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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6월 고1 모의고사 출제_소년_윤동주-작품해설-핵심정리-분석-해석

국어모의고사사전

by 국어벅스 2023. 6. 16.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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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6월 고1 모의고사 기출 현대시- 「소년(少年)(윤동주) 

 소년(윤동주)은 산문시의 아름다움과 함께 사춘기 소년의 진실한 사랑이 담긴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 시는 시상의 연쇄 반복 형태를 통해 ‘소년’의 구체적인 체험과 정서를 보여 주고 있다. 이 시를 통해 ‘소년’의 감정을 순수하게 보여 주는 연시(戀詩)를 쓴 윤동주 시인의 개성을 살펴볼 수 있다. ‘소년’의 정서가 어떻게 형상화되고 있는지 주목하면서 감상하도록 한다. 윤동주의 시가 일반적으로 지식인으로서의 시대적인 사명감, 순결한 양심, 갈등하는 자아 등과 같은 시적 지향을 지니고 있다면 「소년(少年)」은 그러한 것과 거리가 있는, 한마디로 연시(戀詩)라 할 수 있다. 이 시는 전체적으로 시상의 전개가 연쇄 반복의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즉 앞 시상이 뒤 시상으로 이어지는 연쇄적 형식을 띠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시상 전개를 통해 시어, 시구가 반복되어 산문시에서 잘 드러나지 않는 운율감이 형성되고 있다. ‘소년’의 체험과 맞물린 이러한 형식은 소년의 정서를 자연스럽게 드러내며, 또 이를 통해 시인은 독자에게 진실함을 전달하고 있다.

 

[주제] 순이(順伊)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

 

2023년-6월-고1-모의고사-윤동주-소년-해설-분석

 

 

 

<소년> 윤동주 핵심정리

갈래  현대시, 자유시, 서정시, 산문시

작가 윤동주(尹東柱, 1917.12.30∼1945.2.16)  시인. 독립운동가. 북간도(北間島) 출생. 용정(龍井)에서 중학교를 졸업하고 연희전문을 거쳐 도일, 도시샤[同志社]대학 영문과 재학 중 1943년 여름방학을 맞아 귀국하다 사상범으로 일경에 피체, 1944년 6월 2년형을 선고받고 이듬해 규슈[九州] 후쿠오카[福岡] 형무소에서 옥사했다. 용정에서 중학교에 다닐 때 연길(延吉)에서 발행되던 《가톨릭소년》에 여러 편의 동시를 발표했고 1941년 연희전문을 졸업하고 도일하기 앞서 19편의 시를 묶은 자선시집(自選詩集)을 발간하려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가 자필로 3부를 남긴 것이 그의 사후에 햇빛을 보게 되어 1948년에 유고 30편을 모아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로 간행되었다. 《서시(序詩)》 《또 다른 고향》 《별 헤는 밤》 《십자가》 《슬픈 족속(族屬)》 등의 주옥같은 작품을 남겼다.

성격 애상적, 동화적, 성찰적, 반성적, 고백적, 산문적

율격 내재율

제재 소년, 순이를 향한 소년의 그리움

주제 순이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 소년의 내면에 대한 성찰

구조(시상 전개)

-1~2문장: 단풍잎, 하늘을 바라보는 소년

-3~4문장: 가을 하늘에 동화된 소년의 모습

-5~6문장: 소년의 내면에 어리는 순이의 얼굴

-7~8문장: 순이를 향한 소년의 깊은 사랑과 그리움

시적 대상

-순이: 소년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대상, 그리움의 대상

-소년: 시적 대상이면서 동시에 화자 자신을 객관화한 대상으로 볼 수 있다.

표현상 특징

-산문시로서 행위의 순서대로 서술하는 듯한 문장을 사용하고 있다.

-단연(1연)으로 된 산문시의 형태를 띠고 있다.

-시어, 시구의 반복을 통해 운율을 형성하고 있다. (파란 물감, 사랑처럼 슬픈 얼굴, 순이의 얼굴)

-같은 구절과 같은 종결 어미의 사용, 연쇄적인 표현 등으로 운율감을 살리고 있다.

-유사한 통사 구조의 반복을 통해 운율을 형성하고 있다. 

