 추의 무게가 바로 물체의 무게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양팔저울은 지나치게 무겁거나 부피가 큰 물체의 무게를 측정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런 점을 보완한 저울이 바로 대저울이다. 대저울은 받침점에 가까운 곳에 측정하고자 하는 물체를 걸고 반대쪽에는 작은 추를 걸어 움직여서 지렛대가 평형을 이루는 지점을 찾는 방법으로 물체의 무게를 측정한다. ‘물체의 무게×받침점과 물체 사이의 거리=추의 무게×받침점과 추 사이의 거리’이므로 받침점으로부터 평형을 이루는 지점을 알면 지레의 원리를 이용하여 물체의 무게를 간단히 계산할 수 있다.

 

과학·기술08 이상치와 결측치의 처리

세상의 모든 분야와 영역에서 끊임없이 데이터가 생산되고 있다. 이렇게 생산된 데이터를 잘 수집하여 분석하면 세상을 이해하는 유용한 지식과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 그렇지만 데이터 분석자가 데이터 분석 과정에 들어가기 전에 정제되지 않은 데이터를 잘 처리해 주지 않으면 제대로 된 분석 결과를 얻을 수 없다. 특히 데이터의 이상 치와 결측치는 데이터 분석을 오류에 빠뜨리는 원인이 되므로 데이터 전처리 과정에서 잘 처리해 주어야 좋은 분석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상치는 정상적인 범위 밖에 있는 값으로, 단 하나라도 존재하면 분석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가령 하나의 이상치가 데이터 평균을 크게 바꿔 놓을 수 있다. 이상치는 데이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개입되어 발생한 것으로 간주되므로 찾아서 제거해야 한다. 이상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데이터의 분포를 가늠하는 데 유용한 사분위수에 대해 알 필요가 있다. 어떤 하나의 속성에 대하여 알려진 데이터 값들을 일렬로 작은 값부터 큰 값의 순서로 나열했을 때 50% 위치에 있는 값이 중앙값이다. 크기가 같은 값이 복수일 경우에도 모두 순위를 세어 준다. 이때 자료 개수가 홀수이면 앞에서 센 순위와 뒤에서 센 순위가 같은 값이 중앙값이다. 자료 개수가 짝수이면 중앙에 있는 두 값의 평균이 중앙값이다. 중앙값을 제2사분위수라고도 한다. 중앙값보다 작은 값들의 중앙값을 제1사분위수라고 하고 중앙값보다 큰 값들의 중앙값을 제3사분위수라고 한다.

 

과학·기술09 인공 지능이 만드는 진화 음악

인공 지능이 크게 발달하고 인간에게 고유하다고 여겨진 사고 능력을 기계가 갖게 될 가능성이 현실화 되면서 인간의 삶의 모든 영역이 인공 지능과 연결되고 있다. 기계에 가장 결여되어 있다고 여겨진 창의성을 기계가 갖게 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인공 지능이 창조하는 예술의 가능성과 가치에 대하여 많은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컴퓨터는 단지 프로그래밍이 된 것만 할 수 있다.’라는 선입견을 깨고 인간이 창출한 적 없는 새로운 음악을 인공 지능이 만들어 내고 있다.

최근에 컴퓨터가 생물 진화 과정을 흉내 내어 만드는 진화 음악에서는 생물 유기체의 진화와 발생 과정을 모방하는 ‘유전 알고리즘’(GA, Genetic Algorithm)이 활용되고 있다. 그중 하나로서, 유전 알고리즘이 만들어 내는 ‘음악 유기체’ 는, 마치 생물 유기체가 단일한 세포에서 발생하듯이, 하나의 음(音)으로부터 계산에 의해 파생된 음악 작품이다. 음악 유기체의 ‘발생’에서는 단일한 음에서 여러 개의 음이 연쇄적으로 배열된 복잡한 악곡이 만들어지는데, 이 발생 과정은 ‘음악 유전체’의 통제를 받아 이루어진다. 음악 유전체는 생성된 악보에서도 보이지 않고 음악 유기체를 연주해도 들리지 않지만, 발생에 해당하는 작곡 과정을 지배하는 설계도로 최초의 세대에 부여되는 음악 유전체의 설계는 개발자의 몫이다. 수정란의 유전체가 유전자를 포함하고 있듯이 최초의 음에는 ‘음악 유전자’ 역할을 하는 원소가 특정한 위치에 배열된 행렬 형태의 음악 유전체가 부여되어 있다. 발생 과정을 거치면서 음악 유전체 행렬의 작용으로 행렬의 원소가 지정하는 독특성이 음악 작품의 구조적 특성으로 발현하게 된다.

 

과학·기술10 진동 센서

일반적으로 어떤 물체가 기준 위치에 대해 반복 운동을 할 때 그물체는 진동한다고 말하고 이러한 진동의 패턴이 반복되는 시간을 주기라고 한다. 1초 동안에 주기가 반복되는 횟수를 주파수라고 말하며, 단위는 헤르츠(Hz)를 사용한다. 일상생활이나 산업 현장에는 다양한 진동이 있다. 특히 산업 현장의 생산 설비에서 발생하는 진동은 제품의 수율을 감소시킨다. 특히 초미세 공정이 요구되는 생산 공정에서는 진동으로 인한 불량품 비율의 증가와 생산 비용 증가 등의 문제를 야기하며 작업자에게도 큰 해를 입힐 수 있다. 따라서 진동을 감지하는 진동 센서 기술은 불량을 막는 데 중요한 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

 

