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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수능완성 문학작품 해설-희곡-허생전-박지원 원작,오영진 각색_분석

2024수능특강문학사전

by 국어벅스 2023. 7. 5.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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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곡 허생전(오영진 각색, 박지원 원작)은 박지원의 열하일기에 실려 전하는 한문 소설 「허생전(許生傳)」을 원본으로 하고, 채만식의 소설 「허생전」을 골격으로 희곡화한 것이다. 오영진은 허생이라는 인물을 현대화하여 1960년대의 권력 구조를 신랄하게 비판하였다. 오영진의 후기 희곡으로, 실사구시(實事求是)를 바탕으로 양반 사회를 비판하고, 주인공 허 생원의 상행위를 통해 부국이민(富國利民)의 경제 사상과 건전한 인본주의를 내세우고 있다. 허 생원을 제외한 등장인물들이 희극적으로 그려져 허생원의 인품을 더욱 부각하고 있다.

 

[주제] 현대 사회의 부정한 치부, 부정 부패한 관리에 대한 풍자와 비판, 실학사상을 바탕으로 한 현실 개혁 의지

 

2024수능완성-작품해설-허생전-박지원-오영진

 

 

 

오영진 <허생전> 핵심정리

• 갈래: 극, 희곡, 장막극

• 지은이: 오영진(吳泳鎭 1916-1974) 희곡․ 시나리오 작가. 호는 우천(又川). 토속적 소재와 해학을 통해 인간성의 추악함을 비판, 풍자하였다. 대표작으로 <맹 진사댁 경사>, <살아 있는 이중생 각하>, <인생 차압>, <해녀 뭍에 오르다>, <한네의 승천(昇天)> 등이 있다.

• 배경: 조선조 후기(1650년대, 공간: 안성읍, 백석도)

• 연대: 18세기 말 (원작) / 1970년(희곡)

• 성격: 비판적, 풍자적, 해학적

• 의의: 전통 문학의 계승과 재창조 

• 구성: 전 3화 5장(章)

• 주제: 양반의 허위 의식을 비판하고 실리의 추구를 주창

• 등장 인물

- 허생: 주인공. 실학 사상에 근거한 경제의 원리를 알고 있음.

- 변승업: 돈으로 양반을 산 운종가의 부자

- 박몽인: 왕실 내수사의 전수로, 후에 도둑의 두목이 됨.

- 이완 대장: 어영 대장으로 변 부자와 함께 허생을 찾아옴.

- 강 선달: 안성에서 과일 장사를 하다 허생의 서사로 들어옴.

- 억쇠: 허생의 하인

• 특징

- 사회 문화적 상황이 잘 나타나 있다.

- 원작과의 상호텍스트성을 보여준다.

- 고전소설을 패러디한 작품이다.

- 풍자적, 해학적 성격이 뚜렷하다.

- 박지원의 「허생전」을 희곡으로 각색한 작품으로, 17~18세기에 유행한 실학사상을 1960년대 상황에 접목하여 나타낸 점이 특징적이다.

- 주인공 허생의 상행위를 통하여 부국 이민(富國利民)의 경제사상과 건전한 인본주의를 내세우고 있다.

- 허생의 행동을 통해 당대 사회의 모순을 하나하나 비판해 나가는 구성방식을 취하고 있다.

- 원작과 마찬가지로 주인공 허 생원의 상행위를 통해 화폐 경제 사회의 모습과 인본주의를 보여 주고 있다.

- 허생이라는 인물의 비범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다른 등장인물들을 의도적으로 비하시키고 있으며, 그 외에도 구어적, 희화적인 표현효과에 주목할 만하다.

- 허 생원을 제외한 다른 인물들이 희극적으로 그려져 허 생원의 현실 개혁 의지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 박지원의 「허생전」에 나타난 당대에 대한 비판과 풍자는 1960년대 사회 현실에 대한 비판과 풍자로 변모되어 원작에 없는 여러 이야기가 등장하고 있다.

- 인물을 통해 날카로운 현실 비판과 뚜렷한 유토피아 지향을 보여준다.