-연상의 흐름에 따른 시상 전개를 보여주고 있다. (하늘 → 눈썹 → 손바닥 → 손금 → 강물 → 순이)

-윤동주의 <자화상>과 같은 작품에 나타나는 '들여다봄'의 행위를 통해 정서를 전달하고 있다.

-색채어를 활용하여 시적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감각적 이미지의 활용을 통해 시적 분위기를 전달하고 있다. 시각적 이미지(단풍잎, 하늘, 파란 물감, 맑은 강물, 순이의 얼굴), 촉각적 이미지(따뜻한 볼을 씻어 보면), 공감각적 표현(눈썹에 파란 물감이 든다)

-현재형 어미를 활용하고 있다. (떨어진다, 든다, 본다, 어린다 등)

 

시인 윤동주
윤동주

 윤동주의 사진을 보고 있으면 눈썹에 파란 물감이 든 파란 가을 하늘도 보이고, 맑은 강물도 보이고, 사랑처럼 슬픈 얼굴-아름다운 순이의 얼굴도 보이는 듯합니다. 얼굴은 세월을 보여준다는 말이 증명되는 사진 중에 하나입니다. 우리가 교과서에서, 많은 문제집 속에서 윤동주의 시를 마주할 때 잠시나마 공부를 멈추고, 잔잔한 호수를 마주하고 '나'의 모습을 투영해 볼 수 있게 되는 것도 그의 삶이 뒷받침된 시의 진정성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의 치열한 자아를 '들여다보는' 행위가 있었기에 어두컴컴한 하늘 아래서도 맑은 강물이 다시금 흐를 수 있게 되었을 것입니다. 지금 치열하게 독하게 공부를 하고 있는 여러분들에게도 끊이지 않는 고민과, 해내겠다는 의지와 성찰, 겸손한 자세로 학업에 정진한다면 그 흔적들이 일궈낸 반짝이는 맑은 강물을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강물은 흘러야만 맑아집니다. 힘들다고 멈추지 말고 노력하고 또 노력하도록 합시다. 그리한다면 눈썹에 파란 물감이 들고 맑은 강물이 흘러 원하는 파란 하늘을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소년> 이해와 감상

 이 시는 푸른 하늘 아래 단풍이 지는 가을날 자기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동경의 마음을 소년의 모습을 통해 형상화한 작품이다. 이 시에서 소년이 '들여다보는' 하늘은 대상을 투영하는 거울로서, 시인의 내면 의식과 일치한다. 그리고 거기에 자신을 비춰 보는 소년의 이미지는 순수에 대한 강렬한 집착을 보여 주었던 윤동주의 삶과 영혼의 표상이라 할 수 있다. 소년은 하늘을 들여다본 후에 파란 물감이 묻어나는 손바닥에서, 미지의 운명을 향해 뻗어 있는 길의 이미지인 강물이 흐르는 것을 발견한다. 그러자 그 강물에는 아름다운 순이의 얼굴이 비쳐 자못 동화적이고 환상적인 풍경을 이루어 낸다. 그래서 잠시 황홀하 게 눈을 감아 본다. 그러나 슬픈 얼굴일 수밖에 없다. 그것은 현실이 아니라, 고뇌와 좌절의 길 위에서 꿈꾸어 보는 행복한 여로에 대한 동경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식민지의 한 젊은이라고 볼 수 있는 시의 화자는, 잠시 드리워 보는 평화로운 영상(사랑, 아름다움 또는 행복감)마저도 고독하고 비극적인 감각으로 포착해 내는 것이다.

 

 

 

'소년'의  연쇄적 표현, 산문시의 특성

 이 작품은 하늘을 바라보는 소년의 모습을 연쇄적 방식으로 묘사하고 있다. 소년은 하늘을 바라보며 파란 물감이 드는데, 이 물감은 눈썹-손바닥-손금을 거쳐 맑은 강물이 되어 소년의 마음속에 흐른다. 이때, 순이의 얼굴은 소년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대상이다. 시어의 연쇄적 반복을 통해 정서를 부각하고 운율을 형성하는 산문시로서, 계절과 관련된 감각적 이미지 사용을 통해 ‘순이’에 대한 ‘소년’의 순수하고 진실한 그리움을 자연스럽게 드러내고 있는 작품이다. 

