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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7월 고3 모의고사 출제-노계가-박인로-고전시가-핵심정리-해설-분석

국어모의고사사전

by 국어벅스 2023. 7. 12.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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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7월 고3 모의고사 출제 고전시가 「노계가」 박인로

고전시가 「노계가(蘆溪哥)」(박인로)는 박인로가 남긴 최후의 가사 작품으로 임금에 대한 충성과 평화에 대한 염원을 나타낸 작품이다. 두 차례의 전란을 겪은 작가 박인로가 말년에 비로소 경상도 영천의 노계에 머물면서 은거지를 개척하여, 은거지인 노계의 경치를 찬미하고 자연에 묻혀 사는 흥취를 노래하고 있다. 은거지를 개척하게 되는 감회를 시작으로 노계의 아름다운 경치를 예찬하고 그 속에서 자연에 몰입하는 삶의 흥취를 노래했다. 그리고 이러한 삶 모두가 성은(聖恩) 덕분이라는 감회와 함께 평화를 염원하는 마음으로 마무리하고 있다.

 

[주제] 노계의 경관에 대한 예찬과 산수간(山水間)에 몰입하여 살아가는 흥취

 

2023년 7월 모의고사-노계가-박인로-작품해설

 

 

 

박인로,  「노계가」 핵심 정리

· 작가: 박인로

· 연대: 1636년(인조 14)

· 갈래: 가사, 정격가사, 총 208구 93행으로 이루어진 가사

· 형식: 4.4조 4음보 가사체, 운문체

· 성격: 예찬적, 체험적, 한정적, 자연친화적, 유교적, 소망적, 의지적, 기원적

· 제재: 노계의 경치

· 표현상 특징: 대구법, 대조법, 비유법, 설의법, 영탄법, 대유법, 고사 인용

· 특징

-작가의 직접 체험이 바탕이 된 작품이다. 

-구체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지향하는 삶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기존 가사의 운율에서 벗어난 내용중심의 표현이 특징이다. 이후 서민가사에 영향을 미친다.

-주로 4음보의 율격이나 6음보의 율격(파격)도 드러난다. 

-세속을 멀리하고 자연에 묻혀 살아가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아름답고 풍요로운 자연에 대한 예찬적 태도를 보여준다.

-자연에서의 흥취를 다양한 감각적 심상을 통해 표현하고 있다.

-화자가 있는 공간인 '노계'에서만 먹을 수 있는 식재료 등을 열거하며, 노계에서의 즐거운 삶을 표현하고 있다.

-자연 속에서의 삶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고사 인용을 통해 자신의 처지에 대한 만족감을 강조하고 있다. 

-사대부로서의 유교적 가치관이 드러나 있다. 

-성은에 대한 감사와 임금에 대한 염려를 보여주고 있다.

-임금의 영광과 태평성대를 기원하고 있다.

-연군지정의 태도가 나타나 있다.→ 태평성대에 대한 희망, 북극성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림, 하느님께 임금의 복을 기원함.

-임진왜란의 참전한 무인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전쟁 없는 세상을 소망함('영원무궁토록 전란을 없애소서')

· 주제: 자연에서 즐기는 삶의 흥취와 우국 일념

· 시상 전개(짜임)

▷서사: 늙은 몸이 되어 평생소원이던 산수를 찾아드는 감회

▷본사: 자연을 즐기는 삶의 흥취와 우국 일념을 잊지 않는 충정

▷결사: 강호 생활과 더불어 늙을 줄을 모르는 안빈낙도의 삶

 

「노계가」  상황, 정서와  태도

상황: 화자는 '나'로 겉으로 드러나 있으며, 자연속에서 한가롭게 지내고 있다. 직접 체험을 바탕으로 쓴 작품이다. 

정서・태도

-자연속에서 한가롭게 지내는 즐거움이 나타나 있다.

-자연에 대한 예찬적 태도를 드러낸다.

-세속적인 명리를 멀리하는 소박한 태도가 나타나 있다.

-안빈낙도의 삶을 지향하고 있다.

-물아일체의 자연친화적 경지가 나타나 있다.

-자연에 몰입하여 살아가는 흥취를 보여주고 있다.