 

오영진, 희곡 「허생전」 전체 구성 (전체 3화 (話) 5장 (場) 구성)

  전체 3화 5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일반적인 희곡의 구성과는 다르다.

 

1화 '다방골 진사 ': 장안의 부자 변승업이 돈으로 진사 벼슬을 삼. 당시 관료 사회의 부 패상을 드러내고 있다. 

• 제1화 : 돈으로 양반을 산 운종가 변 부자의 집에 허 생원이 찾아와 일만 냥을 빌려 간다.

2화 '샌님의 상법'

-상: 허생이 부패한 관료들의 직무 유기를 고발하기 위해 과일을 매점매석하고, 전수 박몽인이 진상을 조사하러 내려옴.

-하: 박몽인이 도둑들을 데리고 돈을 훔치러 왔다가 들통이 남. 허생이 도둑들과 가난한 사람들을 구제하기 위해 백석도로 떠날 채비를 함.

• 제2화 상장 : 허 생원이 변 부자에게 빌린 돈으로 과일을 매점매석하여 왕실에 쓸 물건이 떨어지자, 내수사 전수 박몽인이 관군을 앞세우고 허 생원에게 물건을 사러 온다. 허 생원은 박몽인의 흉계를 누르고 10 만 냥의 비싼 값에 과일을 판다.

• 제2화 하장 : 박몽인은 도둑들을 동원해 허 생원의 돈을 빼앗으려 하나 실패하고, 오히려 도둑들은 허 생원에게 감화되어 백석도로 간다.

3화 '백석도'

-상: 백석도의 부패한 사또의 악행을 폭로하여 사또 스스로 도망가게 함. 백성들이 허생을 사또로 추대하려 하지만 허생이 거절함.

-하: 허생이 백석도를 살기 좋은 고을로 만들자 조정에서는 허생과 부국책을 의논하기 위해 변승업과 이완 대장을 보냄. 허생은 부국책이 제대로 실행되지 않을 것임을 예견하고 귀향을 결심함.

• 제3화 상장 : 백석도로 간 허 생원은 그 섬의 사또를 감화시켜 고을을 떠나게 한 후, 그 섬에 널려 있는 대리석을 캐어 부를 축적한다.

• 제3화 하장 : 변 부자와 함께 이완 대장이 허 생원을 찾아온다. 그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눈 허 생원은 백석도를 떠나 자취를 감춘다.

 

짜임 전체 요약

- 발단 : 변 부자에게 일만 냥을 빌리는 허생

- 상승 : 허생이 과일을 매점 매석하여 큰돈을 벌음.

- 정점 : 박몽인이 도둑과 함께 허생의 돈을 빼앗으려다 실패함.

- 하강 : 백석도에 간 허생은 그 섬에서 대리석을 캐어 부를 축적함.

- 대단원 : 변 부자와 이완 대장을 만난 후 백석도를 떠나는 허생

 

희곡 관련개념

 극은 2막 3장, 3막 3장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에서 막은 무대 앞을 가리는 천 같은 것을 말하는데 이 막이 올랐다가 내릴 때까지를 한 막이라고 말한다. 여러 개의 장이 모여 하나의 막을 구성하게 된다.

(1) 막

 희곡의 구성 단위이다. 무대의 막이 오르고 내리는 사이를 말한다. 공간의 변화나 긴 시간의 흐름을 보여 주며 여러 개의 장이 모여서 이루어진다. 막의 수에 따라 단막극, 중막극, 장막극으로 나뉜다.

(2) 장

 희곡의 구성 단위이다. 조명이나 등장인물의 등장 및 퇴장으로 구분한다. 무대 장면이 변하지 않고 이루어지는 사건의 한 토막을 말한다.

