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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6월 고2 모의고사 출제_북새곡(北塞曲) 구강 작품 본문-해설-정리-분석-현대어 풀이

국어모의고사사전

by 국어벅스 2023. 6. 17. 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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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6월 고2 모의고사 기출 고전시가 - 구강, 북새곡

 구강의 북새곡(北塞曲)은 구강이 암행어사로 겨울에 북관을 지나면서 경험한 일을 바탕으로 쓴 가사이다. 어사로서 임무를 수행하며 백성들의 피폐한 삶과 지방 관리들의 폭정을 대면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의 감상이 드러나 있다. 이는 위정자로서의 책임감과 함께 인간에 대한 구강의 연민의 정이 표출된 것이다.구강이 암행어사의 임무를 띠고 추운 겨울에 북관, 즉 함경도를 지나며 경험한 일을 기록한 암행어사가 쓴 유일한 국문시가 작품으로, 백성들의 삶의 현실, 관리들의 실정, 북관의 풍경과 그에 대한 감상이 드러나 있으며, 작품의 끝부분에는 어사로서 살았던 삶에 대한 회고의 심정이 서술되어 있다.

 

[주제] 백성들의 피폐한 삶에 대한 고발과 연민, 암행어사로서의 책임감, 가렴주구에 대한 애민정신

 

(참고자료)

김철은, <갑민가(甲民歌)>와 <북새곡北塞曲)>의 현실 인식 비교, 한국교원대학교(2017)

최미정, <북새곡>에 나타난 북관의 풍경과 관직자의 감성, 계명대학교(2013)

 

2023년-6월-고2-모의고사-북새곡-구강-해설-분석

 

 

 

구강 <북새곡> 본문, 원문, 현대어 풀이

[모의고사 출제 부분]

헌 누더기 입은 무리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어린 자식 등에 업고 자란 자식 손에 끌고

울면서 눈물 씻고 엎어지며 오는 모양

차마 보지 못할너라 나직이 묻는 말씀

어디로서 좇아오며 어디로 가려는고

주려들 가는 사람인가 가게 되면 얻어 먹나

아무 데도 한가지라 날 따라 도로 가면

자네 원님 가서 보고 안접(安接)*하게 하여줌세

겨우겨우 대답하되 우리 곳은 당진(唐津)이라

여러 해 흉년들어 살길이 없는 중에

도망한 자 신구환(新舊還)*을 있는 자에 물리니

제 것도 못 바치며 남의 곡식 어찌할꼬

못 바치면 매 맞으니 매 맞고 더욱 살까

정처 없이 가게 되면 죽을 줄 알건마는

아니 가고 어찌하리 굶고 맞고 죽을 지경

차라리 구렁*에나 염려 없이 뭇치이면

도리어 편할지라 이런 고로 가노메라

급히 급히 넘어가자 이 백성들 살려보세

둘째 령(嶺)을 올라서서 고을 지경 바라보니

열 집에 일곱 집은 휑그러니 비었더라

읍중(邑中)으로 들어가니 남은 집의 곡성(哭聲)이라

전년의 이천여 호 금년의 칠백 호라

미혹한 유부사(柳府使)*와 답답한 이도호(李都護)*는

국곡(國穀)도 중커니와 인명인들 아니 볼까

백성 없는 곡식 바다 그 무엇에 쓰려하노

출도한 후 전령하여 니징(里徵)* 족징(族徵)* 없이 하고

허두(虛頭)잡이 호역들을 태반이나 덜어 주고

신구환 칠만 석은 탕감하자 아뢰겠네

-구강, 「북새곡(北塞曲)」-

*안접: 편안히 마음을 먹고 머물러 삶.

*신구환: 올해 세금과 지난해 세금.

*구렁: 무덤.

*부사, 도호: 조선시대 관직의 이름.

*니징, 족징: 세금을 내지 못하는 사람이 있을 때 다른 사람이나 일가족에게 대신 물리던 일.

 

[현대어 풀이]

 

헌 누더기를 입은 한 무리의 사람들이 여자인지 남자인지 알 수 없는데

아주 어린 자식은 등에 업히고, 성장한 자식은 손을 잡아 끌고

울면서 눈물 씻고 엎어지며 오는 모양

차마 보지 못하겠구나. 작은 소리로 물어보는 말

어디에서 오는 것이며 어디로 가려고 하는고? 