-자연 속에서 한가하게 지내는 만족감을 표출하고 있다. → 무회씨 때 사람인가, 갈천씨 때 백성인가, 태평성대를 다시 보는가 생각노라, 이 몸은 이 강산풍월에 늙을 줄을 모르도다 등

-풍류적 태도가 나타나 있다. → 한잔, 또 한잔 취토록 먹은 후에

-임금에 대한 걱정과 그리움을 드러내고 있다. → 임금 걱정이야 어느 때에 잊을까, 남 모르는 눈물을 하늘 끝에서 흘리도다

-연군지정과 태평성대에 대한 소망을 기원하고 있다. → 태평한 세상에 삼대일월 비추소서, 격양가를 부르게 하소서

-자연친화적 정서가 나타난 시어 : 명월청풍, 산수, 물외심, 낚싯대, 운영천광, 어약우연, 벽수장천 등

 

「노계가」  작품해설 이해와 감상

 <노계가>는 노계의 경관과 자신의 풍류 생활을 노래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작가가 노년에 마음에 맞는 은거지를 찾은 기쁨이 그곳의 아름다운 경치와 풍요로운 자연 속에서의 한가로운 생활을 담은 내용 속에 잘 드러나 있다. 장소에 대한 강한 애착과 낭만적 흥취, 정신적 보상의 지향성이 두드러진다. 그리고 이러한 삶이 임금의 성은 덕분이라고 하며 임금의 평안함을 비는 것으로 마무리하고 있다.

 이 작품은 박인로가 76세 때 쓴 것으로, 박인로가 남긴 7편의 가사 가운데 가장 나중에 쓴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이 작품은 작가의 은거지인 노계의 아름다운 경치와 그곳에서의 생활을 통하여 자연에 몰입하는 주관적인 심회를 읊은 것이 중심 내용을 이룬다. 아울러 임진왜란을 직접 체험한 작가의 평화에 대한 염원도 절실하게 담겨 있다. 작품의 서두는 늙은 몸이 되어 평생소원이던 산수를 찾아드는 감회로 시작한다. 이어서 노계의 아름다운 경치를 찬미하고 그 속에서 자연을 즐기는 삶의 흥취와 의미를 노래하고 있다. 그러고는 강호 자연에 묻혀 태평스러운 생활을 누리는 것은 모두가 성은(聖恩) 때문이라는 것과 우국 일념을 잊지 않겠다는 충정도 덧붙이고 있다.

 이 작품은 작가의 은거지인 노계의 아름다운 경치와 그곳에서의 생활을 통하여 자연에 몰입하는 주관적인 심회를 읊은 노래로, 임진왜란을 직접 체험한 작가의 평화에 대한 염원이 절실하게 드러나 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의 사상적 배경으로는 산수명승을 즐기는 자연애 사상과 우국지정을 중심으로 한 충효 사상을 들 수 있다. 섬세한 필치, 풍부한 어휘로 사대부의 가사 문학을 완성한 점에서 높이 평가될 수 있는 작품이다.

 

 

 

「노계가」  주제 의식과 형식상 특징

 이 작품은 작자의 은거지인 노계의 아름다운 경치와 그곳에서의 생활을 통하여 자연에 몰입하는 주관적인 심회를 읊은 것이 중심 내용을 이루지만, 임진왜란을 직접 체험한 작자의 평화에 대한 염원이 아울러 절실하게 드러나 있다. 작품의 서두는 늙은 몸이 되어 평생 소원이던 산수를 찾아드는 감회로 시작된다. 이어서 노계의 아름다운 경치를 찬미하고 그 속에서 자연을 즐기는 삶의 흥취와 의미를 노래하고 있다. 그리고는 강호 자연에 묻혀 태평스러운 생활을 누리는 것은 우국일념을 잊지 않는 충정을 말하였다.

이어서 결론으로 작자의 소망을 하늘에 기원하고 강호 생활과 더불어 늙을 줄을 모르는 자신의 현재적 삶을 노래하는 것으로 끝맺었다. 이로 보아 이 작품의 사상적 기반은 산수 명승을 즐기는 자연애사상과 우국지성에 넘치는 충효사상이 중심을 이루었다 하겠다. 전체의 구상이 조직적으로 구성되어 있고, 섬세한 필치가 숨어 있으며, 풍부한 어휘를 구사하여 사대부의 가사문학을 완성한 점에서 높이 평가될 수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자연미에 대한 예찬이나 임금에 대한 충성심을 노래하고 평화를 희구하는 사상을 담아 참신한 주제라고는 볼 수 없다. 

