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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문학사전_69 영삼별곡_권섭_원문, 현대어 풀이, 작품 해설, pdf파일

가사문학사전106편

by 국어벅스 2023. 5. 5.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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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고전시가 가사 문학사전 100선_가사 <영삼별곡> _권섭_작품 해설 pdf 파일

출처: 한국명품가사100선 한국가사문학관 발행

 

69. 영삼별곡寧三別曲

 

작품명 : 영삼별곡寧三別曲

작자명 : 권섭(權燮, 1671∼1759)

권섭은 서울 태어나 젊은 시절 세상사에 관심을 갖기도 했으나 주변 인물들의 정치적 영락을 목도하고 재야에서 문필 활동을 하며 일생을 마쳤다. 전국 명승 탐방 경험을 노래한 작품들이 많다. 한시 3,000여 수, 시조 75수, 가사 2편 등의 방대한 작품이 전한다.

출전 : 필사본 《옥소고玉所稿》

해제

〈영삼별곡〉은 작자의 나이 34살 때인 1704년에 창작한 작품으로, 영월을 출발하여 삼척에 이르는 여정 체험을 노래한 유람기행가사다. 영삼은 영월·삼척을 줄인 말이다. 전원에 묻혀 지내는 작자의 정황 서술을 시작으로, 춘삼월 호시절에 영월 명승 유적을 돌아보며 느낀 소회, 동으로 여정을 계속하며 마주친 산천경개와 산촌의 생활풍정, 대관령·청옥산·무릉계를 거쳐 삼척에 이르는 도중의 수려한 풍경과 흥취, 삼척 동해바다 일대의 기이한 경관, 성내 누정에 앉아 마주한 달밤의 정취, 여정을 마치는 소회 등을 노래했다. 정철의 〈관동별곡〉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며, 시상의 안배와 조절, 섬세한 표현과 감각적 이미지, 우리말 일상어 구사 등의 면에서 개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가사 문학사전_69 영삼별곡_권섭

⑤ 현대어 풀이 (*원문은 중세국어 표기 깨짐이 발생하여 생략하였습니다. pdf 파일을 참고하시기 바립니다.)