굶주려서 떠나가는 사람인가, 가게 되면 얻어 먹을 수 있는가?

어느 곳이나 마찬가지다. 나를 따라서 도로 돌아가면

자네 원님을 찾아가서 편안히 머물러 살 수 있게 하여 주겠네. 

겨우겨우 대답하기를, 우리가 사는 곳은 당진이다. 

몇 년 동안 흉년이 들어서 살아갈 길이 없는 가운데

도망한 사람의 올해 세금과 지난해 세금을 남아 있는 사람이 내게 하니

내 것도 못 바치는데, 남의 곡식은 어찌하겠는가.

세금을 못 바치면 매를 맞으니 매를 맞고 어떻게 살겠는가?

목적지 없이 가게 되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지마는

가지 않고 어찌하겠는가? 굶어 죽거나 맞아 죽을 지경

차라리 구렁에나 걱정없이 묻힌다면

도리어 편할 것이다. 이런 이유로 갑니다.

급히 급히 넘어가자. 이 백성들 살려보세.

둘째 고개에 올라서서 마을 땅을 바라보니

열 집 중에서 일곱 집은 휑하게 비었더라.

읍내로 들어가니 남은 집에서는 곡성이 들린다.

작년에 2000여 집이 있었는데, 올해는 700집이다.

정신이 혼미한 유 부사와 답답한 이 도호는

나라의 곡식도 중요하지마는 사람의 목숨은 돌아보지 아니하는가? 

백성이 없는 곡식을 받아서 그 무엇에 쓰려고 하는가?

관청에 나아가 명령을 내려서 니징과 족징을 없애고

세금 수탈의 첫머리인 호역들을 절반 가량은 줄여주고

올해와 작년의 세금 7만 석은 줄이자고 아뢰겠네.

 

<북새곡> 작품 해설, 이해와 감상

 <북새곡北塞曲>은 구강(具康)이 1812년 9월에서 1813년 2월까지 6개월 동안 암행어사의 임무를 띠고 누추한 변복의 자립으로 추운 겨울에 북관, 즉 함경도를 다녔던 여행의 경험을 가사로 한 것이며, 암행어사가 쓴 유일한 국문시가 작품이다.

구강이 임무를 행한 북관은 철령 이북의 함경도를 말한다. 조선의 동북쪽 국경이며, 중앙으로부터는 오지인 곳이다. 또한 국방을 담당한 국경을 포함한 곳이기도 하다. 구강은 4구 1,000행이 넘는 장편에서 북관의 다채로운 풍경과 인물을 보여주는 동시에 그가 암행한 북관의 산문적 현실을 짜 넣었다. 그러므로 여기서 ‘풍경’이라는 용어는 자연, 사물, 사람과 사건을 아우르는 것이다. 작자의 초점은 끊임없이 이동하는 풍경을 따라 다른 감정을 드러내고 있 다.

 <북새곡>의 노정은 관인의 여정을 보여준다. 그는 암행어사의 업무에 필요한 민생(民生) 시찰과 징치(愚治)를 위해 일단 그의 관할 지역을 여행하고, 이후 일정이 마무리 단계일 때 여러 명승지를 탐방하고 있다. 관인의 임무를 다하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양반으로서 호위와 시중을 받으며 다니는 길이 아니였다. 그는 1812년 9월에 한양을 떠나 타지에서 해를 넘기고 삼월에야 한양에 돌아올 수 있었다. 왕복 육천리 길이였고, 오는 길에 석왕사 등에서 두 달 머문 것을 제외하면, 북관 순찰에 넉 달을 보냈다. 가을에 떠난 길은 곧 겨울로 변해 그는 그 높다는 함관령, 마천령, 부전령, 마식령 등을 모두 겨울에 넘어야 했다.