 박인로가 남긴 7편의 가사 가운데 최후의 작품으로 '노계집'에 수록되어 있다. 형식은 4음 4음보격 무한연속체라는 가사의 율격을 대체로 지켰으나, 2음보를 추가하여 6음보로 늘어난 행이 상당수 보인다. 서술양식은 1인칭 독백체로 작자의 주관적 감회와 체험을 노래하는 서정적 양식을 취하였으나 끝대목에 이르러 "일생에 품은 뜻을 비옵니다 하나님아"로 진술함으로써 하나님을 청자로 설정하여 작자가 청자에게 자신의 강렬한 염원을 제시하는 주제적 양식을 취하였다. 즉, 작자의 감흥과 체험만을 노래한 것으로 끝나지 않고 작자가 염원하는 바의 이상 세계를 제시하였는데, 그의 이상세계란 "오천만년에 병혁을 쉬우소셔, 경전착정에 격양가를 불리소셔"라고 하여 밭갈고 우물파서 생활의 기본적인 것을 해결하면 더 바랄 것이 없으니 평화와 만족을 구가하는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세상으로 설정되어 있다. (출처 : 국어국문학자료 사전, 한국사전연구사간)

 

「노계가」 의 특징 _박인로의 다른 작품과 비교

 사대부 삶의 지향으로 강호 자연에 대한 인식이 보다 관습적이고 관용적인 어구와 표현으로 이루어진 것은 노계의 가사 작품의 일반적 경향의 하나이다. 그러나 이러한 관습적이고 관용적인 강호 자연의 형상화가 〈노계가〉와 〈사제곡〉은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 〈사제곡〉은 강호 자연의 경물이 현실과 괴리된 관념 속에서 형상화되고 있는데 반해 〈노계가〉는 그것이 현실의 삶의 바탕으로 형상화된다. 곧 사대부적인 삶이 지향하는 이상세계는 현실의 삶과 절연된 것이 아니라, 그것과 보다 가까운 곳에서 현실의 삶을 바탕으로 그려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노년기에 접어든 노계가 자신의 생애를 차분한 시선으로 돌아보는 가운데, 자연의 경물에 스스로의 삶을 형상화해 냈기 때문이다.

이 처럼 만년의 박인로가 강호 자연을 벗하며 유가 이념에 의한 고고한 삶을 추구하는 자세는 스스로 자신의 위치를 알고 적극적으로 찾아든 능동적인 은둔을 통한 자연 추구에 의한 것이다.  절박했던 현실의 문제를 ‘후리치고 가’기로 결심하고 자연에 은거를 결심한 박인로는, 거기에서 〈누항사〉에서 보여주었던 가난하고 초라한 향반의 모습에서 벗어난다. 청풍명월과 벗하고 성리학적 도(道)를 추구하는 초연한 사대부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러한 그의 선택은 조선 전기의 사대부들이 정치 현실과의 갈등에서 조화의 공간으로 자연을 선택하여 도(道)를 추구한 것과는 다르다. 즉 그는 자신이 지향하는 유가 이념에 부합하는 생활, 즉 ‘안빈낙도’를 누리는 공간으로서 자연을 선택한 것이다. 지방의 향반이었던 그에게 자연은 그가 지향하는 유자의 삶을 허용해주는 유일한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작가 박인로의 삶

박인로 (1561~1642) 

 박인로는 글재주가 뛰어난 소년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시 짓기에 재능을 보였던 그는 열세 살 때 한시 〈대승음(戴勝吟)〉을 지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시골에서 낮에 뻐꾸기가 우는 소리를 들으며 지은 한시로 이 시의 제목은 뻐꾸기 노래라는 뜻이다. 뻐꾸기의 울음소리에 잠을 깬 화 자가 농사짓는 시골 사람만 재촉 말고 서울 부잣집 지붕에서도 울어서 밭갈이를 권하는 새가 있음을 알리라고 말하는 내용의 시이다. 어린 나이에도 세상의 불공평함을 비판하는 노래를 지었다는 점에서 그의 비범한 면모를 엿볼 수 있다. 

 박인로의 무신으로서의 삶을 살펴보자. 박인로는 그의 나이 31세 때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의병장 정세아 아래에서 별 시위가 되어 왜군을 무찔렀다. 그리고 경상도 좌절도사 성윤문의 막하에서 수군으로 많은 공을 세웠으며, 성윤문의 명으로 병사들을 위로하기 위해 가사 〈태평 사〉를 지었다고 한다. 이 <태평사>는 임진왜란이 끝나고 평화롭게 살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과 태평성대에 대한 기원을 노래하고 있다. 