 

「허생전」 전체 줄거리

 허생원은 돈으로 양반 신분을 산 변부자로부터 일만냥을 빌려 과일을 매점매석한다. 그러자 왕실에 쓸 물건이 모자라게 되었고, 내수사 전수 박몽인이 관군을 앞세워 허생원에게 왕실 물건을 사러 온다. 허생원은 박몽인의 계략에 굴하지 않고 10만냥의 비싼 값에 과일을 판다. 박몽인은 도둑들을 앞세워 허생원의 돈을 빼앗으려다 실패하고 도리어 허생원에게 감화가 되어 도둑들과 함께 백석도로 향한다. 백석도로 간 허생원은 섬에 널려있는 대리석을 캐어 부를 축적하였는데, 변부자와 함께 이완대장이 찾아오자 그들과 이야기를 나눈 다음 백석도를 떠나 자취를 감춘다.

 

박지원 <허생전> 줄거리

 서울 남산골에 사는 가난한 선비 허생은 과거(科擧)에 계속 실패하고 아내의 불평이 커지자 책을 덮고 표연히 집을 나와, 장안 제일의 변 부자를 찾아가 돈 만 냥을 빌린다. 그 길로 안성 시장으로 가서 온갖 과일을 사들여 물건이 귀할 때에 팔아 10만 냥을 번다. 이 돈으로 농기구, 옷감 등을 사서 제주도에 가서 이를 팔아 다시 말총을 사서 다시 열 배의 이익을 남긴다.

 이 때 마침 변산 땅에 도적이 창궐하였는데, 허생은 이들을 달래어 무인도로 데려가 교화시키며 3년을 보낸다. 일본 장기에 흉년이 들자, 허생은 먹고 남은 곡식으로 은 100만 냥을 벌어 가지고 나온다. 그 뒤 허생은 섬사람들에게 많은 교훈을 남기고 은 50만 냥을 가지고 육지로 돌아와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 주고, 변씨에게도 10만 냥을 되돌려 준다. 그 후로 허생은 변씨와 지기지우가 되어 지낸다.

 이후 변씨와 친한 조정의 어영 대장 이완이 허생을 찾아와 국사를 도와 달라고 요청한다. 허생은 조정과 양반 계층의 모범과 각성을 요구하는 이른바 ‘시사 삼난(時事三難)’을 해결책으로 제시했으나 호응받지 못한다. 다음 날 이완이 변씨와 같이 허생을 다시 찾아갔는데 허생은 간 곳이 없었다. 

 

 

 

수능완성 허생전 본문 <보기> 

 희곡은 연극의 대본으로 인물의 행동과 대사를 통해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런데 연극 공연에서는 무대 공간을 계속하여 바꿀 수는 없으므로 특정 상황을 무대에서 직접 보여 주지 않고 무대 밖의 공간에서 일어난 것으로 설정하거나 인물의 대사를 통해 공간의 상황을 드러내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관객은 무대 공간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지만, 특정 배우는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는 것으로 설정되기도 한다. 한편 인물의 대사 중에는 관객에게는 들리지만 무대 위 상대방은 듣지 못하는 것으로 설정된 말도 있다.

 

<관련 문학개념>

• 희곡의 대사

 등장인물이 하는 말을 대사라고 한다. 사건과 갈등을 진행시키고 인물의 성격이나 심리의 변화 등을 표현한다. 대사를 통해 주제를 암시적으로 드러낸다.

 

(1) 대화: 등장인물들이 서로 주고받는 말
여자: 뭘 하고 계세요?
남자: 덤……. 저어, 내 재산이 얼마쯤 될까, 그걸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여자: 하필 이럴 때 그런 걸 생각하세요?
남자: 부자의 인색한 버릇입니다. 그런데 난 재산이 너무 많아서 차라리 생각지도 말자, 그렇게 마음먹었습니다. 이젠 됐습니까?

- 이강백, 「결혼」

(2) 독백: 등장인물이 상대방 없이 혼자서 하는 말

자앙: 그래, 나도 너처럼 머리만 남았군. 그저 쓸쓸하고…… 허무한 생으로 가득 찬 머리만 덜렁 남은 거야. (두 손으로 북어 대가리를 집어서 얼굴 가까이 마주 바라보며) 말해 보렴, 네 눈엔 내가 어떻게 보이는지? 그토록 오랜 나날 나는 이 어둡고 조그만 창고 속에서 행복했었다.