 험한 곳으로 북관을 처음 소개한 그의 인상은 그가 겪은 일들로부터 비롯된 인상의 총체라고 볼 수 있다. 사실 이 여행 뒤에 가사를 작성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의 여행은 "예서붓터 북관(北關)이라 겁고 깁다 씨전 디형(地形)”의 표현으로 시작한다. 그는 암행에서 눈보라, 화재, 지진, 빙판에 빠지기, 풍랑에 매생이 타고 험탄 건너기, 모닥불 하나에 의지해야 하는 노숙 등을 모두 겪었고, 총에 맞을 뻔하기도 하는 등 갖은 고생을 하였으며, 이 노정에서 56세의 구강은 북관의 겨울에 탈전하여 실제로 생사 기로에 서기도 하였다. 북관의 산들은 이처럼 모두 험하고 높지만, 대부분의 시가에서는 그저 ‘~를 넘어’ 정도로 되어 있다. 이런 산을 넘는 일행의 모습을 <북새곡>은 부전령, 마천령 등에서 묘사하고 있어 독자에게 북관 여행의 어려움을 핍진하게 느끼게 한다. 북관에 대한 기록이 거의 유배자에 의해 남겨지지만 이들도 유배가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는 유람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정도의 곤란함을 남기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그는 이 겨울산들을 직집 넘어야 했기에 여기서 느끼는 두려움은 두려움을 넘어 공포라고 할 만하다.

 

구강 <북새곡> 핵심정리

갈래 장편 가사, 기행 가사

연대 순조13년(1813)

성격 비판적, 애민적, 관찰적, 사실적, 묘사적, 현실적, 의지적, 대화적, 회고적

운율 4음보, 3.4, 4.4조의 연속체

주제 가난하고 궁핍한 백성들의 삶, 암행어사로서의 책임감

표현 설의법, 영탄법, 대구법

특징

-함경도 어사로서 강한 책임감과 애민정신이 드러난 작품이다.

-19세기 조선의 비참한 상황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암행어사인 화자와 백성의 질문과 대답으로 내용이 전개되고 있다.

-고통스러운 현실에 놓인 백성들의 삶을 대화체를 통해 형상화하고 있다.

-구체적인 수치를 활용하여 현실 상황을 사실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암행어사로서 선정을 펼치겠다는 화자의 의지가 강조되고 있다.

-유사한 통사 구조를 반복하여 운율을 형성하고 있다.

 

 

 

제목 북새곡(北塞曲)의 의미, 내용

 북새곡은 북쪽 변방에 대한 노래라는 뜻이다. 작자인 구강이 1812년 가을부터 다음해 봄까지 암행어사의 임무를 띠고 추운 겨울에 북관, 즉 함경도를 지나며 경험한 일을 기록한 장편 기행 가사이다. 암행어사가 쓴 유일한 국문시가 작품으로, 백성들의 삶의 현실, 관리들의 실정, 북관의 풍경과 그에 대한 감상이 드러나 있으며, 작품의 끝부분에는 어사로서 살았던 삶에 대한 회고의 심정이 서술되어 있다.

 

<북새곡> 화자의 상황과 정서, 태도

 북새곡의 화자는 백성 무리가 마을을 떠나는 것을 보고 백성들의 궁핍한 삶을 고발하며, 그들을 구제할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부정적 현실을 관찰하고 백성에 대한 연민과 안타까움을 드러내면서 위정자로서의 책임감 또한 보여주고, 수탈하는 관리에 대한 비판적 태도를 드러내고 있다.

-화자는 백성에 대한 연민과 안타까움을 지니고 있다. → ‘차마 보지 못할너라’에 나타나 있다.

-화자는 위정자로서의 책임감을 지니고 있다. → ‘급히 급히 넘어가자 이 백성들 살려보세’에서 알 수 있다.

-화자는 백성을 착취하는 관리에 대한 비판적 태도를 지니고 있다. → 국곡(國穀)도 중커니와 인명인들 아니 볼까. 백성 없는 곡식 바다 그 무엇에 쓰려하노’에 나타나 있다.

-화자는 백성을 구체할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 ‘니징(里徵) 족징(族徵) 없이 하고 / 허두(虛頭)잡이 호역들을 태반이나 덜어 주고 / 신구환 칠만 석은 탕감하자 아뢰겠네’에 나타나 있다.

-도망한 자 신구환(新舊還)을 있는 자에 물리니:  백성을 수탈하는 부조리한 현실이 드러나 있다.

-급히 급히 넘어가자 이 백성들 살려보세: 백성을 구제하고자 하는 책임감이 드러나 있다.

-전년의 이천여 호 금년의 칠백 호라: 백성의 이주로 피폐해진 마을의 상황이 드러나 있다.