과학·기술11 퓨가시티-기체의 비이상성

퓨가시티(fugacity)는 열역학에서 기체와 액체라는 두 가지 상의 상평형을 설명하는 데 필요한 개념으로, 미국의 화학자이자 물리학자인 루이스가 20세기 초에 도입하였다. 그는 퓨가시티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전에 ‘이탈 성향(escaping tendency)’이란 용어를 사용하였다. 그는 이탈 성향의 개념을 에너지의 흐름인 열과 온도의 관계를 통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두 개의 다른 물체가 서로 접해 있는 경우 두 물체 사이에 열의 이동이 없다면 열을 이동시키는 그 무엇인가의 세기나 크기가 서로 동일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반면 한 물체에서 다른 물체로 열이 이동한다면 두 물체가 열을 이동시키는 그 무엇인가의 세기나 크기가 다르다고 생각할 수 있다. 여기서 그 무엇에 해당하는 것이 온도이다. 온도가 높은 물체는 에너지의 이탈 성향이 크지만, 온도가 낮은 물체는 에너지의 이탈 성향이 작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물체의 온도는 그 물체가 보유한 에너지의 이탈 성향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과학·기술12 전계 방출

금속이나 반도체 표면에서 전자를 방출하여 이를 이용하는 기술은 디스플레이, 센서, 의료 분야 등 다양한 분야의 핵심 소자에서 필요한 기술이다. 금속과 반도체의 표면에서 진공 속으로 전자를 방출하는 방법은 크게 열전자 방출과 전계 방출로 나눌 수 있다. 열전자 방출은 금속에 전압을 걸어 전류가 흐를 때 금속 물질의 저항에 의해 금속이 가열되는 줄(Joule) 가열 현상을 이용하는데 가열된 금속 내의 전자가 열적으로 에너지를 받아 금속 표면의 전위 장벽을 넘어 방출되는 현상이다. 금속에 구속되어 있는 전자가 에너지를 받아 전위 장벽을 넘어야 금속의 구속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이때 전위 장벽의 크기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일함수라 한다. 따라서 일함수는 전자가 방출되는 데 필요한 최소 에너지이다. 물질의 종류에 따라 일함수는 고유한 값이며 일함수가 작을수록 물질로부터 열전자 방출이 쉽다.

 

과학·기술13 기체 크로마토그래피

검은색 수성 사인펜의 잉크에는 여러 색깔을 나타내는 성분이 혼합되어 있다. 종이의 아랫부분에 사인펜으로 점을 찍고 종이 끝을 물에 담가 놓으면 물이 종이의 틈을 타고 올라간다. 물에 녹을 수 있는각 색깔의 성분은 물과 함께 끌려 올라가며, 올라가는 정도를 나타내는 점으로부터의 길이는 각 성분마다 다르다. 그것이 각 성분별로 분리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처럼 물과 같은 운반체를 사용해서 혼합물을 각각의 성분으로 분리하는 방법을 ‘크로마토그래피(chromatography)’라고 한다. 크로마토그래피는 혼합물을 분리하는 분석 방법으로, 20세기 초에 클로로필과 크산토필 같은 식물성 염료를 분리하기 위해 발명되었다. ‘크로마토’는 라틴어로 ‘색’을, ‘그래피’는 ‘기록’을 의미한다.

 

2부 실전 학습 주제통합 제시문 본문 파일

 

주제 통합01 진화와 행동

(가) 동물들의 행동은 자연 선택에 의해 정형화된 종 특이성을 갖기 때문에 그들의 행동에 의해서도 종이 구별될 수 있다. 코스타리카에 사는 오토메리스 나방은 날개에 매우 두드러진 특징을 가지고 있다. 나방이 쉬고 있을 때는 앞날개가 뒷날개를 덮어서 노란색 나방으로 보인다. 그러나 외부의 적이 나타나 이에 대항할 경우, 나방은 앞날개를 앞으로 펼쳐 뒷날개에 있는 큰 눈처럼 보이는 2개의 큰 원형 무늬를 과시한다. 마치 나방이 이 큰 눈으로 노려보는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오토메리스 나방의 날개 무늬와 과시 행동은 그들 각 개체가 환경에 적응하면서 자연 선택을 통해 만들어 온 진화와 적응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나) 다윈의 『인간과 동물의 감정 표현에 대하여』에 따르면, 인간과 동물의 감정 표현은 학습된 것이 아니라 선천적이고 유전된 것이라고 한다. 감정은 신경이 근육을 자극하여 표정으로 표현되는데, 인간을 포함한 동물은 분노·행복·슬픔·혐오감·공포·놀람 등의 보편적 감정을 가지고 있다. 또한 인간의 경우 얼굴에 드러나는 감정과 기본적 몸짓은 전 세계 사람들에게 동일하게 나타난다. 이러한 감정과 감정 표현의 보편성은 인간이 다양한 상황에서 신속히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진화한 것으로서 효율적인 의사 전달 체계의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한편 다윈은 동물에게서 나타나는 감정 표현 방식과 인간의 감정 표현 방식을 비교하여 감정 표현에 있어서의 생물학적 유사성을 주장하기도 하였다.

 

주제 통합02 시간 구분 방법과 조선의 시간 통제

(가) 시간을 분할 할 때 ‘1년’, ‘1개월’처럼 장기간으로 분할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일상생활에 가장 긴요한 것은 하루를 그보다 작은 시간 단위로 분할하는 것이다. 하루는 지구의 자전 운동으로 인해 생겨나는 시간 단위인데, 일상생활을 위해서는 고대부터 이 시간 단위를 좀 더 세분해서 사람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었다. 동아시아 문화권에서 시간을 구분하는 방법으로는 하루를 균등 분할하는 정시법과 낮과 밤의 길이 변화에 따라 하루를 분할하는 부정시법이 있었다. 그리고 성문 위나 성내의 중앙, 궁궐의 안팎에 종루나 고루를 지어 종이나 북을 설치하고 때에 맞추어 종과 북을 쳐서 시간을 알렸다.

