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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수능완성 문학작품 해설-수필-강희자전과 감투-김용준_분석

2024수능특강문학사전

by 국어벅스 2023. 7. 7.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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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필 강희자전(康熙字典)과 감투(김용준)생계를 위해 강희자전을 팔았다가 되사는 글쓴이의 경험돈으로 감투를 사려고 시골에서 올라온 G를 질책한 체험을 연결지어 독자들에게 교훈을 전달하는 수필이다. 이를 통해 글쓴이는 더 많은 이익을 추구하는 책 장사의 모습과 돈으로 벼슬을 사려는 사람들이 들끓는 당대 현실을 제시하여 정신적 가치를 지키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드러내며, 본질적 가치를 잊은 채 자신의 이믹만을 추구하는 태도를 비판하고 있다. 

 

[주제] 개인적 이익만을 추구하는 세태에 대한 비판

 

2024수능완성-강희자전과감투-작품해설

 

 

 

김용준 「강희자전과 감투」 핵심정리

• 갈래: 수필

• 성격: 비판적, 풍자적, 성찰적, 교훈적

• 주제: 본질적 가치를 망각하고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세태 비판, 부패한 현실에 대한 비판과 경계

• 표현

- 지난 여름 시골서 교장 노릇하는 친구가 찾아왔던 경험담을 토대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 ‘껍데기 세상’, ‘책 장사', ‘강희자전’등의 비유적 표현으로 주제를 드러내고 있다.

- 글쓴이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글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 비유적 표현을 통해 글쓴이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드러내고 있다.

• 특징

- 두 개의 일화를 연결하여 주제를 형상화하고 있다. 

- 글쓴이가 식량을 마련하기 위해 “강희자전”이라는 귀한 책을 판 경험과, 돈으로 관직을 사려는 친구의 이야기를 연결하고 있다.

- 사람들이 어떤 대상의 본질적인 가치를 잊은 채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세태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 책조차 경제적 이익의 수단으로 여기는 세태에 대한 비판이 드러나 있다.

- 글쓴이 '나'는 돈으로 감투를 사려고 하는 세태를 비판하고 있다.

- ‘나’는 G가 감투를 돈을 주고 사려고 하는 것을 보고 자신의 경혐을 떠올리면서 G에게 충고를 하고 있다 .

- 상대방이 가진 삶의 태도를 비판하고 있다.

-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독자에게 교훈을 전달하고 있다. 

• 구조

- 처음 : “강희자전 ”을 팔았다가 되사 오면서 느낀 점

- 중간 : 감투를 돈 주고 사려는  G군에게서 책 장사의 모습을 다시 보게 됨.

- 끝 : 본질적 가치를 중시해야 함을  G군에게 충고함.

- 그 뒤로 나는 ~촉할 만한 이야깃거리다 : 책을 팔았다가 되찾는 과정에서 많은 이자에 대한 문제점을 느낌.

- 지난여름에 시골서 ~웃을 수밖에 없었다 : 시골에 사는 G가  '나 '에게 벼슬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부탁함.

- 이러한 현상은 ~못 견디었다 : '나 '는 돈을 주고 벼슬을 사는 것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G의 부탁을 거절함.

 

김용준 「강희자전과 감투」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두 개의 일화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앞부분에서는 글쓴이 '나'가 생계를 위해 강희자전을 팔았다가 되사는 경험으로, 정신적 가치를 지키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드러내고 있다. 그리고 뒷부분에서는 시골에서 학교 교장을 하고 있는 친구 G가 돈으로 감투(벼슬자리)를 사기 위해 지은이를 만나러 온 이야기로, 부패하고 혼란한 현실을 비판하고 있다.

 생계의 곤란함으로 헌 책방에 책을 팔았다가 다시 산 경험을 밑바탕으로 해서, 감투를 써 보려고 시골에서 상경한 친구의 이야기를 통해 감투싸움이 끊이지 않고 돈으로 감투를 사려는 부조리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해방 이후의 부패하고 혼란한 현실을 풍자하고 있다.

