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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문학사전_26 누항사_박인로_원문, 현대어 풀이, 작품 해설, pdf파일

가사문학사전106편

by 국어벅스 2023. 4. 30.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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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고전시가 가사 문학사전 100선_가사 <누항사> _박인로_작품 해설 pdf 파일

출처: 한국명품가사100선 한국가사문학관 발행

 

26. 누항사陋巷詞

 

① 작품명 : 누항사陋巷詞

② 작자명 : 박인로(朴仁老, 1561∼1642)

박인로는 조선 중기의 문인으로 호는 노계蘆溪이다. 31세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의병활동에 가담하였고, 수군으로 종군하여 많은 공을 세웠다. 39세 무과에 합격하고, 조라포 수군만호가 되었다.

③ 출전 : 《노계집》

④ 해제 

〈누항사〉는 51(1611)세 때 작품으로, 궁핍한 생활사를 실감나게 읊어 가는 79행으로 된 가사다. 누항陋巷이란 《논어》에 나오는 말로 가난한 삶 가운데도 학문을 닦으며 도를 추구하는 즐거움을 즐기는 공간을 말할 때 사용한다. 이 작품은 지은이가 임진왜란이 끝난 뒤 고향에 돌아와 생활하던 중에 친구 이덕형이 찾아와 누항생활의 어려움을 묻자 이에 답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누추한 곳에 초막을 지어 가난한 생활을 할 때, 굶주림과 추위가 닥치고 수모가 심하지만 가난을 원망하지 않겠다는 빈이무원貧而無怨을 읊은 것이다. 자연을 벗삼아 충성과 효도, 형제간의 화목, 친구간의 신의를 바라면서 안빈낙도의 심경을 노래하였다. 

가사 문학사전_26 누항사_박인로

⑤ 현대어 풀이 (*원문은 중세국어 표기 깨짐이 발생하여 생략하였습니다. pdf 파일을 참고하시기 바립니다.)

<누항사>_박인로

어리석고 어둡기는 나보다 더할까       

길흉화복을 하늘에 맡겨두고       

누추한 깊은 곳에 초가를 지어두고       

아침 바람 저녁 비에 썩은 짚으로 땔감 삼아       

조촐한 음식에 연기도 많고 많다       

미지근한 숭늉으로 배고픔을 달래지만       

사는 것이 이렇다고 대장부 뜻을 바꿀까       

안빈의 일념을 적을망정 품고 있어       

옳게 살려하나 뜻대로 되지 않구나        

가을이 부족한데 봄이라 여유 있을까       

주머니 비었는데 병에 술이 있으랴       

가난한 인생이 천지간에 나뿐이라       

기한이 절실한들 일편단심 잊을까      

의로 몸을 잃고 죽도록 마음 먹어       

자루와 주머니에 한 줌 한 줌 모아 넣고       

전란 오년에 죽음을 무릅쓰고       

주검을 밟고 피를 건너 백전고투 치뤘던가       

한 몸 겨를 없어 집안을 돌보겠는가       

늙은 노복은 주인을 몰라보니       

봄소식을 알려줄 사람을 언제까지 기다리며       

밭가는 일을 물어 볼 종도 없으니       

몸소 농사함이 내 분수인 줄 알겠도다           

이윤과 진승을 천하다 할 수 없건만       

아무리 갈려한들 어느 소로 갈겠는가       

가뭄이 들어 농사철이 늦은 때에       

서쪽 두둑 높은 논에 잠깐 갠 지난 비에       

길 위에 흐른 물을 반쯤 대어 두고       

소를 주겠다던 엉성한 말을 믿고       

친절타 여긴 집에 달도 없는 저녁에       

실속 없이 찾아 가서       

굳게 닫은 문 밖에 우두커니 막막히 서서       

에험하는 인기척을 오래도록 한 후에       

거기 누신고 하니, 염치없는 접니다       

초경도 거읜데 어쩐 일로 왔는가       

해마다 이러니 구차한 줄 알지마는       

소 없는 집이라 걱정 많아 왔소이다       

공짜로나 값을 치나 주었으면 좋겠으나       

다만 어젯밤에 건너집 사람이       

목이 붉은 수꿩을 기름에 구어내어       

갓 익은 좋은 술을 취하도록 권하니       

그런 은혜를 어찌 아니 갚겠는가       

내일 소를 빌려 주마하고 굳게 약속하였으니       

실약이 미안하니 사실이 어렵다네       

사실이 그렇다면 설마 어떠할꼬       

헌 모자 숙여 쓰고 축 없는 집신 신고       

맥없이 물러나니       

풍채 적은 내 모습에 개가 짖을 뿐이다            

달팽이집에 들어간들 잠이 와야 누울 텐데       

북창에 기대어 새벽을 기다리니       

무정한 오디새는 나의 한을 돋구누나        

아침까지 슬퍼하며 먼 들을 바라보니       

즐거운 농가도 흥 없이 들려온다       

세정 모른 한숨은 그칠 줄을 모르는구나       

아까운 저 쟁기는 볏보임도 좋아서       

가시밭 묵은 밭도 쉽게 갈 수 있으련만       

빈집 벽 가운데 쓸데없이 걸렸구나       

봄갈이도 거의 다 가니 팽개쳐 버리자       

강호에 살겠다는 꿈을 꾼 지 오래더니       

먹고 사는 게 누가되어 슬프게도 잊었다       

저 기수를 바라보니 푸른 대나무도 많구나       

품위 있는 선비들아 낚싯대 빌려다오       

갈대꽃 깊은 곳에 명월청풍 벗이 되어       

임자 없는 자연에서 절로절로 늙으리라       

무심한 갈매기야 오라하면 말라하랴       

다툴 이 없기는 이뿐인가 하노라       

못난 이 몸에 무슨 소원 있으리오       

두세 이랑 논밭을 다 묵혀 던져 두고        

있으면 죽이요 없으면 죽일망정       

남의 집 남의 것은 부러하지 않겠노라       

내 빈천 슬피여겨 손 젓는다 물러가며        

남의 부귀 부러워서 손짓한다 오겠는가       

인간의 어느 일이 운명밖에 생겼을까       

빈이무원이 어렵다고 하건만은       

내 생활이 어려워도 서러운 뜻은 없노라       

도시락밥 표주박물 이것으로도 만족하노라       

평생 한 뜻으로 따뜻하고 배부름은 없어도       

태평한 세상에 충효를 일로 삼아       

형제화목 붕우신의 그르다 할 이 있을까       

그 밖의 남은 일이야 타고난 대로 살리라 

26 누항사.pdf
1.25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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