한편, 박인로는 39세가 되던 해 무과에 급제하여, 그후 수문장, 선전관을 지내고 조라포 만호가 되었다. 이때 백성들에게 선정을 베풀어 선정비가 세워졌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몇 년 뒤 벼슬을 버리고 고향에 은거하였다.

 박인로는 한음 이덕형과 친하게 지냈는데, 이들이 제일 처음 만났을 때 지은 시조가 〈조홍시가〉이다. 사도체찰사였던 이덕형이 영남의 고을을 순찰하던 중 영천에 이르게 되어 시조묘에서 성묘를 하였는데 여기에서 박인로를 만나게 되었다고 한다. 그 자리에 홍시가 나오자 이덕형이 사친(부모에 대한 효)의 정을 표현해 줄 것을 요청하여 박인로가 〈조홍시가〉를 지었다고 한다. 

 이뿐만 아니라 〈사제곡〉과 〈누항사〉도 이덕형과의 친교에서 지어진 것이다. 벼슬길에서 물러나 은거하던 이덕형을 방문하였는데, 그의 뜻을 대신하여 〈사제곡〉을 지었다고 한다. 작품의 제목인 ‘사제’는 이덕형이 살던 곳으로, <사제곡>은 그곳의 아름다운 경치와 이덕형의 유유자적하는 삶을 노래한 가사이다. 그리고 이덕형이 박인로에게 어떻게 지내는지 묻자 박인로는 생활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누항사〉를 지었다고 한다. 하지만 <누항사>에는 생활의 어려움만이 나타나 있는 것이 아니라 가난한 삶 속에서도 안빈낙도를 추구하며 살고자 하는 박인로의 삶의 가치관도 나타난다. 

 박인로가 문인으로 본격적으로 활동한 것은 벼슬길에서 물러난 이후였다. 여러 학자들과 교류하며 〈사제곡〉, 〈누항사〉, 〈영남가〉, 〈노계가〉 등을 지었다. 그는 정철, 윤선도와 함께 조선 3대 시인이라 불린다. 그는 곤궁한 삶 가운데에서도 유가서를 읽고 시조와 가사를 지으며 안빈낙도를 실천하며 살았다고 한다. 이후 후학들이 그의 인덕을 기리기 위해 그의 고향 도계에 서원을 세웠는데 그것이 도계서원이다. 도계서원에서는 해마다 봄가을로 박인로의 제사를 지낸다고 한다. 

 

 

 

「노계가」  전문 원문 풀이

서사 <기> 노계곡을 찾아온 감회

백수(白首)에 방수심산(訪水尋山) 태만(太晩)한 줄 알건마는 [백수: 흰 머리-늙어서]

평생소지(平生素志)를 벱고야 말랴 너겨

적서삼춘(赤鼠三春)에 춘복을 새로 닙고 죽장망혜(竹杖芒鞋)로 [죽장망혜: 간편한 차림-자연 구경]

노계(蘆溪) 깁흔 골에 행혀 마참 차자오니 [노계: 박인로의 호(號)]

제일강산(第一江山) 이 님자 없이 바려나다

고왕금래(古往今來)예 유인처사(幽人處士)들이 만히도 잇건마는

천간지비(天慳地秘)하야 나를 주려 남겨떳다

 

본사 <승①> 노계가 살고 있는 작은 집

주저양구(躕躇良久) 타가 석양(夕陽)이 거읜 적의 [주저하다, 양구-꽤 오래]

척피고강(陟彼高岡)하야 사우(四隅)로 도라보니 [사방을 돌아보니]

현무주작(玄武朱雀)과 좌우용호(左右龍虎)도 그린 듯이 가잣고야 [산의 형세가 마치 멋진 그림을 보는 듯하다]  [구나-감탄형]   

산맥(山脈) 맺힌 아래 장풍향양(藏風向陽)한데

청라(靑蘿)를 허혀 드러 수연와실(數椽蝸室)을 [수연와실: 작은 집, 누항사에도 나옴]

배산임류(背山臨流)하야 오류변(五柳邊)에 디어 두고 [오류변: 은거처][도연명,오류선생]

단애천척(斷崖千尺)이 가던 용이 머무는 듯  

강두(江頭)에 둘렷거늘 초초정(草草亭) 한두 간(間)을 [초초정: 초가집]