 

(나) 조선 시대에 백성의 생활을 통제하는 것은 왕권과 통치 질서를 보여 주는 일이었다. 이를 위해 조선은 초기부터 정밀한 시간 측정에 근거하여 백성의 시간을 통제하고자 하였다.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는 한양으로 도읍을 옮기고 시내 한복판에 종루를 짓고 큰 종을 걸어 시각에 따라 종을 치게 하였다. 이 종을 신혼대종(晨昏大鐘)이라 하여 백성의 생활을 규제하는 수단으로 사용하였다. 이 종을 운영할 수 있는 시계로 물시계인 경루(更漏)를 만들어 사용하였다. 그리고 백성의 시간을 통제하기 위해 인정(人定)과 파루(罷漏)를 두었다.

인정과 파루는 조선 시대 도성 문이 각각 닫고 열리는 시각을 알리는 것으로, 태종 때인 1401년부터 시행되었다. 경점법을 적용하여 초경 3점에 종을 28번 쳐서 성문을 닫아 사람의 출입을 통제했고, 5경 3점에 종을 33번 쳐서 성문을 열도록 하였다. 인정과 파루 사이에는 매 경과 점마다 북과 징으로 시각을 알렸다.

 

주제 통합03 전통적인 신용 중개와 그림자 금융
은행을 통한 전통적인 신용 중개는 고객으로부터 예금을 수취한 뒤 자금이 필요한 개인이나 기업을 대상으로 대출하여 수익을 얻는 과정을 거친다. 대출은 예금에 비해 만기가 상대적으로 긴 것이 일반적인데 단기에 비해 장기의 경우에는 신용 및 유동성 리스크가 높기 때문에 이를 보상하기 위해 장기 금리가 단기 금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된다. 은행은 대출로 인해 발생한 원리금 반환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 증서인 대출 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하므로 장단기 금리 차이가 은행의 대표적인 수익원이다. 은행의 자금 중개는 예금자, 은행 그리고 대출자로 연결되므로 비교적 단순한 구조를 거쳐 자금이 중개되는 것이다.

그림자 금융(shadow banking)은 은행과 유사한 신용 중개 기능을 수행하면서도 은행 시스템 밖에 있어 건전성 규제나 중앙은행의 유동성 지원, 예금자 보호 등과 같은 은행 수준의 규제와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금융 회사 또는 금융 상품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증권사, 보험사, 카드사 등의 비은행 금융 회사와 각종 펀드, 신탁, 자산 유동화 증권 등의 금융 상품이 포함된다. 은행은 고객 예금을 재원으로 하여 대출을 실시하는 반면, 그림자 금융은 대출을 실행하고 받은 대출 채권을 시장에 매각하여 재원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자금 중개 과정이 은행과는 반대로 진행된다. 이때 이 대출 채권을 매입하는 주체를 콘딧(conduit)이라고 한다. 콘딧은 도관, 즉 물이나 석유가 흐르는 파이프처럼 돈이 흘러 다니는 관이라는 의미이다. 콘딧은 대출 채권을 매입하는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자신의 명의로 발행한 어음 등의 단기 금융 상품을 발행하게 되는데, 이를 매입하는 자금은 펀드 등에 맡긴 투자자들의 돈이다. 투자자들의 자금이 콘딧에게 원활히 흘러가기 위해서는 누군가 콘딧이 발행하는 어음 등을 보증함으로써 신용도를 높여야 하는데 주로 은행과 같은 공신력 있는 금융 회사가 이 업무를 담당한다. 콘딧은 매입하고자 하는 대출 채권들을 묶어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뒤 여기서 발생하는 현금 흐름을 기초로 하여 신종 증권을 발행하여 투자자에게 매각하여 재원을 마련한다. 이처럼 그림자 금융에서는 대출 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하기보다는 만기가 짧은 단기 증권으로 만들어 시장에 내다 파는 증권화를 통해 다수의 금융 회사들이 중개 사슬을 만들게 되므로 전통적인 신용 중개보다는 상대적으로 길고 복잡한 과정을 거쳐 자금이 중개되는 것이다.

 

주제 통합04 음악의 의미와 대상의 문제

(가) ‘애국가’의 가사에서 ‘동해물과 백두산’은 실제의 지리적 대상을 지시하지만 그 가사를 얹은 음표 자체는 무엇을 지시하는 기호일까? 이에 대해 스트라빈스키는 ‘음악이란 본성상 어떤 것도 표현할 능력이 없다.’라고 주장하며 음악을 어떤 의미 차원도 가지지 않는 자생적 현상으로 보았다. 이와 달리 어떤 음악 이론가들은 ‘음악은 무엇인가를 말하는 것이며 우리는 그러한 의미를 찾을 수 있다.’라는 전제하에 음악이 비음악적인 지시 대상, 즉 외부 세계의 실체를 반영한다고 보았다.

해튼은 음악의 구조를 기호로, 음악의 구조가 지시하는 대상을 문화적 단위로 설정하고 이들 간의 상관관계를 ‘유표적 대립의 상관관계’로 간주하면서 음악이 기호로서 대상과 관계를 맺는 방식에 대해 설명하였다. 인간의 모든 구분은 대립 관계를 포함하며 이때의 대립 관계들은 근본적으로 비대칭적이라는 전제에 기반한 유표성(markedness) 이론에 따르면, 대립 관계에서 한편은 좀 더 섬세하고 특정한 방식으로 제한되지만, 다른 편은 좀 더 일반적이고 추상적인 방식으로 이해된다. 가령 단조 대 장조와 같이 대립 관계에 놓인 음악적 양식 중 단조는 ‘비극적’이라는 의미와 일관되게 연합되어 상당히 한정적인 뜻을 갖는 데 반해 장조는 ‘비극적’의 반대인 ‘희극적’을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영웅적’, ‘전원적’ 등과 같이 비극적이지 않은 모든 것들을 포괄하는 훨씬 더 넓은 뜻을 가지며 심지어 비극적인 것을 표현할 때 마저 사용되기도 한다. 이런 의미에서 단조는 장조와의 대립 관계를 전제로 비극성, 슬픔, 우울함 등의 정조를 의미하는 기호로서 유표성을 띠게 되며, 단조 대 장조와 같은 대립 관계에 있는 음악적 구조나 양식은 슬픔 대 행복과 같이 대립 관계로 규정된 문화적 단위와의 상관관계에 놓이면서 음악이 동일 문화권 내에서 안정적이고 일관적인 의미를 유지하는 데 기여한다는 것이다.

