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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문학사전_14 금강별곡_박순우_원문, 현대어 풀이, 작품 해설, pdf파일

가사문학사전106편

by 국어벅스 2023. 4. 29. 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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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고전시가 가사 문학사전 100선_가사 <금강별곡> _박순우_작품 해설 pdf 파일

출처: 한국명품가사100선 한국가사문학관 발행

 

14. 금강별곡金剛別曲

 

① 작품명 : 금강별곡金剛別曲

② 작자명 : 박순우(朴淳愚, 1686∼1759)

박순우는 전남 영암 출생. 과거에 급제한 적도 있지만 호적 문제로 결국 취소되었고, 문장으로 명성을 얻었으나 벼슬에 나아가지는 못했다. 산수를 탐승하며 생애를 보냈는데, 평생소원이던 금강산 유람 후 가사 〈금강별곡〉과 기행문 〈동유록〉을 지었다.

③ 출전 : 석판본 《명촌유고明村遺稿》

④ 해제

〈금강별곡〉은 작자의 나이 54살 때인 1739년에 지은 것으로, 한 달 남짓 금강산 일대를 유람하고 난 소회를 국한문혼용체로 진술한 유람기행가사다. 금강산 탐방 동기, 고향 영암의 소금강 탐방, 한양에서의 과거 응시, 금강산에 당도하는 여정, 내금강·외금강·해금강 탐승, 여정을 마치는 소회 등을 노래했다. 고향 영암에서 출발하여 한양에서 과거 응시 후 금강산을 탐방하는 유다른 여정을 노래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되는 작품이다. 향촌 사족의 향리 선양의식과 산수유람에 대한 인식을 살필 수 있다. 다른 사람이 지은 〈금강별곡〉과 구분하기 위해 작자의 호를 따서 〈명촌 금강별곡〉이라고도 일컫는다.

가사 문학사전_14 금강별곡_박순우

⑤ 현대어 풀이 (*원문은 중세국어 표기 깨짐이 발생하여 생략하였습니다. pdf 파일을 참고하시기 바립니다.)