 감투싸움이 끊이지 않는 정계, 돈으로 감투를 사려는 사람들이 득실대는 서울의 세태를 보며 글쓴이는 친구에게 감투가 돈으로 환산되는 세상은 망할 수밖에 없다고 충고하고 있다. 이것은 친구에게 한 말이지만 동시에 세상을 향한 경계의 말이기도 하다. 사람들이 어떤 대상의 본질적인 가치를 잊은 채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세태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며 쓴 글이라 할 수 있다. 

 〈강희자전과 감투〉는 감투를 써보려고 시골에서 상경한 친구의 이야기를 통해 부패하고 혼란한 현실을 풍자하고 있는 수필이다 .

여러날 주리다 못해 《강희자전》과 값나갈 만한 책 몇 권을 꺼내 든다. 몇 달만에 지글지글 고깃점이나 구워먹을 행복한 상상을 하며 서점으로 나간다. 기대와는 달리 고작 백 원을 받아 들고 나와서는, 그 사이에 아끼던 《강희자전》이 팔려 나갈까봐 사흘이 멀다하고 뻔질나게 드나들던 이야기다. 가난이야 문인학자의 다반사라고는 하지만, 손때 묻은 책을 책방에 팔아 먹고, 혹시 남의 손에 들어가면 어쩌나 싶어 전전긍긍하던 그의 노심초사가 눈에 뵈는 것만 같은 작품이다.

 

글쓴이의 태도

 ‘나’는 자신에게 감투 살 곳을 소개해 달라고 부탁하기 위해 찾아온 친구에게 감투가 돈으로 환산되는 세상은 망할 수밖에 없다는 충고를 들려주고 돌려보내고 있다. 이로 보아 ‘나’는 감투를 돈으로 환산하는 세상을 경계하며 돈으로 감투를 사려고 하는 세속적인 욕망에 대해 비판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제목 《강희자전》과 감투의 뜻, 의미

《강희자전》은 중국 최대의 자전으로 글쓴이에게는 귀한 책이다. '감투'는 직위나 지위를 뜻한다. 글쓴이의 "이를테면 자네는 책 장사요, 감투는 《강희자전》이란 말일세"라는 말을 통해 알 수 있듯 두 일화를 연결짓는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세태에 대한 비판을 드러내고 있다. 책 장사가 돈 주고 산 "강희자전"을 이익을 남겨 팔고 싶어 하듯이, G가 감투를 돈 주고 사면 그 돈 이상의 이익을 취하고 싶어 할 것이라는 뜻을 보여주는 제목이다. 

 글쓴이는 ‘G’가 돈으로 벼슬자리를 산다면, 책 장사가 《강희자전》이라는 책을 장사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것처럼 ‘G’도 감투라는 벼슬자리를 장사의 대상으로 인식하게 될 것을 경계하고 있다. 즉, 책 장사는 자기가 산 책의 가격보다 더 이윤을 남겨 책을 팔려고 할 것이므로, 이와 마찬가지로 돈으로 벼슬자리를 구한 사람도 본전 생각이 나서 어떻게 해서든 자기가 들인 돈을 회수하려고 할 것임을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강희자전과 감투〉와 유사한 이야기

 조선 후기 이덕무 (1741-1793)의 글에도 이런 이야기가 있다.

 내집에 좋은 물건이라곤 단지 《맹자》 일곱 편 뿐인데, 오랜 굶주림을 견딜 길 없어 2백전에 팔아 밥을 지어 배불리 먹었소. 희희낙낙하며 영재 유득공에게 달려가 크게 뽐내었구려. 영재의 굶주림도 또한 하마 오래였던지라, 내 말을 듣더니 그 자리에서 《좌씨전》을 팔아서는 남은 돈으로 술을 받아 나를 마시게 하지 뭐요. 이 어찌 맹자가 몸소 밥을 지어 나를 먹여주고, 좌씨가 손수 술을 따라 내게 권하는 것과 무에 다르겠소. 이에 맹자와 좌씨를 한없이 찬송하였더라오. 그렇지만 우리들이 만약 해를 마치도록 이 두 책을 읽기만 했더라면 어찌 일찍이 조금의 굶주림인들 구할 수 있었겠소. 그래서 나는 겨우 알았소. 책 읽어 부귀를 구한다는 것은 모두 요행의 꾀일 뿐이니, 곧장 팔아치워 한 번 거나히 취하고 배불리 먹기를 도모하는 것이 박실(樸實)함이 될 뿐 거짓 꾸미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오. 아아! 그대의 생각은 어떻소?