 

(나) 음악이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가? 음악학에서 꾸준히 제기되어 온 이 오래된 물음에 대해 부정적으로 답하는 데이비스, 키비, 클락과 같은 음악 이론가들은 대체로 음악과 언어의 차이를 강조하면서 음악에서의 대상의 부재를 그 근거로 제시한다. 어떤 단어의 의미를 번역한다는 것은, 의미론적 내용의 맥락으로 이루어진 상징체계 안에서 그 단어의 위치를 고려한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음악은 이를 번역해 줄 상징체계에 의존하지 않고 홀로 고립되어 존재한다. 따라서 음악은 가령, ‘관용’과 같은 개념적인 감정을 표현할 수 없다. 음악은 관용에 관련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여건도 갖추지 못했는데, 그것을 지시할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음악에서 이러한 대상의 부재 혹은 지시 능력의 결여는 음악 기호학의 성립 가능성에 대한 반론의 근거를 이룬다. 음악이 기호가 되려면 그 자신과는 다른 어떤 것, 즉 대상이 이미 존재해야 하기 때문이다. 음악은 술어의 방식으로 어떤 것을 묘사하지 못하며, 따라서 해석의 근거를 제공하는 의미론의 차원이 부재한다. 즉 음악에서의 의미론이 부정되는 까닭은 언어와 달리 음악의 구조, 혹은 구성 요소는 어떤 구체적인 대상을 지시하거나 의미할 수 없다고 간주되기 때문이다.

 


주제 통합05 한비자와 마키아벨리의 통치론

(가) 한비자는 전국 시대 제자백가의 일원으로, 강력한 법을 통해 나라를 다스릴 것을 주장했던 학자이다. 그는 인간 행위의 주요 동기가 이기심이라는 전제하에, 유교의 인의(仁義)를 권장하는 것은 사실상 군주에게는 공자의 수준을, 백성들에게는 공자의 제자 수준을 기대하는 것이라고 비판하였다. 또한 평화로 울 때는 유교의 인의를 장려할 수 있지만 국가가 위험에 빠진 상황에서는 강력한 법을 마련하여 악행을 처벌함으로써 국가 질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한비자는 부국강병을 목표로 법치를 실현하는 것이 여러 나라들이 패권을 다투던 혼란기에 맞는 현실적 통치 방법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이러한 한비자의 통치론이 구체화된 책이 『한비자』이다. 이 책에서 한비자는 노자의 『도덕경』을 자주 인용하고 있다. 노자는 세계를 근원적으로 포괄하는 자연 질서이자 만물의 근원인 도(道)에 따라 사는 것을 바람직한 삶이라고 여기고, 통치자는 백성들이 자발적으로 여러 가지 일들을 하게 이끌 수 있어야 한다고 하였다. 한비자는 이러한 노자의 사상을 근거로 하여 자신의 통치론을 펼쳤다. 한비자는 누구나 부, 고귀함, 장수 등을 원하지만 현실에서는 빈곤, 비천함, 멸망 등을 피하기 어려우므로 미혹함에 빠지지 말고 노자의 도에서 벗어나지 말 것을 강조하였다. 또한 그는 인간은 이타심도 가지고 있어 전적으로 사악한 존재는 아니지만 이기적으로 행동할 수밖에 없는 존재라고 하였다. 이기적인 인간은 권력에 복종하고 처벌을 두려워하므로 통치자는 소수의 사람에게만 효과가 있는 덕치를 버리고 다수의 사람들에게 효과가 있는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한비자는 유가에 대한 자신의 비판이 작은 국가를 유지하라고 강조한 노자의 생각과 상통하는 면이 있다고도 하였는데, 이는 국가의 규모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 아니라 통치자가 미치는 영향력에는 한계가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나)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이라는 책으로 잘 알려진 정치 사상가이다. 『군주론』에 드러난 마키아벨리의 통치론은 국가의 유지와 발전을 위해서는 어떠한 수단과 방법도 허용할 수 있다는 국가 지상주의적 정치 철학으로 이해되어 혹평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의 통치론을 중세 시대 이후의 15세기 르네상스의 영향하에서 인간 중심적 시각을 담은 정치 철학으로 평가하는 시각도 있다. 『군주론』에 신을 대체할 수 있는 인간의 실천 능력에 대한 믿음이 담겨 있다고 보는 것이다.

마키아벨리는 군주를 모든 능력과 가치를 소유한 최고의 존재인 신을 대리하는 인간으로 규정하였다. 군주는 신을 대리하여 현실 세계에서 실제로 행위하는 존재이며, 세계의 근원이자 질서와 평화, 도덕의 현실적 원천이라는 것이다. 마키아벨리에게 있어 군주의 역량이란 신에 의해 부여된 비범한 것으로서 마음대로 개조할 수 없는 것이며, 군주는 오직 운명과만 대립적 관계에 있기 때문에 자신의 역량으로 운명의 힘과 대결하여 국가의 유지와 존속을 위해 문화적 질서를 고안하는 역할을 맡는다. 군주가 어떤 전략이 국가의 이익에 기여할 것인지 잘 예측하면 운명을 극복할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운명에 굴복하게 되므로 군주는 시대 상황에 적합하게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주제 통합06 불확정성의 원리