구름 띤 긴 솔 아래 바위 디켜 여러 내니

천태만상(千態萬狀)이 아마도 기이(奇異)코야

봉만(峰巒)은 수려(秀麗)하야 부춘산(富春山)이 되야 잇고 [봉만: 산봉우리] [부춘산: 은둔지사 엄자릉이 머물던 산]

유수(流水)는 반회(盤回)하여 칠리탄(七里灘) 되야거든 [칠리탄: 엄자릉의 낚시터]

십리명사(十里明沙)는 삼월(三月)눈이 되엿나다

 

<승②> 산중(山中)의 백물(百物)이 괴이(怪異)함이 영이(靈異)한 산천의 도움임

이 호산(湖山)형승(形勝)은 뇌야 업네

소허(巢許)도 아닌 몸에 어느 절의(節義) 알리마는 [소허: 소부,허유-속세를 멀리 한 은둔의 상징적 인물]

우연시래(偶然時來)예 이 명구(名區) 임재 되어 [명구: 이름난 곳]  [임재 되어: 내가 바로 주인이 되어]

청산유수(靑山流水)와 명월청풍(明月淸風)도 말없이 절로절로

어즈러온 구로(鷗鷺)와 수(數)업슨 미록(糜鹿)도 갑업시 절로절로

저익(沮溺) 가던 묵은 밧과 엄자릉(嚴子陵)의 조대(釣臺)도 갑업시 절로절로 [저익: 장저, 걸닉-은둔자] [엄자릉: 은둔자]

산중(山中) 백물(百物)이 다 절로 기물(己物) 되니 [기물: 내 물건]

자릉(子陵)이 둘이오 저익(沮溺)이 서히로다 [엄자릉+나(화자)=2명, 장저+걸닉+나(화자)=3명]

어즈버 이 몸이 아마도 괴이(怪異)코야

입상(立山)당년(當年)에 은군자(隱君子) 되얏는가

천고(千古)방명(芳名)을 이 한 몸애 전(傳)토고야

인간(人間)의 이 일홈이 인력(人力)으로 일월소냐

산천(山川)이 영이(靈異)하야 도아낸가 여기로다

 

 

<승③> 자손들을 생각하는 마음, 자연과 동화되어 부족함이 없음

중심(中心)이 형연(螢然)하야 세려(世慮) 절로 그처디니

광풍제월(光風霽月)이 강자리(腔子裏)에 품엇는 듯 [강자리: 뱃 속]

호연진취(浩然眞趣) 날로 새롭 하노왜라

비금주수(飛禽走獸)는 육축(六畜)이 되얏거늘

달 아래서 괴기 낙고 구름 속에 밧흘 가라

먹고 못 남아도 그칠 적은 업노왜라 [안분지족]

무진(無盡)한 강산(江山)과 허다(許多)한 한전(閑田)은 분급자손(分給子孫)하려이와 [분급자손: 경제적 가치×]

명월청풍(明月淸風)은 논하듀기 어려올 새 [논하듀기: 나누어 주기]

재여부재(才與不才)예 양지(養志)하는 아들 하나 [양지: 어버이 뜻을 섬기는]

태백연명(太白淵明) 증필(證筆)에 영영별급(永永別給) 하렷로라

내의 이 말이 우활(迂闊)한 듯 하것마는

위자손계(爲子孫計)는 다만 인가 너기로라

 

<전①> 낚시질을 하다 산수간을 배회하는 모습

또 어린 이 몸은 인자(仁者)도 아니오 지자(智者)도 아니로되    [어린: 어리석은]

산수(山水)에 벽(癖)이 이러 늘글수록 더욱하니 [산수에 벽: 천석고황, 연하고질]

저 귀(貴)한 삼공(三公)과 이 강산(江山)을 밧골소냐   [귀한 삼공: 부귀공명]

어리미친 이 말을 우으리도 하렷마는

아므리 우어도 나는 됴히 너기노라

하믈며 명시(明時)예 바린 몸이 하올 닐이 아조 업서  [명시예: 평화로운 세상에]

세간명리(世間名利)란 뜬 구름 본 듯하고 [뜬 구름 본 듯하고: 속세의 가치를 허망한 것으로 여김]

무사무려(無思無慮)하야 물외심(物外心)만 품고 이셔 [물외심: 자연에 대한 마음]