➡️ 이덕무가 이서구(1754-1825)에게 보낸 짤막한 편지글이다. 내 손에서 길이 든 《맹자》를 견딜 길 없던 오랜 굶주림과 맞바꾸었다. 2백전으로 쌀을 팔아 온 식구가 배불리 밥을 지어 먹었다. 희희낙낙 했다니 무엇이 그리 기뻤을까? 그 말 듣고 저 아끼던 《좌씨전》을 팔아 벗을 위해 술을 받아준 친구의 마음도 나는 잘 가늠이 안 된다.

 여보게! 우리가 빈 속에 꼬르륵 대며 밤낮 없이 《맹자》를 읽고 《좌씨전》을 외운들 밥이 나오겠나, 술이 나오겠나? 무슨 영화를 보잔다고 공부 핑계로 온 식구 쫄쫄 굶겨 가며 글만 읽겠는가? 안 그런가 이 사람. 책 팔아 밥을 먹고 나서 떠오르는 상념인들 오죽 많았으랴. 글을 읽어서는 세상을 위해 쓸 데가 없지 않겠느냐는 절망감, 그래도 선비가 주림을 못견뎌 책 들고 전당포를 찾은데서 오는 죄책감과 무력감. 하지만 멋쩍어 달려간 친구 집에서 제 책 팔아 술 사주며 쓰린 그 마음을 보듬던 우정이 있어, 이들은 수렁 같던 그 시대를 건너 갈 수 있었던 것이다.

 

 서유구 (1764-1845)가 박지원에게 왜 사람들이 선생님의 글을 두고 이러쿵 저러쿵 말이 많으냐고 물었을 때 연암은 이렇게 말했다.

자네가 그걸 알고 싶은가? 내가 일찍이 여름 장마 때 여러 날을 먹지를 못했었네. 하루는 비가 조금 그치길래 베개를 고이고 하늘가의 무지개와 노을을 보고 있었겠지. 붉은 빛이 비치며 쏟아지는데, 희미하게 번갯불이 그 가운데 있더군. 배가 몹시 고프다는 걸 알았지만 아무리 돌아봐도 먹을 것을 찾을 도리가 없질 않겠나. 그래서 걸어 안채로 들어가 그릇 나부랑이 중에 팔아먹을 만한 것을 찾아 보았지만 하나도 없는걸세. 다락방 속에는 대대로 전해오던 오래된 시렁 상자가 있었는데, 속명으로 각기소리라는 것이었네. 부서지고 지저분하여 쓰기에 마땅치 않아 내버려 둔 것이어서 후한 값을 받기엔 부족하더군. 그래도 생각해보니 굶어 죽는 것을 구할 방법이 없더란 말일세. 그래서 몸소 그 앞으로 갔지. 그러다 잠깐 다락 창 틈으로 음산한 구름이 사방에 잔뜩 흐린 것을 보았네. 다만 아까 비치며 쏟아지던 빛은 더욱 빛나 눈이 어지럽더군. 그래서 넋놓고 구경하다가 두 손을 뻗어 시렁 상자를 맞들고서 겨우 땅에서 들어 올리는데, 갑자기 우레소리가 한바탕 울리더니 집이 온통 흔들리는게야. 마치 번갯불이 곧장 내 머리통에 떨어지는 것 같지 뭔가. 깜짝 놀라 시렁 상자가 땅에 떨어지는 것도 몰랐다네. 내가 평소 비방을 듣는 것이 대략 모두 이같을 뿐일세그려. 그리고는 둘이 함께 껄껄 웃고 말았다는 이야기다.

➡️ 며칠을 굶다가 이대로는 굶어 죽겠다 싶어 못 쓰게 된 각기소리라도 팔아 먹을 생각으로 집어들다가, 우레소리에 놀라 그나마 망가뜨리고 말았다. 그 높은 뜻에 안쓰런 궁핍이 읽는 이를 민망하게 한다.

 

 

글쓴이의 체험-"강희자전"을 팔았다가 되사 오면서 느낀 점

① 강희자전을 팔려고 함: 생활고(生活苦)에 시달리고 있는 심정을 드러내고 있다.