(가) 1924년 드브로이는 빛이 파동과 입자의 두 성질을 모두 가지고 있는 것에 착안하여, 입자라고 이해되던 전자와 같은 소립자나 야구공과 같은 물체도 파동의 성질을 갖는다고 생각하였다. 그는 소립자를 포함한 모든 물체의 파동을 물질파라고 하였다. 기존의 고전 역학적인 사고에서 입자와 파동은 무관하며 상반되는 개념이었다. 파동이 지니는 성질로서는 파장과 진동수, 진폭 등을 들 수 있고, 입자의 성질로서는 운동량과 위치, 속도, 가속도, 에너지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는 서로 무관하게 생각되었던 파동의 성질과 입자의 성질 사이에서, 빛에서 성립하는 관계가 그대로 적용되는 것으로 생각하여 파동으로서의 파장(λ)과 입자로서의 운동량이 반비례하는 것으로 가정하였다. 이때 운동량은 입자의 질량(m)과 속도(v)의 곱이므로 파장은 질량과 속도의 곱에 반비례하는데 질량과 속도를 곱한 값의 역수에 플랑크 상수(h)를 곱한 값이 물질파의 파장이 된다는 가설을 제안하였다.

드브로이의 가설에 따르면 질량과 속도를 갖는 모든 입자는 이에 상응하는 물질파가 생긴다. 하지만 야구공과 같은 보통 크기의 물체는 플랑크 상수에 비해 운동량이 너무 크므로 물질파의 파장이 너무도 작아 전혀 관측할 수 없게 된다. 한편 질량이 매우 작은 전자는 운동량이 매우 작아서 전자의 파장이 우리가 관측할 수 있는 범위에 들어오게 된다. 드브로이가 그의 이론을 발표하고 수년 후에 전자의 파동성은 실험적으로 증명되었다.

 

(나)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어떤 물체에 대해 어떠한 측정을 할 때마다 얼마간의 불확정성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더욱 정교한 장비를 쓸수록 측정의 불확정성은 점점 줄어든다. 그러나 불확정성의 원리는 미시 세계에서 측정의 정확도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한계는 측정 장비를 어떻게 잘 만들 수 있는가에 대한 제약이 아니라 오히려 현상의 측정에 대한 본질적인 것에 기인한다. 이러한 한계는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볼 수 있는 보통 크기의 물체를 다룰 때는 현실적으로 전혀 중요하지 않지만, 전자와 같이 작은 입자를 고려할 때에는 큰 의미를 지닌다.

물체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어떤 수단을 통해 조금이라도 그 물체를 건드려야 한다. 우리가 어두운 밤에 바닥에 있는 벌레를 손전등으로 찾을 때, 손전등에서 나온 빛, 즉 광자가 벌레에서 반사되어 눈에 들어오면 벌레를 보게 된다. 즉 광자를 이용하여 벌레가 존재하는 위치를 측정할 수 있다. 손전등에서 나오는 광자가 벌레에 부딪히면 벌레의 위치나 운동량에 있어서 어떤 실질적이고 유의미한 정도의 변화도 생기지 않는다.

 

주제 통합07 세상에 대한 인식과 관련된 언어 철학적 논쟁

(가) “적토마는 빨갛다.”라고 말할 때, ‘빨강’은 실제로 존재하는가? 서양 철학에서 이 물음은 ‘적토마’를 특수자라 하고, ‘빨강’을 보편자라 할 때, 보편자의 존재에 대한 질문이다. 전통적으로 서양의 철학자들은 이 물음에 대한 답에 따라 유명론자와 실재론자로 구분된다. 유명론자는 보편자가 인간의 사유에 의해 생겨나지만 사유와 독립해서 실재하지 않는다고 본다. 반면에 실재론자는 보편자가 우리의 사유와 독립해서 실제로 존재한다고 말한다.

실재론을 대표하는 철학자로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를 들 수 있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는 특수자를 공간과 시간 안에 실제로 존재하는 대상으로, 보편자를 특수자에 내재해 있는 속성이나 본질로 보았으며, 두 사람 모두에게 일반 명사는 보편자에 해당했다. 플라톤은 보편자가 거주하는 별도의 영역, 다시 말하면 추상적인 것들의 영역인 이데아의 세계를 상정하고, 일반 명사가 그러한 영역에 있는 항목들을 표상한다고 보았다. 이러한 관점에서 그는 보편자는 특수자를 초월해서 존재하는 것이며 특수자는 보편자의 불완전한 모방물이라고 생각했다. 한편, 아리스토텔레스는 특수자를 제1 실체, 보편자를 제2 실체로 나누었는데, 제1 실체는 이 세상에 실재하는 개별적 사물들로 수(數)적으로 하나만 존재하며 주어가 될 수 있지만 서술어는 될 수 없다. 제2 실체는 주어와 서술어가 될 수 있는 것으로 동일한 공통 본성이나, 공통의 형상, 본질, 보편 개념을 가리킨다. 그는 보편자가 실제로 존재하지만 특수자 안에서만 존재하며 특수자를 통해 드러난다고 보았다. 가령 ‘빨강’은 ‘적토마’와 같은 예를 통해 존재가 드러나는 것으로 본 것이다.

 

(나) 중국 전국 시대 중기의 철학은 언어 철학적 논쟁이 주도하고 있었다. 이와 관련된 자료들이 많이 훼손돼서, 당시의 언어 철학적 논쟁의 전개를 명확히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이 논쟁의 전개에서 중요한 인물 중 한명이 공손룡이며, 「공손룡자」를 통해서 그의 사상을 파악해 볼 수가 있다.