- 이강백, 「북어 대가리」

 

(3) 방백: 다른 등장인물에게는 들리지 않고 관객에게만 들리는 것으로 약속되어 있는 말
남자: 빌린 건 돌려 드립니다. 시간은 정확하게 지켰습니다. 그런데 왠지 모르게 슬퍼진 건 무슨 까닭일까요? (관객석을 거닐며 그는 자기에게 들려주듯 중얼거린다.) 덤, 덤, 덤, 난 당신을 사랑해. 덤, 덤, 난 당신을 사랑해

 - 이강백, 「결혼」

 

 

오영진 <허생전> 이해와 감상

이 희곡은 박지원의 한문 단편 소설 ‘허생전’과 채만식의 소설 ‘허생전’을 골격으로 새롭게 희곡화한 작품이다. 박지원과 오영진이 살았던 시대가 각각 다른 것처럼 두 사람의 작가 정신도 큰 차이가 난다. 즉, 박지원의 경우는 진보적 생각으로 봉건 체제의 모순을 지적한 데 반하여, 오영진은 보수적인 사회관으로 현실 정치를 비판하였다.

 이 작품에서 두드러진 것은 현대 사회의 부정한 치부, 그리고 부정 부패한 관리에 대한 풍자와 비판이다. 다만, 이러한 풍자와 비판이 희극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 작품에는 엄정한 의미에서 갈등이 발생하여 고조되어 파국에 이른다는 극적 구성이 보이지 않는다. 원래 이러한 갈등의 상승과 하강이라는 구성 방식은 비극의 양식이다. 이 작품은 허생이 자신의 능력을 실험하고 성공하는 이야기가 군소의 여러 인물들과의 접촉을 통하여 이루어진다. 이 과정에는 웃음만이 존재하며 심각한 갈등이 존재하지 않는다. 박몽인과 허생이 흥정하는 대목이나 이완과 허생이 국론을 토론하는 이야기는 서로 개별적으로 존재하면서 희극적인 대사와 행동으로 허생이 의도한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작품의 각 장 앞에는 무대 지시와 함께 해설이 등장한다. 이는 소설적인 기법으로 그 장에서 일어날 사건을 미리 암시하여 주는데, 그 해설이 판소리, 가면극의 사설과 같은 어조를 취하고 있으며 매우 해학적이어서 극의 효과를 높이고 있다.

 

 

‘허생전’ 창작의 시대적 배경

 ‘허생전’이 쓰인 18세기 후반의 조선 사회는 중세에서 근대로 이행해 가는 사회 현상이 도처에서 나타나고 있던 이른바 역사적 전환기였다. 정치적으로는 당쟁이 극심하였고, 경제적으로는 화폐의 유통, 수공업의 발달, 농업 생산력의 향상 등에 의해 부(富)의 축적과 집중화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새로운 신분 계층이 등장하는 등 사회 변동이 심화되고 있었던 시기이다. 이러한 사회 현상은 조선 봉건 사회를 굳건하게 지탱해 왔던 신분제의 붕괴를 초래하였고, 궁극적으로는 조선 봉건 사회의 해체를 가속화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한편 사상적으로는 일부 선구적 지식인들에 의해, 조선 사회를 지배해 온 성리학의 비현실성이 극복되고 현실 문제에 눈을 돌린 실학이 꽃을 피우던 때였다. 이 실학은 17세기 후반 반계(磻溪) 유형원(柳馨遠)에서 비롯된 것으로, 18세기 전반에 이르러서는 성호(星湖) 이익(李瀷) 등에 의해 토지 제도 및 행정 기구 등을 비롯한 기타 제도상의 개혁에 관심을 두게 된다. 이러한 실생활에 관심을 두는 학풍은 18세기 후반에 와서는 연암 박지원을 비롯한 일군의 학자들에 의해 상공업의 유통 및 생산 기구 전반의 기술 혁신 쪽으로 관심을 돌리게 되는데, 이 18세기 후반의 실학 학풍을 일컬어 이른바 이용후생(利用厚生) 학파라고 한다. 연암을 중심으로 모였다고 해서 연암 학파라고도 했다. 또한 이들은 당시 우리보다 발달한 청나라의 문물을 받아들일 것을 적극 주장하였기 때문에 북학파라고 불리기도 하였다. 이들 실학파 학자들의 학문적 관심은 농민, 수공업자, 상인 등 서민층의 생활을 어떻게 하면 풍요롭게 할 수 있는가에 있었다.