이 내 생애(生涯)를 산수간(山水間)의 부텨 두고

춘일(春日)이 채 긴 제 낙대를 비기 쥐고

갈건포의(葛巾布衣)로 조대(釣臺)예 건너오니

산우(山雨)는 잠깐 개고 태양(太陽)이 쬐오는데

말근 바람 더디 오니 경면(鏡面)이 더욱 발다

검흔 돌이 다 보이니 괴기 수(數)를 알리로다

괴기도 나치 이거 놀랠 줄 모르거든 차마 엇디 낙글넌고 [자연친화]

파조배회(罷釣徘徊)하며 파심(波心)을 구어보니

운영천광(雲影天光)은 얼희여 잠겨는데

어약우연(魚躍于淵)을 구름 위에 보아고야 [어약우연: 구름이 비치는 수면에 물고기가 뛰어 오름]

하 문득 경괴(驚怪)하야 부찰양관(俯察仰觀)하니 상하천(上下天)이 완연(宛然)하다

일진동풍(一陳東風)에 긔 엇진 어적(漁笛)이 놉히 부러  보내던고

강천(江天)이 요적(寥寂)한데 반가와도 들리나다

임풍의장(臨風倚杖)하야 좌우(左右)로 도라보니

대중청경(臺中淸景)이 아마도 소쇄(蕭灑)코야 [소쇄: 맑고 깨끗]

물도 하늘 갓고 하늘도 물 갓하니

벽수장천(碧水長天)은 한 빗티 되얏거든

물가에 백구(白鷗)는 오는 듯 가는 듯 그칠 줄을 모르나다

 

 

<전②>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수륙진미(水陸珍味)를 취토록 먹고 지내니 희황성시(羲皇盛時)를 다시 본 듯함

암반산화(巖畔山花)는 금수병(錦繡屛)이 되야 잇고

간변수양(澗邊垂楊)은 초록장(草綠帳)이 되야거든

양신가경(良辰佳景)을 내 혼자 거느리고

정치화시(正値花時)를 허도(虛度)치 말냐너겨

아희 불러하는 말씀 이 심산 궁곡(深山窮谷)에 해착(海錯)이야 보로소냐

살진 고사리 향기(香氣)한 당귀초(當歸草)를

저포녹포(猪脯鹿脯) 상간(相間)하야

크나큰 세류사(細柳笥)애 흡족(洽足)히 다마 두고

부어회(鮒魚膾) 초미(初味)예 눌어생치(訥魚生雉) 서거 구어 빗빗치 드리거든

와준(瓦樽)에 백주(白酒)를 박잔의 가득 부어

한 잔 또 한 잔 취(醉)토록 먹은 후(後)에

도화(桃花)는 홍우(紅雨)되어 취면(醉面)에 뿌리는데

태기(笞磯) 너븐 돌애 놉히 베고 누어시니

무회씨(無懷氏)적 사람인가 갈천씨(葛天氏)때 백성(百姓)인가 [무회씨적, 갈천씨 때: 태평성대 시절의 사람인가-그만큼 한가롭고 평화롭다]

희황성시(羲皇盛時)를 다시 본가 너기로라

 

결사 <결-축원> 성은(聖恩)을 축수(祝手)하고 태평성대(太平聖代)가 영원히 계속되기를 기원

이 힘이 뉘 힘고 성은(聖恩)이 아니신가

강호(江湖)애 물너신들 우군일념(憂君一念)이야

어느 각(刻)애 이즐난고

시시(時時)로 머리 드러 북신(北辰)을 바라보고 [북신: 북극성-임금]

남 모르는 눈물을 천일방(天一方)의 디이나다

일생(一生)애 품은 뜻을 비옵나다 하나님아 [하느님을 청자로 설정]

산평해갈(山平海渴)토록 우리 성주(聖主) 만세(萬歲)소셔  [성주: 거룩한 임금]

희호세계(熙皥世界)예 삼대일월(三代日月) 빗취소셔  [태평성대 기원]

어천만년(於千萬年)에 병혁(兵革)을 쉬우소서

경전착정(耕田鑿井)에 격양가(擊壤歌) 불리소셔

이 몸은 이 강산풍월(江山風月)에 늘글 주를 모르로라

 

노계가 현대어 풀이

<기>

하얗게 센 머리에 자연과 산수를 찾는다는 것이 늦은 줄을 알건마는

일생 품은 뜻을 베풀고야 말려고 생각하여

병자년(丙子年) 봄에 봄옷올 새로 입고 대지팡이와 짚신차림으로 다행히도 노계곡(蘆溪谷) 깊은 골을 찾아오니제일 아름다운 강산이 임자가 없이 버려져 있다.