「공손룡자」를 통해서 볼 수 있는 공손룡의 핵심 사상은 견백석(堅白石)*에 대한 논증이다. 그는 견백석이 ‘단단하다[堅]’와 ‘희다[白]’ 그리고 ‘돌[石]’로 이루어져 있다는 ‘견백석삼(堅白石三)’을 부정하고 ‘단단하다’와 ‘희다’라는 두 속성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견백석이(堅白石二)’만을 긍정한다. 그는 감각 인식에 의존하여 눈으로 백석이라고만 감각 하였다면 그것에는 ‘견’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손으로 견석이라고만 감각 하였다면 그것에는 ‘백’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결국 백석이 있다고 하면 백석만이 있는 것이지 견백석이 있는 것이 될 수 없다는 것이고 마찬가지로 견석이 있다고 하면 견석만이 있는 것이지 견백석이 있는 것이 될 수 없는 것이다. 이처럼 사물의 어떤 속성이 그 사물에 존재하는지 여부는 그 속성이 감각되었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 견백석이라고 불리는 사물은 두 속성으로만 감각되기 때문에 「공손룡자」에서는 견백석이 세 가지 속성이 아닌 두 가지 속성으로 이루어졌다는 ‘견백석이’를 주장한 것이다.

 

주제 통합08 강수의 원리와 인공 강우의 원리

(가) 강수는 대기 중의 수증기가 응결되어 물방울이나 빙정이 된 후 지표면으로 떨어지는 현상으로 흔히 비나 눈, 우박 등을 의미한다. 강수 현상이 생기기 위해서는 우선 구름이 필요하다. 구름은 미세한 물방울이나 얼음 결정과 같은 구름 입자들이 집합해 있는 것으로, 구름의 형성은 수증기의 포화 과정을 통해 설명할 수 있다. 주어진 온도에서 대기 중의 수증기가 최대로 포함되었을 때를 포화 상태라고 한다. 이때의 수증기의 양을 포화 수증기량, 수증기에 의한 압력을 포화 수증기압이라고 하며, 포화 수증기량과 포화 수증기압은 기온에 비례한다. 대기 중의 수증기압이 포화 수증기압에 도달하게 되면 초과된 양의 수증기는 응결되어 구름 입자를 형성하고 포화 수증기량과 포화 수증기압은 유지된다. 한편, 대기 중의 수증기압이 포화 수증기압보다 낮은 상태에서도 온도를 낮추면 포화 수증기압이 낮아져서 수증기를 응결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대기가 상승하면 대기의 온도는 낮아지게 된다. 대기의 온도가 낮아져서 수증기가 응결되는 온도인 이슬점에 이르면 수증기가 응결되면서 구름 입자가 생성된다. 이 구름 입자가 모여서 구름을 이루는 것이다. 구름 입자는 중력의 영향으로 아래로 떨어지려고 하지만 상승 기류의 영향을 받아 공중에 떠 있을 수 있다.

 

 

(나) 인공 강우는 구름은 형성되어 있으나 대기 중에 구름 응결핵이나 빙정핵의 수가 적어 구름 입자가 빗방울로 성장하지 못할 때 인위적으로 구름 응결핵이나 빙정핵이 될 수 있는 재료를 뿌려 특정 지역에 강수를 유도하는 것을 말한다. 인공 강우는 오래전부터 시도되었는데 중세 시대 영국에서는 마을의 모든 종을 동시에 침으로써 대기를 흔들어서 인공 강우를 시도했다는 기록이 존재하며, 19세기에는 구름 속으로 폭발물을 쏘아 올려 인공 강우를 시도하기도 하였다. 1946년 미국의 쉐퍼는 안개로 가득 찬 냉장고에 드라이아이스 파편을 떨어뜨리자 작은 얼음 결정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구름에 드라이아이스를 뿌려 최초로 인공 강우에 성공했다. 이를 계기로 현재까지 세계 곳곳에서 인공 강우 실험이 지속되고 있다.

인공 강우 과정에서 인공의 응결핵이나 빙정핵을 구름에 살포하는 행위를 시딩이라고 한다. 현재 시딩의 재료로 주로 사용되는 것은 아이오딘화 은과 드라이아이스, 염화 나트륨과 염화 칼륨 등이다. 이 중 아이오딘화 은과 드라이아이스는 차가운 구름에, 염화 나트륨과 염화 칼륨은 따뜻한 구름에 시딩하는 재료로 사용한다. 영하 4~6℃ 정도의 구름에 아이오딘화 은을 뿌리면 이는 빙정핵의 역할을 하여 구름 속의 과냉각 물방울들이 증발하며 여기에 달라붙게 되고 빙정을 형성한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빙정이 성장하고 지상에 눈 또는 비로 떨어지게 된다. 드라이아이스는 영하 10℃ 정도의 구름에 뿌리는데, 공기를 냉각시켜 과포화 상태로 만든 후 빙정핵이 생성되도록 하여 비나 눈을 내리게 한다. 한편, 따뜻한 구름의 경우 물방울 상태의 구름 입자만 존재하기 때문에 흡습성이 높은 염화 나트륨이나 염화 칼륨 등을 인공 강우의 재료로 사용한다. 이 재료들이 뿌려지면 주변의 물방울이 달라붙어 구름 입자가 점점 커지게 되고 구름 입자 간의 충돌 및 병합 과정이 활성화되어 비가 내리게 된다.

 

주제 통합09 전자기파

(가) 18세기에 수립된 뉴턴 과학은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는 힘인 만유인력과 같이 전기력이나 자기력도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는 힘으로 상정하게 했고 이는 실험을 통해 입증되었다. 기본적으로 만유인력이 질량을 갖는 두 입자 사이에 매개물이 없어도 힘을 전달한다는 ‘원격 작용’의 개념 위에서 수립된 것이었기에 전기력과 자기력도 원격 작용의 일종으로 중간의 매개물 없이 전달되는 힘으로 상정되었다. 19세기 전반에 전자기학에서의 원격 작용설은 유럽 대륙의 과학자들에 의해 수학적 이론으로 정교화되었다.