- 박기석, ‘허생전의 저술 배경’(이상익 외, “고전 문학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집문당, 1994)

 

풍자와 해학의 개념

 <허생전>은 풍자적, 해학적 성격이 뚜렷한 작품이다. ‘풍자’현실의 부정적 현상이나 모순 따위를 빗대어 비웃는 것을 말하며, 문제 상황이나 부정적인 대상을 우습게 만들고 비판하는 태도를 풍자적 태도라고 한다. ‘해학’ 익살스럽고도 품위가 있는 말이나 행동을 말한다. 힘든 상황에서도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웃음으로 넘기는 태도가 해학적 태도이다.  

 

 풍자와 해학을 ‘골계미’라는 큰 범주로 묶을 수도 있다. ‘골계미’는 공격의 대상에 대해 웃음으로 대응하는 방식에서 비롯되는 정서다. 현실을 조롱하고 희롱하는 과정에서 웃음을 유발하는 미의식으로 볼 수 있다. 

 

풍자와 관련된 다른 문학 작품 예시

설총, ‘화왕계(花王戒)’: 신라 31대 왕인 신문왕이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재미있는 이야기를 요청하자 설총이 왕에게 해 준 우의적 이야기이다. 꽃의 왕 모란은 자신을 찾아와 좋은 말만을 하는 장미를 곁에 두려 하지만, 뒤이어 찾아온 할미꽃의 충언을 듣고 결국 자신의 잘못을 깨닫게 된다. 왕의 주변에 아첨하는 신하들이 많음을 풍자하고 있는 작품이다.

• 박지원, ‘호질(虎叱)’: 한문 단편 소설로, “열하일기” 중 ‘관내정사(關內程史)’에 수록되어 있는 작품이다. 위선적 양반인 북곽 선생이 부정을 저지르다가 결국 호랑이에게 꾸짖음을 당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허생전’과 함께 양반 계급의 위선을 신랄하게 비판한 작품으로 손꼽히고 있다.

박지원, ‘양반전(兩班傳)’: 한문 소설로, “연암집”의 ‘방경각외전’에 수록되어 있다. 강원도 정선에 가난한 양반이 있었는데, 관에서 빌린 쌀을 갚지 못해 투옥될 상황에 처한다. 이에 부자가 그 빚을 대신 갚아 주고 양반의 신분을 사지만 군수가 작성한 양반 문서를 보고는 양반을 포기한 채 떠나 버린다. 몰락하는 양반 계급의 위선과 무능력, 상민 계급에 대한 착취 등을 풍자적으로 보여 주고 있는 작품이다.

김유정, ‘금 따는 콩밭’: 1935년 3월 “개벽”에 발표된 단편 소설이다. 가난한 소작인에 불과한 주인공 영식이 밭에서 금을 캔다는 허황한 꾐에 넘어가 파탄에 이르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 작품은 1930년대 농촌 사회가 얼마나 궁핍했는지, 그리고 사회에 그런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일확천금을 꿈꾸는 삶이 얼마나 보편화되어 있었는지를 잘 보여 주고 있다.

채만식, ‘레디메이드 인생’: 1934년 3회에 걸쳐 “신동아”에 연재되었다. 주인공 P는 대학을 나온 인텔리이지만 취직을 하지 못하고 빈궁에 시달리게 되면서 이러한 인텔리를 양산하는 사회를 원망하며, 자신의 아들을 인쇄소 견습공으로 취직시킨다. 1930년대 우리 사회의 인텔리 문제를 심도 깊고 날카롭게 분석하여, 그 실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는 작품이다.

