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한국명품가사100선 한국가사문학관 발행
75. 우활가迂闊歌
➀ 작품명 : 우활가迂闊歌
➁ 작자명 : 정훈(鄭勳, 1563~1640)
정훈은 조선시대 명종明宗 때 문학가, 자는 방로邦老, 호는 수남방옹水南放翁, 경주慶州 사람이다. 정철鄭澈과 더불어 가사문학의 쌍벽을 이루었다. 임진왜란壬辰倭亂·이괄李适의 난·정묘호란丁卯胡亂·인조仁祖반정·병자호란丙子胡亂 등을 겪으면서 6편의 장가와 20수의 단가를 남겼다.
➂ 출전 : 필사본 《수남방옹유고水南放翁遺稿》
➃ 해제
이 작품은 17세기에 지어진 것으로 궁곤한 생애이지만 초탈한 심정으로 안분지족한다는 내용이다. 우활한 몸이라서 모옥에 비가 새는 줄을 모르며, 현순백결懸鶉百結이 부끄러운 줄을 모르는 채 춘산春山의 꽃구경, 여름 누정에서 낮잠, 추천秋天 달맞이, 동설冬雪 추위를 즐기며 일신의 영고榮枯를 근심하지 않는다. 일생의 일이 우활 아닌 것이 없으니 술에 취하여 이를 잊고 싶어 하는 마음을 읊은 은일가사이다.
⑤ 현대어 풀이 (*원문은 중세국어 표기 깨짐이 발생하여 생략하였습니다. pdf 파일을 참고하시기 바립니다.)
<우활가>_정훈
어찌 생긴 몸이 이토록 우활할까
우활해도 우활해도 그토록 우활할까
이봐 벗님네야 우활한 말 들어보게
이내 젊었을 때 우활하기 그지없어
이 몸 생겨남이 금수와는 다르므로
어버이 사랑 형 공경 임금 충성 어른 공경
분수에 맞게 살았지만 한 일도 없는 듯하고
세월 늦게 평생 우활 나를 따라 걷나니
아침이 부족하니 저녁을 근심한다
한 칸 초가집에 비새는 줄 알았던가
누덕누덕 기운 옷에 부끄러움 어찌 알며
어리석고 미친 말로 남 움직일 줄 알았던가
우활해도 우활해도 그토록 우활할까
봄날 산꽃을 보고 돌아올 줄 어찌 알며
여름 정자에서 잠들어 꿈 깰 줄 어찌 알며
가을 하늘 달 맞아 밤 되는 줄 어찌 알며
겨울눈에 시흥 일어 추움을 어찌 알리
사계절 좋은 경치 어찌할 줄 모르리라
세상 끝에 버려진 몸 무슨 일로 근심할까
인간 시비 듣지도 보지도 못하거든
성하던지 쇄하던지 평생을 근심할까
우활해도 우활해도 이토록 우활할까
아침에 누워 있고 저녁에도 그러하니
하늘이 정한 우활 내 설마 어찌하리
그래도 애달프다 고쳐 앉아 생각하니
이몸이 늦게나마 애달픈 일 많고 많아
일백 번 다시 죽어 옛 사람 되고 싶어
희황 천지에 잠깐이나마 놀아보면
요순의 해와 달은 조금이라도 쬐었을 걸
순한 풍속 멀어지니 거친 풍속 다 되겠다
복잡한 회포를 누구에게 말하리오
태산에 올라가 천지 팔왕 다 바라 보고지고
공자맹자 살아가던 옛 세상 두루 살펴
성현의 학문하던 자취나 보고지고
주공은 어디가고 꿈에도 뵈지 않나
이리도 심한 내 모습 슬퍼한들 어찌 하리
만리 먼 곳 눈 뜨고 옛날에 뜻 없으니
우활한 온 정신이 가고 아니 오는구나
인간 세상 혼자 깨어 누구에게 말을 할까
축타의 망언을 이제 배워 어이하리
송조 미색 얽은 낯이 잘 할런가
우담 산초 실을 어찌 얻어 먹으리오
사랑을 못 받으니 우활한 탓이려니
이리 헤고 저리 헤고 다시금 헤아리니
이 우활 거느리고 내 평생을 어찌 하리
아이야 잔 가득 부어라 취하여 내 우활 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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