 

'소년'의  시적 상황, 정서, 태도

 <소년>의 화자는 겉으로 직접 드러나 있지 않다. 하늘을 바라보는 화자의 모습이 연쇄적으로 나타나 있고, 하늘의 파란 이미지의 확산을 통해 마음 속 그리움의 대상인 순이의 얼굴에 이르게 된다. 화자는 하늘을 들여다보고, 손바닥을 들여다보는 행위를 통해 성찰적 태도를 보여주고 있으며, 아름다운 순이의 얼굴을 보지 못하는 슬픔과 그리움을 형상화하고 있다. 소년이 자연물에 동화되는 과정을 감각적으로 드러내면서 순이를 그리워하는 소년의 정서를 보여준다

 

자화상 연작의 특성- 유소년기의 그리움

윤동주가 「서시」의 바로 뒤에 「자화상」과 「소년」, 「눈오는 지도」를 배치하였다는 점에 주목하여 세 작품을 ‘자화상 연작’으로 파악하고 있다. 세 시 들의 소재나 시적 발상이 유사하다는 점이 주장의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이 세 편의 시가 시인의 ‘내면 응시’를 구체화하고 있다는 관점에서 출발한다. 「소년」을 “유소년기의 그리움” 「자화상」을 “성인으로서의 자아 정립” 「눈오는 지도」를 “새 시대를 향한 시련의 길”로 정의한다. 그러므로 ‘자화상 연작’은 시 정신이 정립하기까지 “시인이 자신의 자아를 성숙시켜 간 모습”을 그려놓은 좌표라고 볼 수 있다.

 

작품 속 '순이'는 누구인지에 대하여 

 ‘순이’를 해석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그녀를 실존한 인물로 가정하는 것이다. 순이를 실제 관계된 여인으로 파악하고자 하는 경우를 고려해볼 수 있다. 이러한 가정이 독자에게는 가장 흥미로운 접근법일 것이다. ‘순이’를 실존 인물로 대응시키려면 시인의 전기적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윤동주의 생애 동안 연인관계로 해석할 여지가 있는 여인은 총 두 명이다. 그 중 창작 이후에 만난 도쿄 유학시절의 인연을 제외한다면, ‘순이’로 추측해 볼 수 있는 대상은 ‘이화여전 문과 졸업반’이었던 여성이 유일하다. 이 여성이 윤동주와 절절한 이별을 경험한 ‘순이’일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그녀가 실존 인물이었는가에 대한 연구는 증언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 이유로 이러한 관점이 구체적인 작품 분석에까지 적용된 예는 아직 없다. 오히려 다른 연구들은 ‘순이’를 실존하는 인물이 아닌 시인의 시적 표상으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았다. 김흥규는 논문 「윤동주론」에서 ‘순이’는 어떤 구체적인 인물이기보다는 “그리움의 대상”이라는 일반적 의미로 여겨진다고 적고있다. 그런 점에서 순이는 이상화의 ‘마돈나’와 흡사한 상징적 존재이다. ‘순’은 하나의 고유명사가 아니라 ‘유년의 평화, 애정, 안식의 세계’등의 함축을 포함하는 상징적인 이름이 된다. ‘순이’를 평화로운 유년 시절의 기억으로 읽은 또 다른 논문이 있다. 류양선은 「사랑의 전당」과 「소년」, 「눈오는 지도」를 연이어 분석하면서, 이 세 작품이 시인이 “과거의 안온함으로부터 벗어남으로써 성인으로서의 자아를 정립해 나아간 과정”을 보여준다고 말한다. 그의 분석에 의하면 ‘순이’는 ‘나’의 연인으로서 현실세계에 존재하는 어떤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순이’는 내가 아닌 ‘나’, 다시 말하자면 과거의 나, 즉 유소년기의 ‘나’의 표상이다. 한편 ‘순이’를 상징적 인물로 파악한 연구도 있다. 마광수는 그의 저서 윤동주 연구에서 ‘순이’를 시인의 마음속에 있는 “가장 이상적인 여인상의 상징”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는 윤동주가 실제로 연애의 행적을 남겨두지 않았다고 해서 전적으로 아가페적인 사랑에 몰두해 있었다고 보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그는 작품 속 윤동주의 사랑을 신이나 조국에 대한 사랑보다는 좀 더 인간적이고 본능적인 것으로 이해한다. 이처럼 ‘순이’를 통해 시 전체의 의미를 규명하려는 다양한 시도가 있어왔다. 그녀는 어떠한 실체적 대상이라기보다는 여러 의미로 해석 될수 있는 시인의 시적 의제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윤동주 소년 전문 