채만식, ‘치숙(癡叔)’: 1938년 “동아일보”에 연재된 작품이다. 일본 상점의 점원이며 현실적인 인물인 ‘나’는 일본에 유학까지 다녀온 아저씨가 사회주의 운동에 참여하여 감옥살이를 하고 가족을 고생시킨다며 비판한다. 이는 부정적인 인물이 오히려 긍정적인 인물을 부정하는 방식으로 볼 수 있다. 일제 강점기 지식인이 겪을 수밖에 없었던 수난과 그러한 현실에 대응하는 대조적 삶의 양상을 잘 보여 주고 있는 작품이다.

전광용, ‘꺼삐딴 리’: 일제 강점기부터 한국 전쟁 이후까지 격동의 한국 현대사를 배경으로 하여 한 인물의 변절적 삶의 궤적을 보여 줌으로써, 인간의 기회주의적 속성을 고발하고 풍자한 작품이다. 작가는 주인공 ‘이인국’을 통하여 이기적인 생존 본능과 기회주의적 성격을 보여 주는 전형적인 인물상을 창조함으로써 당대 현실의 한 단면을 드러내고 있다.

 

 

허생전 각색 - 오영진 추가문제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돈짐을 멜빵 걸어 짊어진 사람들의 행렬, 곳간에서 대문으로 느릿느릿 움직인다. 어떤 도적은 전대를 진 위에다가 허리띠의 돈꿰미를 여럿씩 찼기 때문에 치여 휘청거리고, 어떤 도적의 전대는 갈라져서 돈이 쫘르르 쏟아진다. 이 소리에 선잠이 깬 강 선달의 아내 최씨가 왼편 아래쪽 안채에서 등피를 들고 나오다가, 놀라 뒤로 자빠진다.

 

최씨 : 으악! 도둑이야, 도둑!

 

도적들, 혼비백산하여 돈짐에 눌려 비척거리다가 넘어지고, 뒷사람들도 차례로 쓰러진다. 멜빵만 어깨에 걸고는 땅 위에 주저앉아 낑낑거린다. 최씨, 네 발걸음으로 안방으로 도망치려고 할 때, 오른쪽 대문으로 두목이 장검을 빼어들고 뛰어든다.

 

두목 : 꼼짝 말아라! (최씨, 제자리에 주저앉아 두 손으로 싹싹 빈다.)

 

최씨 : 그저 목숨만 살려 줍쇼, 밤손님 나으리.

 

두목 : 목숨이 아깝거든……쉬이.

 

이 소란통에 안채에서는 강 선달, 정면 사랑방에서는 허생이 급히 나온다. 곳간에서는 억쇠가 허리띠도 매지 못하고, 뛰어나오다가 놀라 두 손을 번쩍 들었으니, 아랫도리 꼴이 말씀이 아니다.

 

두목 : 어느 놈이 돈 임자냐? (허생에게) 오! 네로구나! 이 생쥐 같은 놈! 네놈이 그래 나랏돈 십만 냥을 털두 뽑지 않고 통째로 꿀꺽했단 말이냐? (㉠허생, 이에 대꾸하지 않고 엎치락뒤치락, 돈짐과 씨름하며 쩔쩔매는 졸개들을 보고, 체구에 맞지 않게 우렁찬 소리로 껄껄 웃는다.)

 

두목 : 이놈이 우, 웃어?

 

허생 : (뜰에 내려가서 졸개를 부축하며) 늦게 배운 도둑질이 새벽까지 걸렸구나? 이봐, 몇 냥을 가지구 이 꼬락서닌가? (두목에게) 어디서 이런 것들을 모아 놓구 이걸 밤일이랍시구 허구 있지?

 

두목 : (졸개들에게) 이놈들아! 어서 빨랑빨랑 일어나지 못해? 이거 어디 내가 창피해서 견디겠느냐?

 

허생 : 얘, 억쇠야, 너 좀 부축 좀 해 줘라.

 

억쇠 : 부축입쇼, 생원님?