-백성 없는 곡식 바다 그 무엇에 쓰려하노: 백성이 근본이라는 민본주의적 사고가 드러나 있다.

-신구환 칠만 석은 탕감하자 아뢰겠네: 백성을 구제할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북새곡의 표현상 특징

-부정적 현실에 대한 관찰을 바탕으로 현실에 대한 개선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백성들의 부정적인 현실을 관찰한 화자가 끝부분에서 백성을 구제할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4음보, 3·4, 4·4조가 연속된 운율을 형성하고 있다.

-문답(대화) 형식 구조로 전개되고 있다. → 5~8행에서 암행어사인 화자가 백성들에게 질문과 제안을 하고 있고, 9~17행은 그에 대한 백성들의 대답으로 구성되어 있다.

-화자의 물음과 ‘누더기 입은 무리’의 대답이 나타나 있다.

화자의 물음에 해당하는 부분: 어디로서 좇아오며 ~ 안접하게 하여줌세

    무리의 대답에 해당하는 부분: 우리 곳은 당진이라 ~ 도리어 편할지라 이런 고로 가노매라

-인물의 대화를 직접 인용하여 생생한 현장감을 느끼게 한다.

-백성의 고통스러운 삶의 현실을 사실적으로 생생하게 제시하고 있다.

-의문문을 사용하여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내고 있다. → ‘어디로서 좇아오며 어디로 가려는고 / 주려들 가는 사람인가 가게 되면 얻어 먹나’는 의문문을 사용하여 어려운 상황에 처한 백성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내고 있다.

-설의적 표현을 통해 대상에 대한 비판적 태도를 드러내고 있다. →  ‘국곡(國穀)도 중커니와 인명인들 아니 볼까 / 백성 없는 곡식 바다 그 무엇에 쓰려하노’는 설의적 표현을 통해서 관리에 대한 비판적 태도를 드러내고 있다.

-유사한 통사 구조의 반복을 통해 운율감을 형성하고 있다. →  ‘어린 자식 등에 업고 자란 자식 손에 끌고’, ‘어디로서 좇아오며 어디로 가려는고’ 유사한 통사 구조를 반복하여 운율을 형성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실제 지명을 제시하여 공간적 배경을 구체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 ‘우리 곳은 당진이라’

-구체적 수치를 활용하여 상황의 변화를 드러내고 있다. → ‘열 집에 일곱 집은 휑그러니 비었더라’, ‘전년의 이천여 호 금년의 칠백 호라’는 수치를 사용하여 마을 사람들의 이주로 마을이 황폐해진 상황을 나타내고 있다.

 

 

 

<북새곡> 주요 시구 해설 

-헌 누더기 입은 무리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고향을 등지고 떠나는 유랑민으로서, 화자의 관찰 대상이다.

-차라리 구렁에나 염려 없이 뭇치이면: 현실을 벗어나 도피할 수 있는 공간으로 제시되었다.

-어디로서 좇아오며 ~ 안접하게 하여줌세: 화자의 질문 부분, 화자는 앞으로 닥칠 고난을 언급하며 자신의 말을 따르는 것이 어떠냐고 상대를 설득하고 있다.

-겨우겨우 대답하되 ~ 도리어 편할지라 이런 고로 가노메라: 백성의 대답 부분, 백성들이 마을을 떠날 수밖에 없는 까닭을 설명하는 부분이다. 세금을 내야 하는데, 흉년이 들어 당장 먹을 것도 없는 상황인데다, 세금을 내지 못하면 매를 맞기 때문에 굶어 죽더라도 일단 떠나야 한다는 절박한 사정이 드러난다.

-급히 급히 넘어가자 이 백성들 살려보세:  백성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급히급히 고개를 넘어가자’는 말에서, 암행어사로의 임무에 최선을 다하려는 마음가짐을 확인할 수 있다.

-둘째 령을 올라서서 고을 지경 바라보니~읍증으로 들어가니 남은 집의 곡성이라: 화자는 원경과 근경에서 바라본 고을의 모습을 언급하며 피폐해진 고을의 상황을 제시하고 있다.

-읍중(邑中)으로 들어가니 남은 집의 곡성(哭聲)이라: ‘곡성’은 청각적 심상을 활용하여 백성들의 비참한 상황을 환기하고 있다. 곡성은 세금으로 인해 힘들어하는 백성들의 울음소리다.