전자기학에서의 혁명은 영국의 연구자인 패러데이에게서 시작되었다. 패러데이는 1821년부터 뛰어난 실험 자질을 발휘하여 새로운 전자기 현상을 여럿 발견하였다. 이 과정에서 패러데이는 유럽 대륙의 원격 작용설과는 대조되는 연속체설로 자신의 실험 결과를 설명하였다. 1838년에 패러데이는 전기력이 매개물 없이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절연 매질 연속체에 의해 전달된다고 생각하여 힘이 전달되는 연속체를 ‘장’이라고 부르고 ‘장’에서 힘이 전달되는 매질 내부의 경로를 ‘역선’이라는 개념으로 표현할 것을 제안했다.

 

(나) 독일의 물리학자인 헤르츠는 1883년부터 전자기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이 시점에서 헤르츠는 연속적 매질을 토대로 하여 논의를 전개하는 맥스웰의 전자기 이론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그에게 오히려 친숙한 것은 맥스웰 이론을 배격하면서 원격 작용으로 전기력과 자기력이 전달된다고 보는 관점이었다. 그러던 중 헤르츠는 자신의 전자기 실험들이 맥스웰의 이론을 지지하는 결과를 내놓는 것을 보게 되었다. 한번은 헤르츠가 유도 코일을 사용하여 진동하는 전류를 만들어 냈다. 유도 코일에 연결된 두 도선의 말단에 도체 구를 두고 그 구들을 가까이 하면 그 간극에서 유도 코일에서 만들어진 진동 전류에 의해 스파크가 발생했다. 헤르츠는 이렇게 발생한 스파크가 <그림>처럼 옆에 놓인 도선 고리에 만들어놓은 간극에 또 다른 스파크를 일으키는 것을 발견했다. 첫 번째 스파크 간극에서 1.5미터가량 떨어진 곳에 두 번째 스파크 간극을 배치해 놓은 상태에서 첫 번째 간극이 있는 회로의 전원 스위치를 켰을 때, 두 번째 간극에서 스파크가 나타났다.

 

주제 통합10 증강 현실의 공간 인식과 현존감

(가) 증강 현실 기술은 현실 세계에서 취한 이미지에 가상의 정보 이미지를 결합함으로써 목적에 맞는 부가적인 정보를 보여 주는 기술이다. 증강 현실은 아날로그와 디지털 세계로 이분화되어 각각 현실과 가상으로 대응되었던 세계의 이미지를 디지털 매체를 통해 결합하여 새로운 소통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으며, 이를 경험하는 사용자는 현실 세계를 바탕으로 가상의 물체와 상호 작용하여 확장된 공감각적 몰입과 실재감을 느낄 수 있다. 시야를 차단하는 헤드셋 및 가상 환경을 조종할 수 있는 특수 장갑 등을 착용하고 현실 세계가 완전히 차단된 상태에서 경험하게 되는 몰입형 가상 환경과 달리, 증강 현실은 화면을 통해 구현되는 가상 환경에서 마우스와 키보드 등의 입력 도구를 사용하여 환경을 조정하는 비몰입형 가상 환경을 위주로 구현된다.

 

(나) 현존감이란 미디어를 통해 매개된 환경을 현실처럼 느끼는 상태를 의미하며, 미디어와 관련한 최근의 가상 환경 논의에서 자주 등장하는 개념이다. 현실에 존재하는 것과는 별개로 가상 환경에 몰입한 상태에서 가상 환경 속에 자신이 실재하고 있다고 느끼는 것이다. 현존감은 일반적으로 세 가지 차원에서 규정되는데, 개인의 감각을 통해 가상 환경을 현실 공간처럼 느끼는 감각적 현존감, 가상 환경이 사용자에게 반응하는 것처럼 보이도록 설정함으로써 사용자가 가상 환경을 현실 공간처럼 느끼는 공간적 현존감, 가상 환경에서 다른 사람이나 캐릭터들과 상호 작용을 하면서 현실 공간에 있다고 느끼는 사회적 현존감이 이에 해당된다. 이중사회적 현존감은 현실에 실재하는 대상과의 소통이 가상 환경에서 이루어지는 것처럼 느끼는 유사 사회적 상호 작용, 매개된 사람과 현실 공간 속에서 소통하는 것처럼 느끼는 장소적 실재감, 사람처럼 보이는 기술과 소통하며 사람과 소통하는 것처럼 느끼는 사회적 행위자로서의 매체 경험에 의해 유발된다.

 

주제 통합11 조세의 목표와 조세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

(가) 향후 노령 인구가 많아짐에 따라 이들을 위한 연금이나 건강 보험 지출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GDP 대비 정부 지출의 지속적인 상승을 가져올 것이다. 이와 같은 비용 상승 문제에 대처하는 데는 조세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 조세의 목적은 정부 재정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데 있다. 조세 제도를 고안할 때는 효율성과 공평성이라는 두 가지 목표가 고려된다.

일정한 수입을 징수하면서도 이에 소요되는 경제적 비용을 최소화하는 세제가 효율적이다. 세금은 경제적 순손실과 조세 행정 비용을 초래한다. 경제적 순손실과 조세 행정 비용이 적을수록 세제의 효율성이 높아질 수 있다. 경제적 순손실은 조세로 인해 바뀐 경제적 유인에 따라 자원이 배분되기 때문에 발생하는 비효율이다. 즉 조세가 경제 주체들의 의사 결정을 왜곡시키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 경제적 순손실이다. 가령 A, B 두 사람이 각각 피자 한 판을 소비해 얻는 효용이 가격보다 커서 소비자 잉여*가 A에게는 3,000원, B에게는 1,000원이 발생한다고 할 때, 정부가 피자 한 판에 2,000원의 세금을 부과하여 피자 가격이 2,000원 오른다고 하자. 그러면 A와 달리 B는 피자 구매 의사를 철회해 소비자 잉여의 합이 4,000원에서 1,000원으로 감소한다. 이 경우 세금 징수액보다 소비자 잉여가 감소한 금액이 1,000원 많으므로 1,000원의 경제적 순손실이 발생한다. 이와 같이 조세의 부과는 소비자 잉여를 감소시켜 경제적 순손실을 초래할 수 있는데, 생산자 잉여*도 감소시켜 경제적 순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 그리고 조세 행정 비용에는 납세자가 세법을 준수하기 위해 치르는 비용과 정부가 세법을 집행하는 데 투입하는 자원 등이 포함된다. 소득 금액에 따라 여러 단계로 세율을 달리 적용하는 경우 세율을 단순하게 적용하는 경우에 비해 조세 행정 비용이 클 것이다. 세율을 단순하게 적용하는 것은 조세 행정 비용을 줄여 줄 수 있다.