<영삼별곡>_권섭

이 몸이 천지 간에 쓰일 곳 전혀 없어

삼십 년 세월을 흐지부지 보내는도다

풍모 정회 호탕하여 세상 바깥의 인연 업보로

녹수 청산에서 분수대로 다니더니

잠시 동안 병이 들어 풀로 이은 집 닫았더니

어떤 뒷절 중이 말을 많이도 하는구나

주장자를 느슨히 짚고 나더러 이르는 말이

네 병을 내 모르랴 자연 탐닉하는 고질병이니

봄바람 산들 불어 온갖 꽃이 거의 진 무렵

산중에 비 막 개니 날씨도 맑을시고

어와 이 사람아 시절 모르고 누워 있으랴

명아주 지팡이 서둘러 잡고 발길 닿는대로 가자꾸나

그 결에 일어나 앉아 창을 열고 바라보니

맑은 바람 문득 불고 새소리 지저귈 때

시냇가 풀꽃 길이 동쪽 산골로 이어졌구나

아이 종 불러 내어 뼈 앙상한 여윈 말에

채찍을 거두어 쥐고 내맡겨 놓아 가노라니

봄 삼월 멋진 시절이 때마침 좋을시고

산골 동자 시골 노인들이 춘흥을 못 이기어

탁주 병 둘러 메고 민요 가락 느리게 부르며

오락가락 다니는 모습 한가롭기도 한가롭구나

말 등에서 늦은 잠을 석양에 잠깐 들어

겹겹 산봉우리 첩첩 골짜기를 꿈속에 지나치니

주천강 내린 물이 청령포로 닿았어라

말에서 내려 사배하고 곡하며 우는 말이

석벽은 하늘 찌르듯 솟아 있고 인적은 그쳤는데

사철나무 옛 가지에 두견새 소리는 무슨 일인가

창오산 저무는 구름 갈 길도 깊고 깊구나

동강을 건너리라 물가에 내려오니

사공은 어디 가고 빈 배만 걸렸는가

상앗대 손수 잡아 거슬러 올라가니

금강정 붉은 난간 아득히 내닫거늘

잠깐 올라 앉아 머리를 들어보니

봉래산 제일봉에 채색구름이 어려 있는데

신선을 마주 보고 무슨 일 묻자고 하는 듯

험한 시내 스무 굽이 건너고 다시 건너

청산은 은은하고 푸른 새냇물 둘러 있는데

운리촌 산 밑 마을 이름도 좋을시고

산골집에 손님이 없어 개와 닭 뿐이도다

귀리를 데친 밥에 풋나물 삶아 내어

부들방석 펴 앉게 하고 싫도록 권하는도다

어와 이 백성들 기특도 하도다

십 리 긴 골짜기에 절벽은 아름다우나

자갈 산길 험한 곳 양 편 골짜기 닿았으니

머리 위 조각 하늘 보일락말락 하는구나

밀거니 달리거니 꽃내음 맡으며 나가는 말이

별천지 골 외딴 마을 해는 어이 쉬 넘는가

흙마루에 자리 보아 밤을 지내고 가자꾸나

밤중쯤 사립문 밖에 긴 바람 일어나며

새끼 곰 큰 범 승량이 목소리 바꿔 우는 소리

산골에 울려 퍼져 사나운 기세 어지럽구나

칼 빼어 곁에 놓고 이 밤을 겨우 새워

앞내에 빠진 옷을 쥐어 짜서 손에 쥐고

길게 난 길 돌아 달려가 벌판 볕 쬐어 입고

진나라 때 숨어 산 백성 이제 와 보게 되면

무릉도원이 여기보다 낫단 말 못하리니

하늘가에 가려진 산 대관령을 이었으니

위태롭고 높은 고개 촉도난이 이러하던가

하늘에 돋은 별을 어쩌면 만지겠도다

끝없이 넓은 바다가 그 앞에 펼쳐져 있어

대지와 산악을 밤낮으로 흔드는 듯

바닥 없는 큰 구렁에 한없이 쌓인 물이

만고에 한결같이 차고 줄어듦이 있었던가

천지 간 장대한 경계 반이 넘게 물이로다

아마도 저 기운이 무엇으로 생겨났는가

성인을 언제 만나 이 이치를 묻자오리

바위길 익숙한 중에게 대나무 가마 느슨히 메게 해 

낭떠러지 험한 벼랑 얼른 거쳐 지나가게 해

청옥산 큰 골짜기로 첩첩이 돌아드니

운모 병풍 비단 장막이 좌우로 펼쳐 있구나

구름다리를 걸어 건너 솔숲에 쉬어 앉아

나무 하는 아이들아 지난 일 물어보자

바람이 움직인들 날이 여전한지 그 몇 해며

짝 없는 옛 성문 어느 적에 쌓았단 말인가

이 손님 누구신데 어이 들어 와 계시는가

낫과 새끼 메어 찬 앞 절의 상좌러니

나무와 섶 하러 와서 무심히 다니오니

진관암 없어진 것은 우리 모두 알거니와

그 밖에 물을 일은 목동 피리에 부쳐야겠구나

산 밑에 서린 용이 변화도 무궁하여

검고 깊은 오래된 소에 굴 집을 삼고 있어

층층 벼랑 백 척 길이에 한 필 비단 걸어 두고

대낮 우레소리가 골짜기에 울려 퍼지니

귀닫고 보던 것이 내일이라고 조용해지겠는가

맑은 모래 이어 밟아 동해로 내려가서

백옥 구슬 벌어진 곳에 헤치고 앉으니

동서를 모르거니 원근을 어이 알리

푸른 파도에 떠 있는 돛이 줄줄이 펼쳐져 있어

엊그제 어느 곳 지나 어디로 간다는 말인가

어촌의 늙은 사공 손짓하여 불러 내어

바다 위 소식을 싫도록 물은 후에

횃불을 재촉해 들고 성문을 들어가니

소리 높은 나팔소리에 바다에 달이 돋았어라

금소정 돌아 달려가 일곱 신선은 그 누구던가

금비녀 옛 일은 몇 해나 되었으니

소동파 적벽에 학 그림자 그쳤는데

좋은 세상 임금 말씀을 헛되이 기다리랴

장검을 빼어 내어 손 안에 걷어 쥐고

긴 노래 한 곡조를 목놓아 부르노니

산호로 만든 푸른 난간에 바람을 비껴 앉아

이태백 풍채를 다시 만나 보겠도다

태백성 밝은 빛이 그 아니 그가 아니겠는가

태백산 깊은 속에 거기나 아니 가 있는가

오르며 내리며 싫도록 술을 마시니

어와 야단스럽도다 내 아니 허랑하여

신선의 술 가득 부어 달빛을 섞어 마셔

가슴속이 환해지니 어쩌면 날겠도다

백 년 누리는 세상에서 근심 즐거움 모르거니

한바탕 꿈같은 세상에서 영욕을 내 알더냐

패랭이 짚미투리 다 떨어져 버릴 때까지

산림 호수 바다에 마음껏 노니면서

이렇게 저렇게 굴다가 아무 일이나 하리라

69 영삼별곡.pdf
1.78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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