-전년의 이천여 호 금년의 칠백 호라 / 미혹한 유부사(柳府使)와 답답한 이도호(李都護)는: ‘유부사’, ‘이도호’는 백성의 안위를 돌보지 않고 수탈에 급급한 무능한 관리들이다. 화자는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며 백성들을 돌보지 않고 세금만 걷고 있는 관리들에 대한 비판적 태도를 드러내고 있다.

-출도한 후 전령하여 니징(里徵) 족징(族徵) 없이 하고: 부당한 착취로 인해 백성을 고통에 빠뜨리게 하는 요인이다.

 

북새곡에 나타난 사회적 현실

 <북새곡>은 구강이 순조 12년(1812) 9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관북 암행어사의 특명을 받고 갑산, 북청, 명천 지방 등을 사찰한 후 창작한 장편기행가사이다. 장편의 기행가사이기 때문에 <북새곡>에는 작가가 관찰한 관북지방의 다양한 풍물, 관북민들의 독특한 풍속과 방언, 조선 이씨 왕조와 관련된 역사 유적 등 다양한 내용들을 포함하고 있다. 그런데 그가 암행어사로 관북지방을 가게 된 시기는 삼정의 문란과 가렴주구에 대한 불만으로 홍경래의 난(1811년 12월-1812년 4월)이 발발한 직후이고, 이후로도 수년간 흉년과 기근이 지속되어 백성들의 고통이 극심했던 시기였다. 따라서 <북새곡>에는 관북민들의 비참한 삶을 형상화한 부분도 곳곳에 드러나는 특징을 보인다.

신구환: 새로 얻은 환곡과 과거에 얻은 환곡을 합친 말이다. 본 작품에서는 가렴주구의 상징으로 표현되고 있다.

환곡: 조선에는 환곡이라는 구출 제도가 있었는데, 흉년 시에 조정에서 저리로 빌려주고 추수를 하게 되면 갚는 것이 환곡의 기본적 이해이다. 하지만 임진왜란 이후 조선은 국가의 시스템이 무너지고, 서인 중심의 정치로 흘러 가게 되면서 많은 폐단이 발생하게 되었다. 그 중 하나가 환곡의 폐단인데, 도저히 갚을 수 없을 수준의 이자와, 원치 않아도 강제로 빌려가게 만들어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는 탐관오리들로 인해 백성의 삶을 피폐해져만 갔다.

니징과 족징: 탐관오리의 횡포를 못견디고 마을을 떠난 자가 있을 경우, 그 사람의 몫까지 남은 사람이 세금을 부담해야 한다. 본래 이는 중앙집권화 과정에서 지역의 경제력과 군사력을 강화하기 위해 있던 제도이나, 후기에 이르러서는 수탈을 목적으로 악용되었다.

호역: 집집마다 부과되는 부역이다. 군역과 부역이 있으며, 16세이상 60세 미만의 남성에게 부과되던 육체 노동이다. 이 역시도 조선 후기에는 지방관의 개인적 용무에 악용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구강 <북새곡>과 작자 미상 <갑민가>의 비교

 아래 인용문은 구강이 유망의 길을 떠나는 사람과 만나 대화를 주고받는 부분으로, 내용상 <갑민가>와 가장 유사한 부분이다.

 

헌 누더기 입은 무리가 남자인지 여자인지/어린 자식 등에 업고 자란 자식 손에 끌고

울면서 눈물 씻고 엎어지며 오는 모양/차마 보지 못할너라 나직이 묻는 말씀

어디로서 좇아오며 어디로 가려는고/주려들 가는 사람인가 가게 되면 얻어 먹나

아무 데도 한가지라 날 따라 도로 가면/자네 원님 가서 보고 안접(安接)*하게 하여줌세

겨우겨우 대답하되 우리 곳은 당진(唐津)이라/여러 해 흉년들어 살길이 없는 중에

도망한 자 신구환(新舊還)*을 있는 자에 물리니/제 것도 못 바치며 남의 곡식 어찌할꼬

못 바치면 매 맞으니 매 맞고 더욱 살까/정처 없이 가게 되면 죽을 줄 알건마는

아니 가고 어찌하리 굶고 맞고 죽을 지경/차라리 구렁*에나 염려 없이 뭇치이면

도리어 편할지라 이런 고로 가노메라

 