옛날부터 지금까지 세상을 피하여 숨어 사는 사람과 벼슬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이도 있지마는

하늘이 아끼고 땅이 숨겨서 나를 주려고 남겼도다.

 

<승>

망설이면서 머뭇거리고 한참 있다가 해가 서쪽에 넘어갈 무렵에야 겨우

저쪽 높은 언덕에 올라서 사방을 돌아보니

동서남북(東西南北)의 산형수세(山形水勢)가 그린 듯이 갖추었구나!

산줄기가 맺힌 밑에 바람을 감추고 볕을 향한 곳에

푸른 담쟁이 덩굴을 헤치고 들어가서 규모가 작은 집을

산을 뒤로 하고 물을 앞에 둔 오류변(五流邊)에다가 지어 놓고

아주 높고 깎은 듯한 낭떠러지가 가던 용이 머무는 듯

강나루 근처에 둘러 있거늘, 초가집 한두 칸을

구름을 띤 긴 소나무 아래 바위를 기대어 지으니

천만 가지 모양이 아마도 이상하고 괴상하구나!

산봉우리는 뛰어나게 아름다워 부춘산(富春山)같이 되어 있고

흐르는 물은 빙 돌아 칠리탄(七里灘)같이 되었으며

십리나 되는 깨끗한 모래는 3월의 눈처럼 보인다.

 

이 물과 산의 뛰어난 경치는 견줄 데가 없다.

소부(巢父)와 허유(許由)도 아닌 이 몸에 어느 절개와 의리를 알겠는가마는

뜻밖에 좋은 때가 와서 이 이름난 구역의 임자가 되어

푸른 산 흐르는 물과 밝은 달, 맑은 바람도 아무 말 없이 저절로 펼쳐 있고

어지럽게 나는 갈매기와 해오라기며, 수없이 많은 고라니와 사슴도 값을 안 치러도 저절로 있고

중국 춘추 시대의 장저(長沮)와 걸익(桀溺)이 갈던 묵은 밭과 엄자릉(嚴子陵:후한(後漢) 광무제(光武帝) 때의 은사(隱士))의 낚시터도 값을 안 치러도 저절로 있어

산 속의 온갖 물건이 모두 저절로 나의 물건이 되고

나도 이에 합쳤으니 엄자릉(嚴子陵)이 둘이요, 장저(長沮)와 걸익(桀溺)이 셋이로다.

아아! 이 몸이 아마도 괴상하고 이상하구나!

산에 들어오던 그해에 벌써 숨은 군자가 되었는가?

천만 년 길이 남는 꽃다운 이름을 이 한 몸에 전하는구나!

인간세상의 이 이름을 사람의 힘으로 이루어 낼 것이냐?

아마도 자연이 신령스럽고 기이하여 도와주었는가 생각하노라.

 

속마음이 맑고 아름다워 세상 생각이 저절로 그쳐지니   

맑은 바람과 밝은 달이 내 몸 속에 품어 있는 듯하여

마음이 넓고 뜻이 큰 참다운 취미가 나날이 새로워지노라.

나는 새와 달리는 짐승은 가축이 되었거늘

달 아래서 고기를 낚고, 구름 속에서 밭을 갈아

먹으니 남지는 못하여도 떨어질 때는 없노라.

끝없는 물과 산과 수많은 노는 밭은 자손에게 나누어 주려니와

밝은 달과 맑은 바람은 나누어 주기가 어려우므로

재주가 있고 없고 간에 어버이의 뜻을 받들어 섬기는 아들 하나에게

이태백(李太白)과 도연명(陶淵明)의 글귀에 길이길이 나누어 주고자 하노라.

나의 이 말이 세상 사정에 어두운 듯하지마는

자손을 위한 계획은 다만 이것뿐인가 생각하노라.

 

<전>

또 어리석은 이 몸은 어진 사람도 아니요, 슬기로운 사람도 아니지만

자연을 사랑하는 버릇이 있어 늙을수록 더욱 더하니   저 귀한 삼정승(三政丞)의 지위와 이 자연을 바꾸겠느냐?

어리석고 미친 이 말을 웃을 사람도 많으련마는

아무리 웃어도 나는 좋게 생각하노라.