② 책사 주인과 가격을 흥정함: 귀한 책이 값싸게 취급받는 것에 대해 어처구니없어 하고 있다.

③ 책사를 반복하여 출입함: 판 책이 다른 사람에게 팔릴까 봐 초조해 하고 있다.  

④ 팔았던 책을 다시 사서 돌아옴: 판 책을 책사에서 다시 구매하여 책을 되찾은 안도감을 느끼고 있고, 책으로 이익을 추구하는 책사 주인에 대해 씁쓰레함을 느낀다.

➡️ 글쓴이는 책을 팔고 재구매하는 과정에서 장사꾼의 잇속에 씁쓰레하고 있다.  

 

 

 

강희자전과 감투 추가문제

[01~ 02]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단권으로 된 "강희자전"이 한 권, "단씨설문해자주(段氏說文解字注)" 축쇄판이 한 갑. 그리고 이 밖에 또 무슨 책이던가 두어 가지를 합해서 끼고 나오면서, 큰 구실이나 하러 가는 것처럼 마누라더러, "내 곧 다녀올게. 잠깐만 기다리우."하고는 쏜살같이 명동으로 향했다.

 내 속 요량으로는 '오늘 수입에서 적어도 쌀 한 주발과 고깃근은 살 수 있으려니.'싶어서 몇 달 만에 지글지글 고깃점이나 구워 먹을 행복을 머리에 그리면서 나선 판이었는데, 의외에도 내 공상은 공상대로 돌아가고 말았다.

[A "모두 백 원 드리지요."강희자전 "만은 대접해서 오십 원을 쳤습니다. 그래도 이걸 칠십 원 받는다 쳐도 이십 원밖에 못 얻어먹는 폭입니다." ]

쌀 한 말에 팔백원 하는 세상에 "강희자전 "값이 겨우 칠십 원밖에 안 된다는 것이 책을 사는 양반의 말씀이다.

나는 어이가 없어 눈만 떴다 감았다 할 뿐이었다.

그렇다고 다른 책사(冊肆)*에를 가 본댔자 대동소이한 말만 들을 것 같고, 또 그걸 가지고 상판 광고나 시키는 것처럼 이 집 저 집 기웃거릴 맛도 없고, 더구나 그의 말이 어쨌든 '대접해서 오십 원 쳤다 '는데 비록 천금 값어치가 된다손 치더라도 '여보, 당치 않은 소리요, 안 되오.'하고 빼앗아 가지고 돌아설 용기도 안 나서 그야말로 복잡미묘한 심리에서 "엣 ! 그러우."하고서는 주는 대로 백 원 돈을 받아 가지고 나서면서 이를 꽉 물었다.

세상이 하도 살기가 어려워서 가다오다 말말끝에 "무어니 무어니 해도 장사가 제일이야. 그래도 서생 이 할 수 있는 장사는 책 장사밖엔 없어."하면 "책 장사 ? 흥, 그보다는 고리대금이 몇 배 낫지."하는 친구가 있어, 저 사람이 무슨 말을 저렇게 하나 했더니, 하긴 당해 놓고 보니 그 친구가 역시 경험 있는 소리를 했구나 싶었다.

그 뒤로 나는 사흘이 멀다 하고 내 "강희자전 "이 팔리지나 않았나 싶어서 그 책사에를 풀 방구리에 쥐 드나들 듯 뻔질나게 드나들었다.

돈만 생기는 날에는 그가 말한 대로 칠십 원을 주고 다시 회수하리라는 생각으로 부리나케 드나들어 보았으나, 요행으로 내 "강희자전 "은 열흘이 지나고 보름이 지나도 꽂아 둔 그 자리에 그대로 꽂혀 있었다.

[B 꼭 한 달 만에야 겨우 돈 칠십 원을 마련해 가지고 갔다.

"여보, 이 책 나 삽니다."하고 "강희자전 "을 뽑아서 옆구리에 끼면서 돈 칠십 원을 주인 앞에 던졌다.

주인은 안색이 별안간 창백해지면서,

"그건 파는 책이 아닙니다."하는 것이다.

"안 파는 책이 어디 있단 말이요. 당신이 오십 원에 사서 이십 원을 붙여서 칠십 원을 받는다고 그러지 않았소?"