 헌 누더기를 입고 어린 자식을 등에 업고 울면서 유망하는 사람을 향해 구강은 ‘차마 보지 못할 너라’라고 하며 깊은 동정심을 드러낸다. 그러고는 하는 말이 ‘주려들 가는 사람인가 가게 되면 얻어 먹나/아무 데도 한가지라’이다. 즉 어디를 가더라도 마찬가지라는 논리이다. 그리고 구강은 상대방에게 유망을 만류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갑민가의 생원과 일치한다. 구강은 ‘도로 가면 자네 원님 가서 보고 안접(安接)*하게 하여줌세’라고 하며 회유하고 있고, 생원은 ‘채삼과 돈피 사냥을 통해 돈을 벌어 빚을 갚고 부모처자를 보전하라’고 하며 유망을 만류한다. 물론 이 두 주장은 모두 현실성이 결여된 이상적 해결책일 뿐이다.

 이어지는 유민의 말을 들어 보면 그의 처지가 갑민의 처지와 매우 유사함을 알 수 있다. 가뜩이나 흉년이 들었는데 도망한 사람들의 구환을 남은 사람들에게 물리고, 그것을 갚지 못하면 매를 맞는다고 한다. <갑민가>와 똑같이 족징에 의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정처 없이 떠나면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본인도 잘 알고 있는데, 이는 갑민이 ‘화외인(化外人)’이 되는 줄 알면서도 ‘할 수 없어’ 도망을 가는 것과 유사하다. 굶어 죽거나 맞아 죽을 바에는 차라리 염려 없이 죽는 것이 편하기 때문에 유망을 한다며 나름대로의 논리를 세워 자신의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데, 그러한 말하기 태도 역시 갑민의 말하기 태도와 유사하다.

 이와 같이 <갑민가>의 ‘갑민’과 <북새곡>의 ‘유민’은 처지가 매우 유사하게 묘사되는 하나의 축이며, <갑민가>의 ‘생원’과 <북새곡>의 작가 ‘구강’은 그들의 유망을 저지하려 하는 지배층의 입장에 있다는 점에서 또 하나의 다른 축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생원과 구강은 태도가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는데, 구강은 암행어사의 직책을 갖고 있기 때문에 기층민들에 대한 연민의 시각이 생원에 비해 더욱 두드러진다고 할 수 있다.

 

다음은 위 인용문 바로 다음에 이어지는 내용이다.

급히 급히 넘어가자 이 백성들 살려보세/둘째 령(嶺)을 올라서서 고을 지경 바라보니

열 집에 일곱 집은 휑그러니 비었더라/읍중(邑中)으로 들어가니 남은 집의 곡성(哭聲)이라

전년의 이천여 호 금년의 칠백 호라/미혹한 유부사(柳府使)*와 답답한 이도호(李都護)*는

국곡(國穀)도 중커니와 인명인들 아니 볼까/백성 없는 곡식 바다 그 무엇에 쓰려하노

출도한 후 전령하여 니징(里徵)* 족징(族徵)* 없이 하고/허두(虛頭)잡이 호역들을 태반이나 덜어 주고/신구환 칠만 석은 탕감하자 아뢰겠네

 

 유민과 대화를 마친 구강은 한시 바삐 가서 백성들을 구휼하고자 한다. 아까 만난 유민이 떠나온 장진 고을의 모습은 처참하기 그지없다. 열 집 중에 일곱 집은 비어 있고, 남아 있는 집조차 곡성이 가득하다는 것으로 보아 당시 유민의 문제가 얼마나 심각하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이에 미혹한 유 부사와 답답한 이 도호에게 힐책하기를, 국고도 중하지만 인명이 더 중한데 백성 없는 곡식 바다를 무엇에 쓰려고 하느냐고 한다. 그리고 백성들을 구휼할 여러 방책들을 제시하여 임금께 아뢰겠다고 한다. 암행어사로서 구강의 애민 정신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구강은 관인으로서 공무를 엄정하게 하였고, 가렴주구를 일삼는 관리들의 명단과 조적(糶糴)의 다양한 폐단을 보고하는 등의 노력을 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아래는 작가의 문제 해결 방식을 엿볼 수 있는 부분으로, 작품의 마지막 부분에 해당한다.

