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한국명품가사100선 한국가사문학관 발행
38. 미인별곡美人別曲
① 작품명 : 미인별곡美人別曲
② 작자명 : 양사언(楊士彦, 1517~1584)
양사언은 조선 중기 때의 문인·서예가이다. 본관은 청주清州, 자는 응빙應聘, 호는 봉래蓬萊·완구完邱·창해滄海·해객海客이다. 형 사준士俊・아우 사기士奇와 함께 문명을 떨쳐 중국의 미산삼소眉山三蘇에 견주어졌다.
③ 출전 : 《봉래집蓬萊集》
④ 해제
〈미인별곡〉은 양사언의 자필 첩책에 제목 없이 수록되어 있는 가사를 김동욱이 제목을 붙여 소개한 것이다. 양사언의 자필 첩책에는 양사언이 악부에 올린 허강의 〈서호별곡〉도 함께 수록되어 있다. 〈미인별곡〉은 한 미인에 대한 헌사獻辭로서 그 아름다운 자태를 직유법을 동원하여 반복적으로 그려내고 있는 가사이다. 미인의 전체적인 외모와 가야금을 타면서 노래하는 모습, 춤추는 모습 등을 직유와 전고典故로 표현하였다. 〈사미인곡〉과 〈속미인곡〉에 등장하는 미인이 추상적이고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는 데 비해, 이 작품의 미인은 더불어 즐거움을 함께 나누는 한 가기歌妓를 염두에 둔 것으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의미를 지닌다.
⑤ 현대어 풀이 (*원문은 중세국어 표기 깨짐이 발생하여 생략하였습니다. pdf 파일을 참고하시기 바립니다.)
<미인별곡>_양사언
그대를 내 모르랴 무산의 신녀로다
속세를 내 것이라 여겨 누굴 위하여 내려왔나
얼굴 모습은 배꽃 한 가지에 달빛이 절로 흘러드는 듯
백사 장강에 해당 춘백이 흩어져 피여 난 듯
눈썹은 푸른 학을 탄 도사가 청학동으로 날아드는 듯
씩씩한 해동청이 벽해로 지나가는 듯
머리는 조양태수 남천할 때 형산 구름 헤치며 내닫는 듯
붉은 입술 흰 이로 반만큼 웃는 모습은
선궁 삼색 도화 꽃이 하룻밤 비 기운에 절로 피어 가는 듯
은 병풍에 앉은 모양 월중 항아가 계수에 기대 있는 듯
한나라 조비연이 피풍대 속에 옷깃 여며 앉았는 듯
꿈 깨어 숙흔을 못이겨 화관이 단정하니
왕소군 호족변방에 한나라 궁궐 어디인가
한 곡조 청상으로 가는 길을 잊었는 듯
양귀비가 임공도사를 만나서
이궁 소식 묻지 못해 허튼 시름 품었는 듯
녹의황상을 반만큼 헤친 모양은
도연명 율리삼경에 송국이 흩어진 듯
기양 사동 속에 노래 소리는
두보가 곡강의 늦은봄 난일평무에 천천히 거니는 듯
천태산 연라월에 원숭이떼 우는 소리가 구름 속을 흐르는 듯
춤추는 모양은 미앙궁 늘어진 버들이 자다가 굽이치는 듯
서시가 고소대 위에 흥겨워 노니는 듯
향산거사가 옥란에 의지하여 약질을 나올대는 모습은
임처사 서호의 눈 오는 밤에 매화가지 흔드는 듯
교태를 못이겨 백사 각반에 오며가며 하는 모습은
요대에 잔치 끝나 양왕 궁녀 내려오는 듯
칠월 칠석 오작교에 머뭇머뭇 직녀성 이른 듯
사안석 휴기동산을 볼까 말까 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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