"아닙니다, 그러지 맙쇼. 두고 보려고 합니다."]

주인은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하면서 내 옆구리에서 곧 "강희자전 "을 도로 빼앗을 것같이 굴었으나, 나는 잠자코 문을 열고 길로 나서고 말았다. 길을 걸으면서 나는 또 이런 생각을 했다.

'저 친구가 내가 갔기에 망정이지, 다른 사람이 갔더라면 필시 한 오백 원쯤은 받았으렸다.'

아무튼 생산력이 왕성한 세상임에는 틀림이 없어. 오십 원이란 놈이 열흘에 백오십 원씩 마구 새끼를 치는데. 이놈이 고작 한 달 만에 아홉 배 새끼를 치는 셈이다.

문명 (文明)한 나라에서는 좁은 국토에 생식이 과다할 때는 산아 제한을 국책으로 강행한다는데 ……. 위정자, 모름지기 일고 (一考)를 촉 (促)할 만한* 이야깃거리다.

지난 여름에 시골서 교장 노릇 하는 G군이 오래간만에 찾아왔다.

"자네   웬일인가?"

"나? 감투 하나 쓰러 왔네."

"정말인가?"

"그럼 거짓말로 아나?"

정계 (政界)에 매일같이 감투 쌈이 벌어지고 장안 안 여관마다 감투 사러 온 친구들이 뒷간에 구더기 끓듯 한다는 소문이 신문마다 벅적거리는데, 난생 처음으로 교장 노릇도 해 보니 그깟 놈의 것 아무것도 아닐레, 나라고 감투 못 쓰란 법 있을라구, 에라 이 기회를 놓치면 안 되겠다. 그는 이러한 생각 끝에 전 후불고 (前後不顧)하고 서울로 튀어 올라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막상 올라와서 동정을 살펴보아 한즉,"그 감투란 것 좀체로 쓰기 어렵데. 하불실 (下不失) 십 만 원은 있어야 겨우 술잔 값이나 될는지 모르겠데."

허나 이 기회에 꼭 감투는 쓰고 내려가야겠는데,

"자네는 광면 (廣面 )한 친구이니까 혹 그럴듯한 곬이 없겠느냐."는 것이다.

나는 웃을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현상은 G 한 사람에 한한 것이 아니요, 이렇기 때문에 세상은 썩을 대로 썩어 가는 것이지만, 우선 아쉬운 대로 나는 G에게만이라도 충고할 의무를 느끼고서 이렇게 권고해 돌려보냈다.

"실례일지 모르나 자네는 세상을 좀 더 알아야 하네. 껍데기 세상만 보지 말고 속껍질을 벗기고 그 속 에 있는 세상을 보아야 하네. 감투란 원래 값이 비싼 것이 아닐세. 아니라기보다 한 푼어치 값도 없는 것이요, 또 값이 있을 수도 없네. 감투가 돈으로 환산되는 날 세상은 망하는 날일세. 왜 그러냐 하면 감투를 밑천 들여서 사는 날 벌써 감투 밑천을 뽑아야 할 생각이 안 나겠나? 가령 책 장사가 "강희자전" 한 권을 오십 원이고 백 원이고 주고 샀다 치세. 학자 아닌 책 장사가 자기 신주덩어리가 아닐 바에야 그 책을 가보로 모셔 둘 리 없고, 팔게 될 경우에는 본전만 받고 팔겠나? 오백 원이고 육백 원이고 흠뻑 이 (利)를 남겨야 팔 것 아닌가. ㉠이를테면 자네는 책장사요, 감투는 "강희자전" 이란 말일세."

- 김용준, '강희자전과 감투 '

* 책사: 서점.일고를 촉할 만한 : 깊이 한번 생각해 봄직한.

 

01   [B] 를 바탕으로 [A] 를 이해한 것으로 적절한 것은?

① 책 장사는 쉽게 구할 수 없던 "강희자전"이 들어온 것이 반가워서 칠십 원이라는 높은 금액을 부른 것이다.

② 책 장사는 "강희자전"을 싸게 사서 비싸게 팔고 싶은 마음에 이익이 이십 원밖에 남지 않는다고 말했던 것이다.