 

불샹하다 심북백셩 왕셩이 누쳔니라 / 감사도 모로거든 님금을 엇디알니

졔몸의 질통한일 아모리 잇건마는 / 뉘게와셔 하올소니 형셰가 할일업다

죽으라면 죽을밧긔 무슴 슈가 이슬소냐 / 날보고 길을막아 울며노치 아니하니

내로소니 차마 가랴 머물고 위로한 말 / 우리쥬샹 쳔하님이 너희질고 염려하샤

날보내 여기 알나시니 내가셔 알외려니 / 쥭지말고 기다리라 덕택이 미츠리라

비잡나니 쥬광하의 백배하고 비잡나니 / 양츈이 포택할제 음곡붓허 몬져하면

머다머다 져사람들 거위거위 도로하리 / 반남아 늙은몸이 왕녕곳 아니시면

육쳔오백 머단길의 무양이 오올소냐

 

 구강은 왕성이 미치지 않아 죽으라면 죽을 수밖에 없는 관북민들에게 연민을 느끼고 있다. 그리고 자신을 붙잡는 관북민에게 임금께 모두 아뢸 터이니 죽지 말고 기다리라고 위로한다. 실제로 구강은 관북지방에서 돌아와 보고한 별단(別單)에 “조적의 폐단이 팔도에 일반적인 폐해이기는 하나 관북처럼 극심한 곳은 없습니다.”라고 하였는데, 그만큼 관북민들의 삶은 처참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작품 <북새곡>에서 구강이 보여 준 문제 해결 방식은 그의 직책을 고려할 때 적극적이라 보기에 어렵다.

 <북새곡>에는 구강 자신이 탐관오리를 징벌하거나 백성들을 구휼하는 내용이 거의 나타나지 않고 결국 임금의 선치를 기대하는 것으로 귀결된다. 그러나 임금이 너무나 먼 곳에 있음을 구강 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 적어도 작품에 나타난 구강의 모습은, 암행어사로서 자신의 직무를 충실히 수행하였지만 서민들의 입장에서 그들의 삶을 진심으로 보듬고 보다 적극적인 문제 해결 행위를 하지는 않았다. 이와 같이 애민 정신에 의거하되 선치에 의존하는 것은 지배계층이 피지배계층을 달래고 포섭하는 전형적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북새곡>의 화자는 암행어사로서 백성들을 구휼해야 하는 입장에 있고 또 그 만한 권력도 지닌 인물이다. 그런 그가 관북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임금의 선치에 기대는 것은 적극적인 해결 방식이라 볼 수 없는 한계점으로 보여진다.

 

구강의 생애

 1757년(영조 33)∼1832년(순조 32). 조선 후기의 문신·시인. 아버지는 장악원첨정(掌樂院僉正) 구윤빈(具允斌)이며, 어머니는 부사과(副司果) 신긍구(申肯構)의 딸이고, 부인은 청송 심씨(靑松沈氏)이다. 1795년(정조 19) 사마시(司馬試)에 합격하고, 1798년(정조 22) 사릉참봉(思陵參奉)에 임명되었다. 1800년(정조 23) 정시문과(庭試文科)에 급제한 뒤 가주서(假注書)를 거쳐 1803년(순조 3) 전적(典籍), 이듬해 수안군수, 1806년(순조 6) 장령, 이듬해 대독관(對讀官)과 부사과를 거쳐 1808년 정언(正言)으로 임명되었다. 1813년(순조 13) 가을에는 함경도 암행어사에 임명되어 다음해 봄까지 관북 일대 24읍 5,700리에 달하는 험준한 노정을 다니며 왕명을 성실하게 수행하였다. 이때의 현지 체험은 장편 「북정(北征)」을 위시해 60여 수의 한시를 짓게 했고, 국문 가사 「북새곡(北塞曲)」 등 많은 문필 유산을 남겼다.

 

 

 

본문 시어 및 시구 풀이

헌 누더기 입은 무리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헌 누더기 입은 무리는 고향을 등지고 떠나는 유랑민, 궁핍한 백성으로 화자의 관찰 대상이다.

어린 자식 등에 업고 자란 자식 손에 끌고: 백성의 고된 삶의 모습

울면서 눈물 씻고 엎어지며 오는 모양: 백성의 고된 삶의 모습

차마 보지 못할너라 나직이 묻는 말씀: 대상에 대한 화자의 연민과 안타까움이 드러나 있다.