 

(나) 모든 정부는 도로, 교육, 국방 등 공공의 목적에 사용할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효율성과 공평성을 고려하여 여러 세원으로부터 조세를 거둔다. 세원은 조세 부과의 대상이 되는 경제 요소 혹은 경제 행위를 뜻한다. 예를 들어 소득이나 재산, 혹은 부가 가치가 세원이 될 수도 있고, 재산을 사고파는 행위나 소유권을 등록하는 행위 같은 것도 세원이 될 수 있다. 민간 부문에서 다양한 세원을 통해 징수되는 조세는 시장에서 자원이 배분되는 데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민간 부문의 자원 배분에 대한 결정은 대부분 조세 부담에 대한 고려를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조세의 부과는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가령 어떤 지방 정부가 아이스크림 축제를 개최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아이스크림 구입자에게 개당 50원의 세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하자. 구입자에게 세금이 부과되므로 공급자들의 경제적 유인에는 변화가 없어 공급량이 변화하지 않는다. 반면에 세금 부과로 아이스크림의 실질적인 구입 가격이 상승하므로 각 가격 수준에서 구입자들의 희망 구입량이 줄어들고 이에 따라 수요량이 감소한다. 그러면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는 지점에서 결정되는 균형 거래량이 감소해 아이스크림 공급자들이 받는 가격도 하락한다. 세금 부과 전의 아이스크림 가격이 1,000원이었는데, 세금 부과로 공급자들이 아이스크림 하나당 980원의 수입을 거두게 된다면 구입자가 내는 가격은 세금을 포함해 1,030원이 된다. 그렇다면 아이스크림 공급자에게 50원의 세금을 부과하면 시장은 어떤 영향을 받을까? 세금이 공급자에게 부과되므로 수요량은 변화가 없는 반면 공급자는 세금 때문에 아이스크림 사업의 수익성이 감소한다. 이는 공급량의 감소로 이어져 균형 거래량이 감소하게 된다. 이 때문에 구입자가 내는 가격이 1,030원이 되면, 공급자가 세금을 내고 거두는 수입은 980원이 된다. 이 사례들은 모두 세금에 의해 재화에 대한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주제 통합12 과학과 철학에서의 상대주의

(가) 뉴턴은 물체의 위치 및 속도는 관찰자의 운동 상태에 따라 상대적이지만, 시간, 길이는 관찰자와 무관하게 일정하다고 보았다. 이로 인해 우주 어딘가에 공간적으로 완전히 정지한 좌표인 절대 공간과, 우주 어디에서나 같은 빠르기로 흐르는 절대 시간이 오랫동안 당연시되었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은 광속은 어떤 상황에서도 항상 일정한 값을 가진다는 가정에 기초를 둔 특수 상대성 이론을 바탕으로 시간과 공간은 관찰자에 따라 상대적이라고 주장하였다. 관찰자와 무관하게 광속이 같다면 광속이 빨라지거나 느려 보이는 것은 변하지 않는 광속에 대해 관찰자의 시간과 공간이 변화한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는 시간 간격은 측정하는 기준틀*에 따라 달라진다고 보았다. 움직이는 기준틀의 시간은 정지한 관찰자가 측정한 시간인 고유 시간보다 천천히 가는데, 이를 시간 지연이라고 한다. 따라서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등속 비행하는 우주선 안에서 과녁을 향해 빛을 쏘고 달 표면에서도 같은 장치로 같은 거리만큼 떨어진 다른 과녁에 빛을 쏘면 달에서 정지해 있는 관찰자가 보기에 움직이는 우주선 안에 있는 장치에서 쏜 빛이 과녁에 늦게 도착하는 것으로 보인다. 길이도 관측자에 따라 달라지는데, 정지한 관측자에게는 등속 운동하는 물체가 정지해 있는 물체보다 짧게 보인다. 예를 들어 정지한 달에서 보면 같은 우주선이라도 움직이는 우주선의 길이가 달 표면에 정지해 있는 우주선보다 더 짧은 것으로 보인다.

 

(나) 20세기에 절대주의에 대한 비판이 대두되면서 진리의 절대성을 부인하고 모든 것이 상대적이라고 주장하는 상대주의가 대안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상대주의를 받아들이면 지식이나 진리의 정당성이 확보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로티는 자문화를 중심으로 진리를 판단함으로써 이를 해결하려 하였다. 그는 진리를 언어적 공동체가 합의에 이른 것일 뿐이라고 여겼다. 그에게 철학이란 필연적, 보편적인 것에 대한 탐구가 아니라, 같은 공동체에 속한 동료들 간의 연대를 고취하는 대화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그는 ‘객관성’을 중시하는 플라톤의 사상에 오염된 서양 철학을 재건하기 위해서는‘유대성’을 중시하는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철학의 목적은 사람들이 잠깐의 합치에 의문을 제기하고 새로운 방향으로 대화하도록 유도하는 데 있다고 말하였다. 특권적 진리에 대해 끊임없이 의심하는 동시에 대화를 통한 자아 창조의 욕구를 버리지 않는 인물이 로티가 생각하는 새 시대의 인간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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