여기저기서 단풍잎 같은 슬픈 가을이 뚝뚝 떨어진다. 단풍잎 떨어져 나온 자리마다 봄을 마련해 놓고 나뭇가지 위에 하늘이 펼쳐 있다. 가만히 하늘을 들여다보려면 눈썹에 파란 물감이 든다. 두 손으로 따뜻한 볼을 쓸어보면 손바닥에도 파란 물감이 묻어난다. 다시 손바닥을 들여다 본다. 손금에는 맑은 강물이 흐르고, 맑은 강물이 흐르고, 강물 속에는 사랑처럼 슬픈 얼굴―아름다운 순이의 얼굴이 어린다. 소년은 황홀히 눈을 감아 본다. 그래도 맑은 강물은 흘러 사랑처럼 슬픈 얼굴―아름다운 순이의 얼굴은 어린다.

- 윤동주, 「소년」 -

 

<소년> 중요 시어 및 시구 풀이

여기저기서 단풍잎 같은 슬픈 가을이 뚝뚝 떨어진다.

→ ‘슬픈 가을’이라는 계절적 배경을 드러내는 시어, '떨어진다'라는 하강적 이미지를 통해 순이를 그리워하는 시의 슬픈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슬픈 정서는 가을을 풍경속에 떠오른 순이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다. 직유법(단풍잎 같은), 감정이입(슬픈 가을), 음성 상징어 활용(뚝뚝), 하강적 이미지(떨어진다), 가을이 떨어진다(관념의 구체화, 추상적 대상을 구체적으로 형상화함)  

단풍잎 떨어져 나온 자리마다 봄을 마련해 놓고 나뭇가지 위에 하늘이 펼쳐 있다.

→ 단풍잎의 떨어짐은 소멸(하강적 이미지)이 아닌 생성(봄을 마련)을 보여준다. ‘봄’은 화자의 소망이 이루어지는 시기, ‘하늘’은 화자가 지향하는 세계를 의미한다. 여기서 ‘단풍잎’은 하늘을 바라보는 ‘소년’을 빗댄 것으로 볼 수 있다. 단풍잎 떨어져 나온 자리는 소멸의 장소이자 동시에 봄을 마련하는 희망의 장소라는 인식이 드러나 있다. 이를 통해 나뭇가지 위에 하늘은 희망의 이미지를 보여준다. 여기서 ‘하늘’은 단풍잎이 떨어진 자리와 봄을 마련해 놓은 자리를 비추는 거울과 같은 역할을 하여, 화자의 ‘들여다봄’을 가능하게 하는 기능을 한다. 

가만히 하늘을 들여다보려면 눈섭에 파란 물감이 든다. / 두 손으로 따뜻한 볼을 쓸어보면 손바닥에도 파란 물감이 묻어난다.

→ 유사한 통사구조의 반복을 통하여 가을의 정취에 빠져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가을 하늘에 동화된 소년의 모습을 드러낸다. 하늘을 들여다보는 것은 화자의 내면을 성찰하는 태도를 보여준다. 파란 하늘을 들여다보면 소년의 눈썹에 하늘의 파란 물감이 스며드는 모습을 통해 하늘의 희망적인 이미지가 소년에게 연결되고 있다. 눈썹에 물든 파란 물감이 따뜻한 볼, 손바닥에도 물드는 것을 보여준다. 파란 하늘의 희망적 이미지가 연쇄적으로 확대되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손바닥을 들여다본다. / 손금에는 맑은 강물이 흐르고, 맑은 강물이 흐르고, 강물 속에는 사랑처럼 슬픈 얼굴-아름다운 순이의 얼굴이 어린다. 