<금강별곡>_박순우

이 몸이 여유로와 산수 사랑 고질병 있어

명산을 편력함이 일생의 소박한 계책이로다

강원도 금강산이 삼 산 중의 한 산이라

동방의 제일이요 천하에 짝이 없다

천 리를 멀다 않고 한번 봄이 원이더니

세상 공명에 망령되이 뜻을 두어

서적에 골몰하고 과거 준비에 분주하니

오십사 년 세월이 잠깐 사이에 지나갔도다

남아가 해온 일이 소과 증서 한 장이니 슬프구나

산수에 뜻 둔 묵은 기약을 이제 와 못 버리니

집 뒤의 소금강을 시험 삼아 먼저 보려

월출산에 가마 타고 북지당을 배회하여

봉선암 위 아래 부처 오전에 지나가서

용암에서 쉬어 자고 구정봉 올라 서니

경천대 반야봉은 삼존불을 마주하였고

노적봉 향로봉은 금수굴을 이었구나

영험하다 움직이는 돌이여 영암이라는 이름 마땅하도다

천왕봉 꼭대기에 나부끼듯 혼자 서서

층을 이룬 일곱 연못 눈 아래 굽어 보니

나는 듯한 폭포수는 몇 길이 걸려 있는가

선약봉 우화봉은 기상도 웅장하다

소금강이 이러하니 대금강을 알만 하도다

기미년 삼월 십구일에 알성시를 정하거늘

기일 맞춰 상경하여 예조 뜰에 들었더니

명운 불행하여 뜻을 얻지 못한단 말인가

한나라 유방 눈물 머금고 패 땅으로 옮긴 것 그처럼 힘들었던가

대장부 뜻과 기개를 득실 하나에 꺾어두랴

관동으로 길을 잡아 금강산을 찾아가서

반 백년 지고 있던 빚을 이제야 갚으리라

삼월에 식량 꾸려 날을 가려 출발할 때

곽처사 이생원이 길벗으로 함께하니

행장이 깔끔하여 세 치 퉁소 한 개로다

여윈 말에 의탁하고 남은 말로 벗을 삼아

동대문 내달아서 관왕묘 지난 후에

무너미에서 점심 먹고 비운돌을 넘어 들어

먼 길 가는 이 만나면 앞길을 자세히 물어

포천 철원 금화 금성 차례로 지나도다

길 떠난 지 엿새만에 회양 땅 겨우 들어가

마니동 깊은 골로 단발령 올라 서서

금강산 진면목을 처음으로 바라보니

정신이 개운하고 눈길이 시원하다

백천교 지나가서 산영루 올라가니

한 줄기 맑은 시내 누대 앞에 둘러 있고

네 면 푸른 얼굴 누대 처마에 은은히 비친다

장안사 인빈당에서 하룻밤을 유숙하고

새벽밥을 재촉하여 길잡이 승려 앞세우고

장경봉 돌아보며 관음봉 지나가니

지장 석가 두 봉 사이 옥경대 골이도다

누대 위에 새긴 글자 완연하여 어제 같다

그 아래 황천강을 그 누구가 이름지었는가

상하 맑은 연못 사이에서 너 혼자 금빛이다

강 위에 성을 쌓고 성 허리에 문을 내니

문 이름 지옥이라고 어느 중이 지어냈는가

명경대 맑은 낯을 문 위에 걸어놓았으니

의연한 한 폭 문짝 그림으로 그려낸 듯 

문으로 들어가면 영원동이 그 안이다

경치도 맑거니와 봉 이름도 뜻이 깊다

시왕봉 장군봉과 동자봉 사자봉은

이름지은 처음 뜻이 명경과 어울린다

지옥문을 빙자하여 중생을 경계하도다

백천동 굽어 보고 명연담 지나가니

만폭동 기상을 이를 보아 알겠도다

안양암 돌에 새긴 부처와 백화암 앞 뒤 부처가

사람 공력이 기이하나 상원불에 미치겠는가

표훈사에서 잠깐 쉬고 만폭동 들어갈 때

금강문 막 지나며 돌길을 더위잡고 오르니

다섯 현인 유적이 돌 봉우리만 남았구나

청학은 어디 가고 푸른 소나무만 서 있는가

그 곁의 천일대는 망주석 되었도다

봉래풍악 원화동천 천하 제일 명산 글씨는

크나큰 반석 위에 누가 써 새겼는가

위 아래 여덟 연못을 이름 찾아 보러 가니

만 리 동해의 큰 고래가 뿜어내는가

황하의 물 서쪽으로 가서 곤륜산을 덮치는 듯

흩어지느니 구슬이요 뿌리느니 안개로다

네 계절 내내 눈발 날리고 만년토록 우레 치도다

이태백 폭포시를 장쾌히 여겨 읽었더니

이제 와 이를 보니 어느 게 더 웅장한가

보덕굴 올라가서 석굴을 구경하고

구리기둥을 굽어 보니 몇 길이 높다는 말인가

인력을 낭비하니 불가의 도에 유익한가

허황도 하거니와 방종함도 그지없다

사자봉 돌아 들어 마하연 들어가 보고

표훈사로 내려 오며 일만 폭포 다시 보니

사랑하여 맺힌 마음 미색인들 이같으랴

정양사 찾아 가서 헐성루에 앉아 보니

삼십 골짜기 만 이천봉을 일일이 다 보겠도다

북으로 중향성이 우뚝이 빼어나서

남으로 혈망봉을 마주 앉아 바라보거늘

그 남은 허다한 봉우리 다 각각 모시고 있으니

양쪽 장수가 진을 마주해 옥 휘장을 높이 열고

천군 만마를 정자형으로 배치한 듯 

칼과 창은 삼엄하고 대오는 가지런하니

산중의 기이한 경관이 가리키는 곳마다 벌어져 있다

비로봉 대소향로 선봉인가 중간 병력인가

망군대 석응봉은 왼쪽 날개인가 오른쪽 날개인가

일출 월출 영랑봉은 복병이 분명하다

온갖 자태 형상이 두 눈에 뚜렷하니

올라가 다시 본들 무엇이 더 나으리

산 안쪽 그만 보고 산 바깥을 구경하자

이생에게는 말과 사람을 붙여 통천으로 돌게 하고

곽처사는 나 데리고 내수점을 넘어갈 때

앞서거니 뒷서거니 여덟 연못 다시 보고

마하연 막 지나며 별천지를 만나 보니

층층한 봉우리 맑은 연못이 이름 없는 빈 땅이도다