 

허생 : 동여서 관가에 바칠 것두 못 된다. 여보게, 두목.

 

두목 : 네? ……예.

 

허생 : 다음 번엔 마소라두 끌구 오게나.

 

두목 : 딴은! 첨 솜씨라…….

 

허생 : 자아, 어서들 일어서지……. 해 뜨기 전엔 돌아들 가얄 게 아닌가?

 

강 선달 : (기운이 뻗쳐서) 아니, 이 굼벵이들을 그냥 돌려보내요?

 

허생 : 오, 참! 노자라두 조금씩 나눠 줘야겠구먼.

 

강 선달 : 노오자?

 

허생 : 억쇠야, 노자뿐 아니라 소용되는 대루 가지구 가게 해라. (억쇠와 강 선달, 서로 마주보며 허생이 정상이 아니라는 시늉. 늙은 도적, 졸개 1이 와락 땅을 치며 통곡한다. 허생 깜짝 놀라 뒤로 물러선다.)

 

졸개 1 : 아이구, 우리네가 살아서 성인 군자를 뵙는구나!

 

허생 : 늙은이가 이게 무슨 일이오? 어서 일어나우.

 

졸개 1 : 나으리의 하해 같은 은혤 어떻게 갚습니까요? 이 몸이 늙었을망정, 남은 생명이나마 나으릴 받들게 해 줍소사!

 

허생 : 그건 곤란한데.

 

졸개 1 : (졸개들에게) 얘들아, 너희들 생각은 어떠냐?

 

졸개 2 : 누가 좋아서 이런 짓을 허나요? 그저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허생 : 아니, 논밭두 없단 말이냐?

 

졸개 2 : 논밭이 있음, 누가 밤일꺼정 허겠이유?

 

허생 : 흠! 억쇠야, 어서 나눠 주되…….

 

억쇠 : 아니 정말 돈을 주란 말씸인갑쇼?

 

졸개 1 : ㉡아니올시다, 마님. 고향엘 간댔자 별 수 없는 놈들이랍니다. 가뭄이라 논밭 곡식은 말라 죽구, 물난리라 초가삼간 떠내려 보냈구, 집안의 종자란 핼미, 새끼, 손주놈꺼정 뿔뿔이 흩어졌사와요.

 

졸개 2 : 이제 와서 쇤네들이 양민이 되구 싶단들 이미 도둑 명부에 오른 놈들이니, 갈 곳이 어딨사와요?

 

졸개 3 : 다들 마찬가지에유. 종살이라두 좋으니 영감 밑에 둬 주세유.

 

허생 : 헛, 이거 야단났군.

 

졸개들 : (무릎을 꿇고) 한 번 살렸으니, 두 번 살려 줍쇼, 마님.

 

- 오영진, <허생전> 

 

1. 윗글을 연극으로 상연하고자 한다. 배우들의 토의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허생’은 시종일관 거침없는 말과 행동으로 대범한 성격을 드러내도록 하자.

② ‘허생’은 도적들을 교화시키고자 하는 의욕에 넘치는 모습을 부각시켜야 할 거야.

③ ‘두목’은 호기로운 언행을 보이다가 점차 위축되는 모습이 잘 느껴지도록 연기해야겠어.

④ ‘졸개들’은 어수룩한 표정과 굼뜬 행동으로 도적에 어울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 주어야겠어.

⑤ ‘강 선달’과 ‘억쇠’는 허생의 언행에 대해 의아해하는 모습이 잘 드러나도록 표정 연기에 신경을 써야 할 거야.

 

 

2. 다음은 윗글에 해당하는 원작 소설 부분이다. 이 장면을 희곡으로 각색할 때 고려했을 사항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이 때, 변산에 수천의 군도들이 우글거리고 있었다. 각 지방에서 군사를 징발하여 수색을 벌였으나 좀처럼 잡히지 않았고, 군도들도 감히 나가 활동을 못 해서 배고프고 곤란한 판이었다. 허생이 군도의 산채를 찾아가서 우두머리를 달래었다.