→ 동일한 시구의 반복과 연쇄 형식을 통해 가을이 슬픈 이유를 제시하고 있다. 가을이 슬픈 이유는 헤어진 아픈 사랑 순이 때문이다. 소년의 내면에 어린 순이의 얼굴이 사랑처럼 슬픈 얼굴인 이유는 아름다운 풍경과 달리 현실적인 슬픔이 반영된 모습이기 때문이다. 시대적 상황을 고려한다면, 잃어버린 조국의 모습을 의미한다. ‘사랑처럼 슬픈’에는 이러한 역설적 의미가 담겨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아름다운 순이의 얼굴은 시적 화자의 그리움의 대상이자 시대적 상황을 고려한다면, 되찾을 조국의 모습을 의미한다.

소년은 황홀히 눈을 감아 본다. / 그래도 맑은 강물은 흘러 사랑처럼 슬픈 얼굴-아름다운 순이의 얼굴은 어린다.

→ 헤어졌지만 아름다운 사랑으로 남아 있는 순이의 모습, 순이를 향한 소년의 깊은 사랑과 그리움이 드러나 있다. 소년은 순이의 모습이 황홀해서 눈을 감아도 순이의 얼굴이 어린다는 것은 순이가 소년의 내면에 자리잡은 대상임을 보여준다.

 

 

 

소년에 나타난 자연물과 화자의 내면 정서의 조응

 이 작품에 제시된 자연물들은 서로 간의 유사성을 바탕으로 연결되고 변용된다. 또한 이 과정을 거쳐 맞닿은 주체의 신체적 변화를 유발하고 내면의 정서를 표면화하는 것으로 제시된다. 이때 주체의 변화는 자연물의 속성에 조응하는 것으로 그려진다.

 ‘하늘’을 ‘들여다 보’려는 소년의 ‘눈썹’에 든 ‘파란 물감’은 자연물의 속성이 주체에 영향을 주었음을 드러낸다. 자연물인 ‘하늘’의 파란 속성은 소년의 눈썹을 파랗게 만드는 것처럼 제시되어, 소년의 몸에 영향을 주는 ‘하늘’의 모습을 보여 준다. ‘하늘’의 ‘파란 물감’이 소년에게 물든 것은 소년과 하늘이 연결됨을 보여 주는 단서이다. 이 시에서 소년이 황홀함을 느끼는 것은 맑은 강물을 통해 ‘순이의 얼굴’을 보았기 때문이다. ‘손바닥’에 묻어난 ‘파란 물감’은 ‘손금’으로 스며들면서 ‘맑은 강물’로 변용되어 제시된다. ‘하늘’에서 묻어온 ‘파란 물감’이 소년의 ‘손바닥’에 묻고, 그 ‘손바닥’의 ‘손금’이 ‘맑은 강물’이 변한 것은, ‘파란 물감’이 ‘맑은 강물’로 변용되었음을 드러내는 것이다. ‘강물’에 ‘순이의 얼굴이 어리’는 것은 소년이 ‘강물’의 ‘맑은’ 속성에 조응해 ‘아름다운 순이’를 떠올린 것임을 드러낸다.  소년이 ‘맑은 강물’에서 ‘순이의 얼굴’을 보는 것은 주체의 내면이 표면화되는 것인데 강물에서 순이의 얼굴을 보았으므로, 강물의 ‘맑은’ 속성과 조응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소년이 ‘황홀히 눈을 감’아도 ‘순이의 얼굴은 어린다’는 것은 ‘순이’가 소년의 내면에 자리 잡은 대상임을 드러낸다.  소년이 본 ‘맑은 강물’은 소년의 내면이며, 그 내면에 떠오른 순이는 내면 속 대상이다. 이때 눈을 뜨고 ‘맑은 강물’을 보며 ‘순이’를 마주하게 된 소년이 ‘눈을 감’아도 순이가 떠오른다는 것은 순이가 내면에 자리 잡은 대상임을 보여 준다. ‘소년’은 ‘맑은 강물’ 속에서 사랑처럼 슬픈 얼굴을 발견하고 있으므로, ‘맑은 강물’에는 현재 부재하는 ‘순이’에 대한 그리움이 투영되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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