수도 없는 봉우리 골짜기를 다 제각기 주장하니

신선의 땅 아니면 불가의 물상이도다

당당한 유가 군자는 어디를 차지할까

외로이 이 석봉이 그 가운데 빼어나 있으니

치우침 없고 기울어짐 없는 것은 중용의 도 아닌가

고요하면서도 늘 그러함은 군자의 덕 아닌가

봉우리 아래로 흐른 물이 사각 연못이 절로 되어

매이지 않고 머물지 않아 새 물 내리는 근원 되었어라

봉 이름은 인을 좋아하고 못 이름은 지를 간직했도다

활원동 세 글자로 골짜기 이름을 지었으니

슬프다 이내 행색 적적 고요함을 벗어났도다

유점사로 들어가며 경치를 완상하고

각각 형상에 기인하여 못 이름을 정했으니 

내산 외산 여덟 못이 흡사히도 같구나

은신대 만경대를 둘러보고 지나가서

박달치에 올라 앉아 남으로 바라보니

북쪽 벼랑 그늘진 골짜기 곳곳에 눈이도다

돌인가 얼음인가 빛깔이 한가지도다

온산 가득 노송 측백은 푸른빛이 가득하고

철쭉 진달래는 붉고 흰빛이 짙고 엷으니

한 시절 풍광 경물이 나그네 흥취 돋아낸다

나무다리를 더위잡고 불정대 올라 보고

짧은 대지팡이로 힘을 삼아 험한 비탈을 겨우 내려와

소나무숲 굴속에 쉬어 앉아 여기저기 가리키니

조물주 수단이 도처에 기묘하다

통암에서 점심 먹고 효양치를 또 넘으며

손으로 가슴을 쓸며 걸음걸음 휴식을 하니

붉은 얼굴 창백해지게 한다는 것이 헛말이 아니도다

눈길을 한곳으로만 하고 다리 힘을 헤아릴 수 없으니

옛사람의 깊은 습성이 내 마음과 한가지다

발연사 바라보고 폭포암 찾아가니

안장 같은 큰 바위가 계곡물 아래 펼쳐졌는데

한줄기 맑은 물결 폭포수 되었구나

봉래도 새긴 글자 양사언의 필체로다

입은 옷을 벗어 놓고 물결에 들어 앉아

땀과 때를 다 씻으니 마음이 맑기도하도다

한 점 세속의 상념이 가슴속에 머무르랴

천 년의 욕기 기상이 이보다 더할 것인가

시냇물을 따라 내려가 아랫폭포에 다다르니

물빛 돌 색깔이 위쪽보다 더 좋도다

발연사 중을 불러 쏟아져 내리는 폭포 구경하니

벌거벗은 몸 섞여 흐르며 돌 홈에 뻗어 내려

물 기세를 흘려 따라 번개 같이 내려가니

비상하도다 이 기이한 경관을 누가 처음 시켜 냈는가

하류의 삼 층 연못이 갈수록 신기하다

산승 발우 형상이 이 아니 비슷한가

신계사 골입구 밖에서 막대 잡고 바라보니

층층 바위 겹겹 장벽이 이 어찌된 형상인가

눈에 어른어른 사귄 교분이 가장 도탑다

이별한 내금강을 여기 와서 볼 줄 생각이나 했으랴

맑은 시내 몇 번을 건너 옥류동을 들어갔던가

반가운 만폭동을 또 얻어 보겠도다

과보가 운전하게 하는가 학주로 옮겼는가

웅대한 형세는 길고 짧음이 있거니와

광활한 규모는 여기가 더 쾌활하다

천지도 치우치고 조물주도 일 많구나

만폭동 옥류동을 안팎에 함께 내놓으니

유상객의 평가가 예도 지금도 분분하다 

구룡소 위 아래 못은 또 어찌하여 한곳에 갖추었나

웅장하기도 웅장하고 위험하기도 위험하다

꿈틀꿈틀 신물이 못 속에 잠겨 있으니

네 만일 변화하여 덕 베풀기를 널리 하고

수천 리 동방에 비와 바람 순조롭게 하면

백성들의 떠받듦이 동남 해신에게만 그러하랴

어찌하여 세상 밝히는 현룡의 형상 취하지 않고

허랑한 유산객의 가리킴만 하게 하는가

턱 아래 명월주를 내게 하나씩 나눠 주어

붓끝으로 뛰어난 문장 짓게 하는 보물구슬 품게 하렴

빼어난 흥취 무궁하고 저녁볕은 기우는구나

청산 속 물소리 들으며 바삐 걸어 내려 와서

옥류동을 하직하고 삼일포로 돌아서니

동해는 앞에 있고 금강산은 뒤에 있다

종복에게 분부하되 먼 길 갈 말 몰지 마라

걸음마다 돌아보니 더디도다 나의 행로여

시냇물 소리 못 들으니 점점 멀어지는 줄 깨닫겠도다

환하던 해는 무정하여 서녘 고개를 넘어가고

안개는 무슨 일로 험준한 산을 감추는가

아쉬운 이별에 무한한 정은 갈수록 맺히는구나

묻노라 냇물신 산정령이여 내 회포 아는 건가

묵을 빚을 못다 갚고 새 빚을 다시 지니

스스로 돌아보건대 세속의 자취 청정한 분수 적은 탓이도다

사선정 뒷고개 위에서 돌아서서 바라보니

계곡물은 동으로 흘러 돌아가는 길손을 따르는 듯

버들잎은 시름을 모아 이별의 한을 띠었도다 

동남쪽이 멀리 떨어져 늘그막 기약을 못 맺으니

문자로 기록하고 그림으로 그려내어

어느 때고 눈앞에 두어 못잊을 자산 삼으리라

아홉 군 여덟 경관을 지나는 길에 보아 가며

다하지 못한 남은 흥이 설악산을 찾아 가서

흡사한 네 얼굴을 다시 보고 반기겠노라

내 집이 영암이라 월출산 아래도다

소금강 명칭이 형용 잘했다는 말이

이 아래 깃들어 사니 네 얼굴을 찾으리로다

연연한 깊은 정을 조각꿈 속에 부치리라

아마도 이번 생 다하기 전에 다시 갈까 하노라

 

14 금강별곡.pdf
0.99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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