“천 명이 천 냥을 빼앗아 와서 나누면 하나 앞에 얼마씩 돌아가지요?”

“일 인당 한 냥이지요.” / “모두 아내가 있소?”

“없소.” / “논밭은 있소?”

군도들은 어이없어 웃었다.

“땅이 있고 처자식이 있는 놈이 무엇 때문에 괴롭게 도둑이 된단 말이오?”

“정말 그렇다면, 왜 아내를 얻고, 집을 짓고, 소를 사서 논밭을 갈고 지내려 하지 않는가? 그럼 도둑놈 소리도 안 듣고 살면서, 집에는 부부의 낙이 있을 것이요, 돌아다녀도 잡힐까 걱정을 않고 길이 의식의 요족을 누릴 텐데.”

“아니, 왜 바라지 않겠소? 다만 돈이 없어 못 할 뿐이지요.”

허생은 웃으며 말했다.

“도둑질을 하면서 어찌 돈을 걱정할까? 내가 능히 당신들을 위해서 마련할 수 있소. 내일 바다에 나와 보오. 붉은 깃발을 단 것이 모두 돈을 실은 배이니, 마음대로 가져가구려.”

허생이 군도와 언약하고 내려가자, 군도들은 모두 그를 미친놈이라고 비웃었다.

이튿날 군도들이 바닷가에 나가 보았더니, 과연 허생이 삼십 만 냥의 돈을 싣고 온 것이었다. 모두들 대경해서 허생 앞에 줄지어 절했다.

“오직 장군의 명령을 따르겠소이다.”

 

① 새로운 인물을 활용해서 허생의 신분이 드러나도록 해야겠어.

② 도둑들이 돈보다는 허생의 인물됨에 감동하는 내용으로 바꿔 보자.

③ 도둑들을 희화적으로 그리면 작품 감상의 재미를 더할 수 있지 않을까?

④ 도둑들이 도둑질하는 장면을 보여주면 좀더 생동감이 느껴지지 않을까?

⑤ 도둑들이 허생을 일부러 만나러 오게 만들면 사건의 필연성을 부각시킬 수 있을 거야.

 

 

3. ㉠에서 ‘허생’이 ‘졸개들’에게 할 수 있는 말은?

① “고기도 먹어 본 사람이 많이 먹는다고 했느니라.”

②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한다더니 그 꼴이구나.”

③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는 말이 맞긴 맞구나.”

④ “너희는 과부 사정은 과부가 안다는 말도 모르느냐?”

⑤ “하던 짓도 멍석 펴 놓으면 안 한다더니 딱 그 꼴이로구나.”

 

 

4. 이 글을 뮤지컬로 공연한다고 할 때, ‘졸개 1’이 ㉡과 같은 말을 한 뒤 부를 만한 노래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이 논자리에다 모를 심어 큰 잎이 훨훨에 영화로구나 / 일락에 서산에 해 떨어지고 우리야 일거리는 태산두 같애 / 이야 이야 어러리여 어리랑 에헬싸 에헤리송아.

② 청천하늘엔 별도 많고 / 우리네 살림살이 말도 많다 // 문전옥답은 어디다 두고 / 쪽박 살림살이가 웬일인가 //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

③ 먹고 살 재산 없다고 탄식을 말고서 / 힘대로 일하여 오붓하게 삽시다. / 아리아리랑 스리스리랑 스리스리랑 아라리가 났네 / 아리랑 고개고개로 나를 넘겨주게.

④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 늙구야 병드니 못 놀겠네 / 우리가 살면은 백년을 사나 / 아니 놀고 아니 먹고 뭘 할손가 /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루 넘어가네.

⑤ 간다 간다 나는 간다 / 님을 따라서 나는 간다 // 저기야 봉산에 비 맞은 제비 / 수풀 속에서 떠네 /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 아리랑 고개로 넘어가세.

 

 

<정답> 1. ②  2. ⑤  3. ①  4. ②

 

 

수능완성 극 <허생전> 박지원 원작, 오영진 각색 필기용 본문 한글파일, pdf파일 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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