③ 책 장사는 '나 '가 "강희자전"을 되사러 오지 못하도록 하기 위하여 칠십 원이라는 높은 금액에 팔 것이라고 말했던 것이다.

④ 책 장사는 '나 '가 돈을 마련하여 "강희자전"을 되사러 올 것이라고 예상하고 되사러 오기 쉽도록 책값을 싸게 쳤던 것이다.

⑤ 책 장사는 가치를 알고 있어서 자신이 소장하고 싶었던 "강희자전"을 싸게 사고 싶은 마음에 이익이 이십 원밖에 남지 않는다고 말했던 것이다.

 

02   ㉠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책 장사가 무슨 책인지도 모르고 "강희자전"을 사는 것처럼, G도 감투를 쓰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모르면서 감투를 쓰려고 한다는 뜻이다.

② 책 장사가 돈 주고 산 "강희자전"을 이익을 남겨 팔고 싶어 하듯이, G가 감투를 돈 주고 사면 그 돈 이상의 이익을 취하고 싶어 할 것이라는 뜻이다.

③ 책 장사가 자신이 산 "강희자전"의 진정한 가치를 모른 채 팔려고 한 것처럼, G가 감투를 돈 주고 사려는 것도 감투의 진정한 가치를 모르기 때문이라는 뜻이다.

④ 책 장사가 기대하지 않았던 "강희자전"을 손님이 들고 찾아와 손에 넣게 되는 것처럼, G도 큰 기대를 하고 있지 않아도 누군가가 감투를 씌워 줄 것이라는 뜻이다.

⑤ 책 장사가 "강희자전"을 사서 큰 이익을 남기지 않고 넘기게 된 것처럼, G가 감투를 돈 주고 사더라도 본전 이상의 이익을 취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정답 > 01   02

 

01 작품의 내용 파악   답 ②

"여보, 이 책 나 삽니다.",  칠십 원을 주인 앞에 던졌다. 주인은 안색이 별안간 창백해지면서 "그건 파는 책이 아닙니다."  '나'가 책 장사의 말대로 칠십 원에 "강희자전"을 사러 갔더니 팔 지 않겠다고 한 것으로 보아, 책 장사가 겨우 이십 원밖에 남지 않는다며 오십 원에 "강희자전"을 산 것은 헐값에 책을 산 후 비싸게 팔아 이익을 많이 남기려 했기 때문이다.

[오답이 오답인 이유 ]

① 책 장사가 "강희자전"을 구하고 싶어 했으나 그동안 구하지 못 해서 아쉬워했다는 것은 확인할 수 없고, 칠십 원이 높은 금액도 아니다.

③ '나'는 쌀 한 말에 팔백 원인데 "강희자전"값이 겨우 칠십 원이라고 탄식하고 있다. 따라서 '칠십 원'이 '나'가 책을 되사러 오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금액이라 볼 수 없다.

④, ⑤ 이 글에서 확인할 수 없는 내용이다.

 

02 구절의 의미 파악     답 ②

'나 '는 G가 감투 (직책)를 돈을 주고 사려고 하는 것을 보고 자신이 "강희자전"을 팔고 샀던 이야기를 떠올리면서 G에게 충고를 하고 있다. ㉠은 책 장사가 책을 사고팔 때도 이익을 취하려 하는 것처럼, 돈을 주고 감투를 사면 당연히 들인 돈 이상의 이익을 취하고 싶어 할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오답이 오답인 이유 ]

① G는 감투를 쓰는 교장 노릇을 하다가 자신도 감투를 쓰고 싶어 하는 사람이다. 따라서 의미를 모른다고 할 수는 없다.

③ '나'가 충고하는 부분을 보면 감투는 값이 있을 수 없는 것이 다. 따라서 G가 감투를 돈 주고 사려는 것은 감투의 진정한 가치를 모르기 때문이라는 진술은 옳지 않다.

④ '나'는 돈으로 감투를 사는 G의 태도에 충고를 하는 것이지 때 를 기다리라는 충고를 하는 것이 아니다.

⑤ 이 진술은 G가 돈을 주고 감투를 사는 것을 용인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 이 글의 '나'는 돈을 주고 감투를 사려는 G의 태도를 비판하고 있으므로 적절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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