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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문학사전_1 갑민가_갑산민_원문, 현대어 풀이, 작품 해설, pdf파일

가사문학사전106편

by 국어벅스 2023. 4. 28.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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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고전시가 가사 문학사전 100선_가사 갑민가 _갑산민_작품 해설 pdf 파일

출처: 한국명품가사100선 한국가사문학관 발행

 

1. 갑민가甲民歌

 

① 작품명 : 갑민가甲民歌

② 작자명 : 갑산민甲山民

《해동가곡海東歌曲》의 작품이 수록된 말미에 갑산의 백성이 지었다. 갑산민소작甲山民所作이라는 내용으로 보아, 작자는 당시 군정軍丁의 횡포에 시달리던 함경도 갑산 지역에 살던 사람으로 파악된다.

③ 출전 : 필사본 《해동가곡海東歌曲》

④ 해제

이 작품은 조선 후기 대표적인 현실비판 가사이며, 군정軍丁의 폐단이 심했던 18세기 말엽 함경도 갑산 지역에 살았던 사람들의 열악한 현실을 배경으로 창작되었다. 두 사람의 화자가 등장해 대화체로 진행되고 있으며, 공향을 떠나지 말도록 권유하는 화자1(생원)의 질문에 그럴 수밖에 없는 사정을 구구절절 설명하는 화자2(갑민)의 답변으로 구성되어 있다. 작품의 앞부분에 제시된 생원의 진술은 정든 고향을 떠나 유리流離의 길로 나선 갑민의 처지를 이끌어내기 위한 문학적 장치로 역할하고 있다. 작품의 주제는 조선 후기 유리민의 현실을 사실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갑민의 답변을 통해 제시되고 있다. 갑민의 답변에는 북쪽의 변방에 살고 있던 민중들의 생활상이 제시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지방 수령들의 가렴주구苛斂誅求로 인해 수탈당하는 기층민들의 비참한 현실이 구체적으로 형상화되어 있다. 이 작품은 필사본 《해동가곡》의 마지막 부분에 수록되어 있으며, 국한문이 병기되어 있다.

가사 문학사전_1 갑민가

⑤ 현대어 풀이 (*원문은 중세국어 표기 깨짐이 발생하여 생략하였습니다. pdf 파일을 참고하시기 바립니다.)