더군다나 잘 다스려지는 세상에 버려진 몸이 할 일이 아주 없어

세상의 공명과 이익은 뜬 구름 본 듯이 하고

딴 생각이 없어 세상일에 관계하지 않으려는 마음만 품고 있어

이내 평생을 자연 사이에 붙여 두고

봄날이 아직 덜 긴 때 낚싯대를 비스듬히 쥐고

은사(隱士)의 거친 두건과 베옷으로 낚시터에 건너오니

산비는 잠깐 개이고 햇별이 쪼이는데

맑은 바람이 늦게 불어오니 거울 같은 수면이 더욱 밝다.

물 속의 검은 돌이 다 보이니 고기의 수를 알겠도다.

고기도 낯이 익어 놀랠 줄 모르거든 차마 어찌 낚겠는가?

낚시질을 그만두고 이리저리 거닐며 물결의 중심을 굽어보니

구름 그림자와 하늘빛은 엉기어 잠겼는데,

고기가 못에 뛰노는 것을 구름 위에 보는구나 !

크게 갑자기 놀래고 이상히 여겨, 굽어 땅을 살피고 우러러 하늘을 바라보니 위아래가 하늘임이 분명하다.

한바탕 부는 봄바람에 어찌하여 어부 피리 높이 불어 보내는가.

멀리 떨어진 강위의 하늘이 고요하고 쓸쓸한데 반갑게도 들린다.

바람을 쏘이며 지팡이에 기대어 좌우로 돌아보니

낚시터의 경치가 맑고 깨끗하구나!

물도 하늘 같고 하늘도 물 같으니

푸른 물과 넓은 하늘은 한 빛이 되었는데

물가에 흰 갈매기는 오락가락 그칠 줄을 모른다.

 

바윗가에 핀 산꽃은 비단에 수놓은 병풍이 되어 있고,

시냇가에 늘어진 버들은 초록색 장막이 되었는데,

좋은 때의 아름다운 경치를 나 혼자 거느리고,

꽃이 한창일 때를 헛되게 지내지 않으려고 생각하여

아이를 불러서 하는 말이, 이 깊은 산골에 해산물이야 보겠느냐?

살진 고사리와 향기로운 승검초를

산돼지의 포육과 사슴의 포육에 서로 섞어서,

크나큰 실버들 상자에 넉넉하게 담아 두고,

붕어회 첫 맛을 즐기고 누치와 생꿩을 섞어 구워 색색으로 들이고,

질단지에 담긴 흰 술(막걸리)을 바가지 잔에 가득 부어

한 잔 또 한 잔 취하도록 먹은 후에

복숭아 꽃이 비가 되어 취한 얼굴에 뿌리는데

이끼가 낀 자갈과 넓은 돌을 높이 베고 누웠으니

태평하던 무회씨(無懷氏)때의 사람인가? 갈천씨(葛天氏) 때의 백성인가?

희황씨(羲皇氏) 때의 태평세월을 다시 만난 것 같이 생각하노라.

 

<결>

이 힘이 누구의 힘인가? 임금의 거룩하신 은혜가 아니신가?

강과 호수가 있는 시골에 물러나와 있은들, 임금님을 근심하는 한 마음이야

어느 때에 잊겠는가?

때때로 머리를 들어 임금 계시는 곳을 바라보고

남이 모르는 눈물을 하늘 한쪽에서 떨어뜨린다.

한평생에 품은 뜻을 비옵니다. 하느님이여!

산이 닳고 물이 마를 때까지 우리 거룩하신 임금님이 만세를 누리게 하소서.

빛나고 밝은 세계에 하(夏)나라, 은(殷)나라,주(周)나라 때의 태평한 해와 달을 비치게 하옵소서!

오랜 세월에 전쟁을 쉬게 하소서!

밭을 갈아먹고 우물을 파서 마시면서 태평세월을 즐기는 노래를 부르게 하소서!

이 몸은 이 자연 속에서 늙을 줄을 모르노라.

 

「노계가」  자연에 대한 사대부의 태도

 조선 시대 강호 시가에 나타나는 자연은 사대부인 유자(儒者)가 지향하는 이상적 세계이면서 한편으로는 삶의 현실이 투영된 곳이기도 하였다. 따라서 강호 시가에서 자연은 성리학적 도(道)와 참된 아름다움이 구현된 공간으로 그려지면서도 때로는 삶의 현실과 긴밀하게 호응하는 공간으로 그려지기도 하였다. <노계가>에서도 자연은 궁극의 아름다움이 구현된 이상적 공간이면서 구체적인 삶이 펼쳐지는 자족적인 생활의 터전으로 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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