어디로서 좇아오며 어디로 가려는고: 화자의 물음

주려들 가는 사람인가 가게 되면 얻어 먹나: 의문형 문장을 사용하여 백성들의 어려운 처지를 드러내고 있다.

아무 데도 한가지라 날 따라 도로 가면: 어디를 가나 마찬가지라는 뜻으로 도망을 만류하며 날(화자) 따라 도로 가자고 설득하고 있다.

자네 원님 가서 보고 안접(安接)하게 하여줌세: '어디로서 좇아오며 ∼ 안접하게 하여줌세'는 화자가 누더기 입은 무리에게 한 말을 직접 인용하고 있다.

겨우겨우 대답하되 우리 곳은 당진(唐津)이라: 대상인 백성의 대답이 제시되어 있다. 당진이라는 구체적 지명을 제시하여 사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여러 해 흉년들어 살길이 없는 중에: 여러 해 흉년이라는 백성들의 피폐한 삶을 제시하고 있다.

도망한 자 신구환(新舊還)을 있는 자에 물리니: 불합리한 세금 부과 방식을 보여준다. 관련 한자성어 가렴주구(苛斂誅求).

제 것도 못 바치며 남의 곡식 어찌할꼬: 수탈로 고통 받는 백성들의 삶

못 바치면 매 맞으니 매 맞고 더욱 살까: 수탈로 고통 받는 백성들의 상황이 제시되고 있다.

정처 없이 가게 되면 죽을 줄 알건마는: 정처 없이 도망가다 굶어 죽는 현실

아니 가고 어찌하리 굶고 맞고 죽을 지경: 도망갈 수 밖에 없는 궁핍한 현실

차라리 구렁에나 염려 없이 뭇치이면: 구렁은 현실 도피적 공간을 뜻한다. 도피 공간일 뿐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한다.

도리어 편할지라 이런 고로 가노메라: '우리 곳은 ∼ 고로 가노메라'는 누더기 입은 사람의 말을 인용하고 있다. 백성들의 비참한 처지와 고향을 떠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제시되고 있다.

급히 급히 넘어가자 이 백성들 살려보세: 화자의 애민정신, 위정자로서의 책임감이 나타나 있다.

둘째 령(嶺)을 올라서서 고을 지경 바라보니: 공간의 이동이 드러나 있다.

열 집에 일곱 집은 휑그러니 비었더라: 가혹한 수탈로 피폐해진 마을의 상황이 나타나 있다.

읍중(邑中)으로 들어가니 남은 집의 곡성(哭聲)이라: 근경에서 원경의 이동이 나타나 있다. 곡성은 청각적 심상을 활용하여 백성들의 비참한 상황을 생생하게 드러내고 있다.

전년의 이천여 호 금년의 칠백 호라: 구체적 수치를 활용하여 마을의 상황을 사실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미혹한 유부사(柳府使)와 답답한 이도호(李都護)는: 관리(유부사, 이도호)에 대한 비판적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국곡(國穀)도 중커니와 인명인들 아니 볼까: 국곡은 국가나 관청에서 가지고 있는 곡식이다. 국곡도 중요하지만 사람의 세금을 거둬 들이기에만 급급할 뿐 사람의 목숨은 돌보지 않는 관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나타나 있다. 설의법

백성 없는 곡식 바다 그 무엇에 쓰려하노: 민본주의적 사고를 보여준다. 설의적 표현을 통해 백성을 수탈하는 지방 관리에 대한 비판적 태도가 드러나 있다.

출도한 후 전령하여 니징(里徵) 족징(族徵) 없이 하고: 암행어사인 작자가 임금에게 보고하여 시행하고자 하는 방안들을 제시하고 있다. 문제 해결방안의 제시, 백성 구제책으로 관청에 나아가 명령을 내려서 니징과 족징을 없앨 것을 제안하고 있다.

허두(虛頭)잡이 호역들을 태반이나 덜어 주고: 백성 구제책으로 세금 수탈의 첫머리인 호역들을 절반 가량은 줄여줄 것을 제안하고 있다.

신구환 칠만 석은 탕감하자 아뢰겠네: 백성 구제책으로 올해와 작년의 세금 7만 석은 줄이자고 아뢸 것을 제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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