<갑민가>

어져 어져 저기 가는 저 사람아

네 행색을 보아하니 군역을 피해 도망하는 너로구나

허리 위로 볼 것 같으면 베적삼이 깃만 남고

허리 아래 굽어보면 헌 잠방이 노닥노닥

허리굽은 할미 앞에 가고 절름발이 뒤에 간다

심 리 갈을 하루에 가니 몇 리 가서 엎어지리

내 고을의 양반 사람 타도나 타관에 옮겨 살면

천하게 되기 일상사거든

본토의 군정 싫다 하고 자네 또한 도망하면

나라 어느 곳 땅 한 인심에 근본 숨기고 살려고 한들

어디 간들 면할까

차라리 네 살던 곳에 아무렇게 뿌리 박혀

칠팔월에 삼을 캐고 구시월에 담비 잡아

공채 신역 값은 후에 그 나머지 두었다가

함흥 북청 홍원 장사 돌아들어 잠매할 때

후한 값 받고 팔아내어 살기 좋은 넓은 곳에

가사 전토 다시 사고 가장집물 장만하여

부모 처자 보전하고 새 즐거움 누리려마

어와 생원인지 초관인지

그대 말씀 그만 두고 이내 말씀 들어보소

이내 또한 갑산 백성이라

이 땅에서 나고 자랐으니 이 때 일을 모를까

우리 조산 남쪽 양반 진사 급제 이어져서

금장 옥패 옆에 차고 시종신을 다니다가

시기하는 사람의 참소로 온 집안이 변방으로 옮겨진 후에

나라의 변방 이 땅에서 칠팔대를 살아오니

선대의 음덕을 이어 하는 일이 읍중 역할 첫째로다

들어가면 좌수 별감 나가서는 풍헌 감관

유사 장의 차지나면 체면 보아 사양했는데

슬프도다 내 시절에 원수인의 모해로

군사로 신분이 떨어졌단 말인가

내 함 몸이 나쁘게 되니 좌우 전후의 수다 친척

차차 군역에 충당하게 되었구나

여러 대 제사를 지내던 이 내 몸은 할 일 없이 매어 있고

시름 없는 여러 친척들은 차취 없이 도망하고

여러 사람 노든 신역 내 한 몸에 모두 물게 되니

한 몸 신역 3냥 5전 담비가죽 두 장이 법이라

열두 사람 없는 책임 합쳐 보면 46냥

해마다 맡아 무니 석숭인들 당할까

약간 농사 전폐하고 삼을 캐러 입산하여

하항령 보태산을 돌고 돌아 찾아보니

인삼 싻은 전혀 없고 오가피 잎이 날 속인다

할 일 없이 헛되이 돌아와 팔구월 차가운 바람

안고 돌아 입산하여 담비 사냥 하려 하고

백두산 등에 지고 분계강 가로 내려가서

싸리나무 꺾어 기둥 만들고 이깔나무 지붕 올려

하느님께 축수하며 산신님께 발월하여

긴 끈을 갖추어 꽂고 이루어지길 바라되

내 정성이 미치지 못했는지 소망 실이 아니 이루어졌네

빈손으로 돌아서니 삼지연이 잠잠하더라

입동 지난 삼일 후에 밤에 눈이 제법 오니

큰 자 깊이 하마 넘어 사오 보를 못 옮기네

양식이 떨어지고 옷은 얊으니 앞에 근심 다 떨치고

목숨 살려고 마음먹고 죽을 지경에 길을 나서

인가처를 찾아 오니 검천 거리 첫 길목이라

닭의 첫 울음소리 이슥하고 인가 적적 함밤중이네

집을 찾아 들어가니 혼비백산 반 주검이

말도 꺼내지 못하고 넘어지니

더운 구들 아랫목에 송장 같이 누웠다가

인사 수습 한 후에 두 발 끝을 굽어보니

열 발가락이 간 곳 없네

간신히 조리한고 목숨 살려 소에 실려 돌아오니

팔십세 된 우리 노모 마중 나와 하던 말씀

살아왔다 내 자식아 죽지 않고 돌아온들 모든 신역 걱정하랴

전토 가장 다 팔아서 46냥 돈 가지고

파기소 찾아가니 중군 파총 호령하되

우리 사또 분부 안에

각 초군의 모든 신역을 담비 외에 받지 말라

관령 이와 같이 지엄하니 하릴없이 물러났다

돈 가지고 물러나와 억울함을 적어 하소연하니

번거로운 고소장 올리지 말라 판결하고 군노 장교 파견하여

성화 같이 재촉하니

노부모의 장례 준비로 마련한 베 8승 4필 두었더니

여덟냥 돈을 빌어 받고 팔아다가 채워 내니

50여냥 되었구나

삼수와 각 진 두루 돌아 26장 담비가죽 사니

10여일 다 되었구나

성화 같은 관가 분부 아내 잡아 가두었네

불상하다 병든 처는 감옥 중에 던져져서

목을 매어 죽었단 말인가

내 집 문전 돌아드니 어미 불러 우는 소리

구천에 닿을 듯하고

의지할 곳 없는 노부모는 인사불성 누웠으니

기절하신 탓이로다

여러 신역 바친 후에 시체 찾아 장사지내고

조상 신주 모셔 땅에 묻고 애끊도록 통곡하니

무지한 미물들 뭇 새들이 저도 또한 서럽게 운다

막중 변방 우리 인생 나라 백성 되어서

군사 싫다 도망하면 나라밖 사람 되려니와

한 몸에 여러 신역 물다가 할 수 없어

또 금년이 돌아오니 유리무정 하노라

임금님께 아뢰자니 구중궁궐 멀어 있고

요 순 같은 우리 임금님 해와 달 같이 밝으신들

임금님 은혜 이 변방에 엎어진 항아리 아래처럼 비칠까

그대 또한 내 말 듣소 타관 소식 들어보게

북청 부사 누구던가 성명은 잠깐 잊었네

허다한 군정 잘 다스리고 백골도망의 원망을 풀어주었네

각 군대 초관 여러 신역을 대소 민호 나누어 징수하니

많으면 닷돈 정도 적으면 서돈이라

인근 백성 이 말 듣고 남부여대 모여 드니

군정 허수 없어지고 민호 점점 늘어간다

나도 또한 이 말 듣고 우리 고을 군정 신역

북청과 같도록 하여달라 관영에 의견을 보냈더니

갑산 본읍에 맡겨 판결하도록 본 관아에 부쳤으니

시비를 불문 오라 매고 형벌 한 차례 당했네

천신만고 놓여나서 고향 살림 다 떨치고

인근 친구 하직 없이 노인을 부축하고 어린자식 끼고 한밤중에

후치령 길 곁에 두고 금창령을 허위허위 넘어

단천 땅을 바로 지나 성대산을 넘어 서면

북청 땅이 그 아닌가

거처가 좋은지 아닌지 다 떨치고 모든 가족 보살피고

신역 없는 군사 되었으면

내 곧 신역 이러하면 친척과 헤어지고 조상의 묘 버릴까

비나이다 비나이다 하나님께 비나이다

충군 애민 북청 원님 우리 고을 빌려주시면

도탄에 빠진 군정을 그려서 임금님께 올리리라

그대 또한 내년 이때 처자 동생 거느리고

이 고개 길로 접어들 제 그때 내 말 깨우치리라

내 심중에 있는 말씀 횡설수설 하려 하면

내일 이 때 다 지나도 반 남아 모자라네

날이 저물어 총총 갈 길 머니 하직하고 가노라.

 

1 갑민가.pdf
0.44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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